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 `제갈길`…가입자 확보 난항

SK텔레콤(대표 표문수)이 방송�통신 융합의 유선 플랫폼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오래 전부터 공을 들였던 디지털미디어센터(DMC) 사업이 케이블TV방송사업자(SO)들의 외면으로 좌초될 처지에 놓였다.

SK텔레콤은 차세대 사업비전인 `2010계획`의 일환으로 DMC 사업을 적극 모색해왔으나, 공동사업의 협상 파트너인 주요 SO들이 잇따라 독자적인 사업노선을 선택하자 `현 상황에서는 DMC에 투자할 이유가 없다'는 잠정적인 결론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SO가 독자노선을 택했고, 나머지 SO들은 디지털 전환에 따른 DMC 사업에 소극적인 가운데, SK텔레콤은 DMC의 사업성을 보고 투자결정을 내릴 만한 `최소 150만 가입 가구의 확보'가 현 시점에서는 불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이같은 SK텔레콤의 입장은 최근 결렬된 CJ케이블넷과의 협상 뿐만 아니라 작년 하반기 DMC 전문사업자인 KDMC와의 협상에서도 마찬가지였다. SK텔레콤은 지난해 KDMC의 지분 40%를 인수하는 등의 투자규모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면서 공동의 DMC 사업을 추진했지만, 현대홈쇼핑 계열의 7개 SO들이 대거 KDMC에서 이탈하자 "이제는 투자할 이유가 없어졌다"면서 협상을 결렬시킨 바 있다.

이밖에도 SK텔레콤은 올해 들어 씨앤앰커뮤니테이션, 한빛아이앤비 등 주요 복수SO(MSO)를 두루 접촉하면서 DMC 투자를 모색해왔지만, 이들 MSO 역시 각자 제 갈 길을 모색하면서 SK텔레콤의 사업참여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재 씨앤앰은 DMC를 `SO를 대상으로 한 별도의 서비스 사업'이 아닌 `케이블TV 디지털 전환의 연장선'에서 바라보면서 독자적인 DMC를 구축하겠다고 밝히고 있고, 한빛아아앤비는 자사가 투자한 전문 DMC 사업자인 브로드밴드솔루션즈(BSI)에 기대고 있다. 이밖에 서울 북부 지역의 MSO인 큐릭스는 일찌감치 독자 노선을 고집해왔고, 그 밖의 많은 SO들이 있지만 가입자 규모가 작아 투자 매력이 떨어지거나 디지털 전환과 DMC 사업에 전반적으로 소극적이거나 인식이 부족하다는 게 SK텔레콤 측 판단으로 해석된다.

SK텔레콤의 관계 회사로 DMC 사업을 함께 모색해온 더컨텐츠컴퍼니(TCC) 관계자는 "DMC는 최소 150만 가구로 출발해야 사업성을 담보할 수 있으며, 이는 전체 SO 시장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라며 "지금같이 SO들이 디지털화에 나서지 않고 관망하는 상황에서는 DMC의 사업성이 없다"고 말했다.

SK텔레콤 관계자도 "너도나도 디지털 전환을 한다고 하지만, 케이블TV 업계의 내부를 들여다보면 디지털화를 위한 투자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기껏 시범 사업 형태로 부분적으로 테스트가 진행되는 상황"라며 "SO들이 나서지 않는 한 DMC 사업이 불가능하며, 이런 상황에서 DMC 사업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DMC 사업을 보류하는 한편 사업 추진 여부 자체를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위성DMB(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사업을 추진하는 SK텔레콤 입장에서 DMC는 TV를 대상으로 하는 사업이어서 아직도 유효성이 있다"며 "방송법 개정 등 안팎의 환경이 급변하고 있어 시간을 가지고 (DMC 사업을) 다시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정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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