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수 모닝365 사장

최근 언론을 통해 발표된 바에 따르면 작년 동기 대비 많은 업종에서 소비 경향이 크게 줄었다고 한다. 전반적인 경기 불황의 영향으로 소비자들의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됐다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도서판매량의 경우 무려 14%나 감소했으며, 도서 판매업에 종사하는 필자로서는 이러한 기사에 낙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책은 '마음의 양식'이라는 식으로 먹거리에 비유되어 왔다. 사람이 먹지 않고는 살 수 없듯이 읽지 않고도 살 수 없다는 의미를 강조하는 선인들의 뜻이 담겨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읽는 것보다는 먹는 것에 훨씬 더 큰 의미를 두게 된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다. 날개 돋친 듯 팔려 나가는 건강보조식품이나 보신음식에서 볼 수 있듯이 사람들에게 몸에 좋다는 음식에는 비용을 아끼지 않는 경향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정작 우리의 마음에는 비용을 얼마나 지출하고 있는가?

언젠가 출판계의 어떤 분으로부터 호텔 커피값과 책값을 비교하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호텔 커피숍에서 두 사람이 커피를 마시면 웬만한 책값을 훌쩍 넘는 돈을 지불해야 하면서도 정작 책값이 비싸다는 불평을 하더라는 개탄섞인 이야기였다. 도서정가제 덕분에 신간의 경우 10%로 할인폭이 묶이긴 했어도 인터넷을 통하면 여전히 책은 만원 내외로 쉽게 사서 볼 수 있는 가격이다. 굳이 호텔 커피값이나 외국의 높은 책값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푸짐한 저녁 한끼 값이 책 한 권 값을 넘어서는 상황에서 우리는 마음의 양식에 대해 너무 소홀하게 대하지 않는가를 반성하게 된다. 매주 한 두 번의 저녁 식사를 가볍게 하고 절약된 돈으로 책을 읽는다면 몸과 마음 모두가 건강하고 풍요로운 사람이 되지 않을까? 마음은 아무리 비만해져도 다이어트를 전혀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잊은 건 아닐까?

이제 청명해 가는 하늘을 보면서 부디 '안 먹고' 라는 기사가 나오는 한이 있어도 '안 읽고' 라는 기사가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다소 어처구니없는 생각을 하게 되는 건 필자뿐이 아니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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