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호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ㆍ객원논설위원

전자정부는 정부업무 전반의 포괄적인 인터넷 이용으로 정의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인터넷 도입이나 온라인 서비스 제공차원을 넘어선 개념이다. 정부와 정부기관 그리고 대민 봉사와 관련된 정부 안팎의 업무 효율성 제고, 서비스 개선, 의료, 복지 등 주요 정책결정의 효과적 지원, 경제발전, 정부개혁, 참여증진을 통한 정부-국민간 신뢰관계 구축을 위해 막대한 국민의 세금을 투자해서 전자정부를 지향하고 있다.

현정부는 전자정부의 구축으로 유기적 정부(seamless government)를 만들고자 한다. 즉, 국민의 수요에 맞춰 패키지 형태로 통합된 서비스를 제공해서 국민들이 정부 및 관련기관들의 경계를 쉽게 넘나들면서 정부를 하나의 유기적인 연결체 즉, 네트워크로 인식할 수 있게끔 해주고자 한다.

그러나 전자정부화의 순기능적인 면 못지 않게 역기능도 적지 않으므로 이에 대한 준비와 대책 마련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요구되고 있다. 그 중 몇 가지 문제점을 들여다 보자.

첫째, 정보과부화의 문제이다.

정부는 기존의 여러 기관에서 보유하고 있는 정보들을 통합하여 국민들과 정보를 공유해 과거보다 더 많은 편의를 제공하고자 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과도한 양의 정보 제공으로 인해 국민들은 의사결정의 혼란에 빠지게 되고, 결국 이것은 불확실성을 증대 시켜 결과적으로 국민의 무관심을 유발할 지도 모를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둘째, 협업 (collaboration)에 기존보다 소극적이다.

전자정부는 기관과 조직의 경계를 넘어 협업을 증가시킬 목적이었지만, 변화되지 않은 기존 제도는 협업에 대한 규제 장벽으로 존재한다. 현대의 행정수요는 복잡다기 하여 어느 기능부서에서 단순하게 처리를 할 수 있는 것들이라기 보다는 여러 부문에 걸쳐 있기 때문에 통합조정의 필요성이 크게 늘어나고 이를 지원하기 위한 통합정보시스템이 활용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 일하는 방법은 해당 부서의 책임성을 강조 하다 보니 전자정부에서는 협업에 소극적으로 될 수 밖에 없다고 본다.

셋째,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의 문제이다.

프라이버시와 보안이 보장되지 않으면 그 피해는 개인들이 떠맡게 되므로, 결국은 국민들은 전자정부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으려고 하거나 미온적인 수용태도를 가질 것이다.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가 바로 협업에 소극적이라는 것이다. 전자정부의 사업이 가시화되고 내용이 널리 알려지면서 예기치 못한 이해 집단들이 등장하게 됨에 따라 많은 이들로부터 변화에 대한 저항에 부딪치게 된다. 전자정부의 특성상 이해관계집단의 난립으로 인해 이들과의 유기적인 협조 및 조직적인 업무범위 조정이 필수적이다. 만약 유기적인 협조가 안 되었을 때는 4대 사회보험 통합과 NEIS의 도입 때 발생했던 문제가 재발할 수 있다.

정부가 시간을 가지고 좀더 치밀하게 계획을 세웠더라면 이런 통합과 조정에 따른 저항은 최소화 시킬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대의를 위한 사회서비스 확대 차원에서 업무 및 기능 통폐합이 이루어 짐에 따라 많은 이해관계 기관들은 활동 영역이 축소되거나, 조정되어 설자리를 잃거나 그렇게 될 것에 대한 우려에서 격렬한 저항을 하게 되는 것은 충분히 예측될 수 있고 관리가 가능하기 때문에 그간의 정부의 이에 대비한 노력이 상대적으로 미흡하지 않았나 하는 것이다. .

그러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변화는 피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새로운 도약의 기회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지금부터라도 정부는 장기적인 업무의 비전을 제시하고 훈련을 통해 변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홍보와 설득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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