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업체·데이터센터·금융 전산직원 추석연휴 정상출근


10일부터 시작되는 추석 연휴를 맞아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향을 찾거나 가족들과 휴식을 취하는 가운데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일터를 지키는 IT인들이 적지 않다.

24시간 운영체제를 유지하는 보안업체와 데이터센터 근무자들, 금융기관의 전산센터 직원들, 주문이 밀려 쉴 틈이 없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체 종사자, 중요한 프로젝트를 앞두고 있는 IT업체의 임직원 등이 그들이다. 대부분의 IT업체들이 임직원들에게 짧게는 5일, 길게는 9일까지 휴가를 사용하도록 하고 있지만, 이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이들이 명절과 연휴를 잊고 시스템의 정상적 운영을 책임지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함으로써 국가와 기업의 중추신경인 전산망이 안정적으로 가동되고 고객과 네티즌들이 휴일에도 불편 없이 인터넷 등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연중 무휴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삼성SDS, LG CNS, SK C&C, 현대정보기술 등 대형 SI업체의 데이터센터 관계자들은 명절과 연휴에도 불구하고 평일과 다름없는 근무체제를 유지한다. 과천ㆍ구미에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삼성SDS는 이번 연휴에 주야간 교대로 약 100여명의 직원이 근무할 예정이다.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사이버 공격에 대비해 고객의 시스템을 안전하게 지켜야 하는 보안업체들도 사정은 마찬가지. 특히 이번 추석 연휴는 미국 9.11테러 2주년을 맞아 대규모 사이버 공격설이 나돌고 있는데다, 지난달 발생한 블래스터 웜의 변종들이 잇따라 출현하고 있어 더욱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코코넛ㆍ넷시큐어테크놀러지 등 보안관제 서비스 업체들은 연휴기간에 평소와 다름없이 24시간 관제센터를 운영한다. 이들은 각 고객사의 시스템 엔지니어과 핸드폰으로 비상연락을 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춰놓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시큐아이닷컴ㆍ퓨쳐시스템ㆍ인젠 등 보안 솔루션 업체들도 연휴 동안 기술지원팀과 헬프데스크를 평소처럼 운영한다. 특히 시큐아이닷컴은 연휴 때 고객의 문의에 24시간 대응하는 '080(080-331-6600) 서비스'를 개설했다.

개인 고객이 많은 안철수연구소ㆍ하우리 등 백신업체들은 비상체제를 가동하는 것 외에 홈페이지 등을 통해 보안수칙 홍보에 나서고 있다. 안철수연구소는 연휴기간에 인터넷 이용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연휴 보안수칙을 발표했으며, 기업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보안 가이드 매뉴얼을 제공할 계획이다. 하우리는 10∼12일 3일간 전 직원이 재택 근무를 실시하기로 했다. 특히 백신 관련 직원들은 긴급상황에 대비해 귀향을 자제하고 서울에 남아있을 것을 요청했다.

금융권 IT부서 종사자들에게 명절을 낀 연휴는 '고통'이자 '기회'다. 고객서비스를 위해서는 전산시스템이 24시간 가동돼야 하기 때문에 연휴에도 가족과 즐기지 못하고 돌아가며 출근해야 하는 것이 고충이지만, 새로운 시스템 개통을 앞두고 있을 경우 리허설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올해의 경우 몇몇 보험사 IT부서 직원들에게는 어느 때보다 바쁘고 긴장된 시간이 될 것 같다. 지난주부터 판매를 시작한 방카슈랑스 시스템을 보완하고 테스트를 실시해 정상가동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해야 한다. 전산시스템의 오류로 3일 판매 첫날 영업을 하지 못했다가 4일부터 시스템을 정상화한 삼성화재는 "시스템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추석 연휴동안 일부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하고 보안 관련 패치작업을 실시키로 했다"고 밝혔다.

신동아화재는 10월초로 예정된 방카슈랑스 상품 판매에 앞서 추석 연휴 때 제휴 금융기관과의 전산시스템 연계 및 운영 테스트를 실시하기로 했다.

국민은행은 콜센터, 전산센터 등 주요 전산시설에 6~7명씩 주야간 2교대로 근무하도록 해 평시와 마찬가지로 온라인 금융서비스가 24시간 중단되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이 은행의 곽광수 시스템팀장은 "추석 연휴도 일반 비상근무체계에 따르게 된다"며 "다만 명절 연휴에는 주로 서울지역에 근무하는 직원들 위주로 근무편성표를 짠다"고 설명했다.

반도체와 TFT LCD 등 핵심 수출업체들은 제품 납기를 맞추기 위해 추석 연휴에도 쉬지 않고 24시간 라인을 가동한다.

삼성전자는 추석 연휴에도 평소처럼 기흥과 천안 등의 반도체 및 TFT LCD 생산라인의 '4조 3교대 시스템'을 그대로 운영할 계획이다. 대신 3일 근무 후 하루 쉬던 것을 조정해 3개조가 5일간 근무할 동안 1개조는 추석 휴가를 떠나도록 할 방침이다. 이같은 생산라인의 인력운용은 10일부터 27일까지 계속된다. 하이닉스반도체나 LG필립스LCD도 추석 연휴에 생산라인을 가동한다. 하이닉스는 연휴에 휴무를 신청하지 않는 인력을 중심으로 공장을 가동한다는 계획이고 LG필립스LCD는 별도의 휴가 없이 평상시의 3교대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는 대신 특별수당을 지급하기로 했다.

생산현장이나 업무의 특성상 연휴를 즐기기 어려운 IT인들과 달리 해외출장이나 특정 프로젝트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고향을 찾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이성호 대상정보기술 디지털방송팀장은 올 추석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맞을 계획이다. 오는 11~16일 열리는 방송장비 전시회 IBC(International Broadcasting Convention)에 참가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행사에는 대상정보기술을 비롯, 삼성SDSㆍLG CNSㆍ디지털리치 등 10여개 업체가 참가할 예정이다.

15일 KT 홈미디어(TV VOD)사업에 제안서를 낼 아이크래프트, 머큐리, 인네트 관계자들도 사무실에서 추석 연휴를 보내야 할 형편이다. 연휴가 지난 후 바로 제안서 마감과 성능비교시험(BMT)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향후 홈네트워크 시장의 주도권을 가늠하게 될 첫 사업인 만큼 마지막까지 심혈을 기울인다는 각오다.

명절에도 불구하고 업무에 열중해야 하는 사람들을 위로하기 위해 각 회사가 다양한 배려를 하고 있다. 삼성SDS는 추석에도 불구하고 근무하는 직원들을 위로하기 위해 본부장이 떡 등 명절음식을 제공하고, 휴일기간에 데이터센터 위문방문을 원하는 고객사 최고정보책임자(CIO)의 예약도 받고 있다. 보안업체인 코코넛이 특별 선물을, 넷시큐어테크놀러지가 위로금을 각각 전달할 예정이다.

오동희기자.한민옥기자.박기록기자.김응열기자.엄현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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