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일 텔슨정보통신 사장

업종을 불문하고 기업은 성장과 쇠퇴를 반복하게 미련이다. 그 때마다 창의적인 아이템을 찾아 변모하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음은 물론이다.

IMF이후 잘나가던 국내 기업들이 하루 아침에 문을 닫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이들 기업 가운데는 불과 얼마 전만 해도 화려한 중장기 회사 비전을 발표하고, 제품의 국제 경쟁력을 자랑하던 기업도 포함돼 있었다. 이후 새로운 기업 형태로 자리잡은 벤처기업은 사업 아이템과 시장 여건상 사업 흥망이 극명하게 대비되고 있다.

바짝 타올랐다가 쉽게 사그러드는 벤처기업의 사례를 접한 것도 벌써 한두번이 아니다. 급변하는 기술 만큼이나 기업의 경영환경 역시 변화무쌍하다는 것을 간과하거나 새롭게 정한 사업아이템이 실패했기 때문이다.

기업활동 가운데 경기 악화와 실적부진, 가격경쟁 심화 등의 문제를 비껴 가는 기업은 없을 것이다. 더구나 기술진입 장벽이 낮은 제품의 경우, 값싼 중국산 제품 때문에 경쟁력이 상실되면서 사업의 존폐 문제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경영 악화에 처한 기업들은 사무실 이전이나 인력 감축 등을 통해 비대한 조직의 슬림화와 고정자산 매각 등에 나서곤 한다.

하지만 이런 행위 자체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게다가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핵심전략이 되기도 어렵다.

구조조정이란 개념이 생소했던 1980년대 핵심 역량과 경쟁력을 기준으로 한 GE(제너럴일렉트릭)식 철저한 구조조정의 선례는 25년여가 지난 지금도 기업 현장에서 '금과옥조'로 인식되고 있다. 구조조정이나 경영혁신과 같은 용어가 일반적으로 사용되기 전 잭 웰치의 GE 개혁에 대해 많은 이들이 비판했으며 내부 저항도 만만치 않았다. 심지어 웰치는 '과격한 이단자'로 매도되기도 했다.

하지만 급격한 변화의 시대를 예견한 톰 피터스 교수는 웰치의 개혁을 '창조적 파괴'로 평가했다. 그는 "다가오는 새로운 경쟁 패러다임에서 살아남기 위해 새로운 조직과 기업문화를 탄생시켜야 한다"며 "기업의 틀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웰치식 개혁 방법을 생존전략으로 배우지 않고서는 더 이상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실제 오늘의 기업환경은 그 같은 예측대로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 환경적응 능력이 아니라 '개혁과 변화'를 통해 새로운 도약이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도약을 위한 몇가지 실천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경영진의 과감한 결단 아래 강력한 사업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수익모델로 부적합한 사양사업 부문은 과감히 정리하고, 수익성까지 내다보는 연구개발(R&D)을 통해 세계 1위의 글로벌 제품을 만드는 것이야 말로 중요하다.

텔슨정보통신의 경우, 지난 15년간 무선통신사업에 주력해 미국 생활용 무전기 시장의 25%를 점유하던 화려한 '과거'를 포기하고 미래의 새로운 도전을 위해 네트워크 장비사업에 진출하는 사업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인터넷의 폭발적인 확산이라는 새로운 환경 변화를 감안해 xDSL 계열에서 가장 속도가 빠른 VDSL을 주력 품목으로 전환시킨 유례 없는 구조조정 작업이었다.

둘째, R&D와 마케팅 중심 체제로의 재편이다. 시장에서의 1등을 목표로 한 과감하고 꾸준한 R&D투자가 있어야 한다. 저성장 환경에서 모든 기업은 생산량 감소와 실업률의 증가와 같은 문제들에 직면하게 된다. 적당히 만든 제품과 서비스를 공급하는 기업들은 더 이상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진정한 성장산업을 발굴하고 그 산업에 뛰어들어 1등이나 2등이 되고자 하는 기업만이 승리자가 될 수 있다.

셋째, 지난 IMF를 통해 금융업 중심으로 전개됐던 리스크 관리 역시 지속적인 수익 확대를 위해 중요한 포인트 가운데 하나다. 이를 위해 'No stock, No Inventory' 전략으로 어떠한 재고 자산도 남기지 않겠다는 전략이 필요하다.

넷째, 기술이 가장 우선시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또 R&D 조직뿐 아니라 생산 QA(Quality Assurance)조직을 강화하고 공장에서 직접 품질검사를 실시, 일류기업 부품을 채택하는 등 제품 일등화를 위해 품질경영에도 전력을 다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다섯째, 이익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춰 사업을 전개해야 한다. 하나의 방편으로 원가절감을 통한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해 불요불급한 모든 유ㆍ무형의 고정자산을 매각할 수도 있다. 직원에 대한 최고의 급여 수준이나 복리후생, 인센티브 등 외형적인 것 보다는 개인과 회사가 비전을 공유하며 자신의 경력관리를 훌륭하게 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기업 구성원들이 최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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