류목현 LGIBM 사장

대학생 정보화 프로그램의 하나로 지난 여름방학 국내 대학생들을 유럽 유수의 대학에 보낸 적이 있다. 이 때 학생들에게 유럽이 과거 오프라인 시대의 리더십을 이제 온라인 시대에도 가져갈 수 있을 지를 그 곳 대학생들의 개인 정보화 정도를 보고 가늠해보라고 부탁한 적이 있다. 다시 말하면 소득 2만 달러를 지향하는 우리와 비교하여 어떤가 하는 가를 파악해보라는 말이었다.

현재 우리나라는 심각한 국가경쟁력의 위기를 맞고 있다. 지금까지의 원동력이었던 제조업이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는 것인데, 이른바 금융업이나 콘텐츠 산업 같은 지식산업에 있어서도 아직은 경쟁력이 취약해, 현재의 성장엔진을 대체할 수단을 찾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이다.

많은 이들은 우리가 집중해야 할 분야 중의 하나로, 우리사회의 '정보혁명'을 이뤄내고 이를 통해 '지식기반사회'로 나아가야 한다는 얘기를 한다.

사람들은 현대사회의 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사건'으로 산업혁명을 손꼽는다. 그러나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사회학자인 아놀드 토인비의 "이전부터 진행되어온 점진적이고 연속적인 기술진보의 과정"이라는 설명처럼, 산업혁명은 준비된 흐름 속에서 역시 '예정된 사건'이었다.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일어날 수 있었던 것은 중상주의에 따른 자유농민층 및 산업자본의 형성, 그리고 석탄산업과 직물산업 등 새로운 기술을 수용할 산업기반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독일이 산업혁명을 받아들여 일등국가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 역시, 독일이 산업혁명을 수용할 준비가 이뤄져 있었기 때문이다.

'30년전쟁'으로 초토화된 독일을 다시금 세계무대에 올려놓은 것은 바로 뛰어난 개혁가인 '철혈재상' 비스마르크인데, 그는 '위로부터의 개혁'을 통해 프로이센을 강대국으로 키워냈고, 마침내는 독일통일의 위업을 달성했다.

현재 많은 나라에서 시행하고 있는 소득세 제도나 상비군 및 근대적 대학제도 등은 모두 비스마르크 업적의 흔적들인데, 그가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의 하나가 학습기관이 아닌 연구기관으로서의 '대학개혁'이었다.

산업화시대에 성공한 나라들의 준비가 그러하였다면, 이제 우리가 정보화사회에 대비한 리더십을 가지기 위한 준비로 중요한 대목을 논할 때 그 으뜸은 역시 대학의 정보화와 지식화라고 본다. 그리고 미래사회의 주역이 될 대학생들의 정보접근 능력의 향상이 정보화사회를 이끄는 국가의 새로운 성장엔진을 마련하기 위한 기본이 아닐까 싶다.

다행히도 우리나라는 이를 위한 기반들이 비교적 잘 갖춰져 있다. ITU(국제통신기구)에 의해 '세계적 모범사례'로 꼽힌 우리나라의 인터넷 환경이나, 수출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성장한 정보통신산업이 바로 그것이다.

그런데 좀 더 자세히 보면 그들의 노트북 컴퓨터 소지율은 6∼7%에 못 미친다는 통계가 보여주듯이, 그들이 어디서나 이제 무선 네트워크에 접속하여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경쟁력 차원의 준비는 아직도 취약하며, 변혁의 주체가 될 학생들의 마음가짐도 부족하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네트워크를 통한 우리 학생들의 정보 통신 활용 경쟁력은 바로 다음 세대의 국가 경쟁력으로 이어질 것이다.

비스마르크의 생각처럼 대학의 위상은 '학습기관'과 아울러 '연구기관'으로서의 모습을 동시에 갖춰야 한다. 대학의 정보화 인프라와 모바일 정보화 툴 들을 활용한 정보접근 능력의 향상은 '연구기관'과, '학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데 생산성과 경쟁력에 큰 영향을 주게 될 요소일 터이니 말이다. 정말 적극적인 관심과 투자를 아끼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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