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현대홈쇼핑에서 캐나다 이민상품을 판매했는데, 무려 983명이 이 상품을 구입해 국내 홈쇼핑 8년 역사상 최고 매출액인 175억원의 주문매출을 기록했다는 소식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겨우 80분의 판매방송을 통해 홈쇼핑 역사상 최고 매출을 올렸다는 사실 때문이 아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내가 태어난 내 나라 내 땅을 등지고 낯설고 물도 선 타국 땅에서 새 삶을 시작하려 한다는 사실이 놀라운 것이다. 구매자의 51%가 한창 사회에서 뿌리내리고 주축으로 활동할 30대이고, 40대도 29%에 달했다는 분석은 우리나라 30∼40대 가장들이 얼마나 살기 힘들어하는 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물론 이 날 상품을 구입한 사람들이 모두 캐나다로 이민을 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취업난, 정리해고에 따른 실업, 자살, 신용불량자, 노숙자, 미약한 사회복지정책 등 곳곳에 암초처럼 숨겨져 있는 문제들이 풀리지 않으면 이같은 불행 아닌 불행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 씁쓸할 뿐이다.

nownl@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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