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P인가, WIPI인가.'

향후 휴대폰과 결합해 양방향의 방송�통신 서비스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DMB)의 양방향 데이터 서비스용 미들웨어로 MHP(Multimedia Home Platform)와 WIPI(Wireless Internet Platform for Interoperability)의 대결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미들웨어 경쟁이 아니라, 방�통 융합의 신규 미디어 시장을 둘러싼 방송(데이터방송)과 통신(무선인터넷) 진영의 맞대결로 해석된다.

MHP는 우리나라 위성방송(스카이라이프)이 지난달 상용서비스를 개시한 양방향 데이터방송 플랫폼이다. 이에 비해 WIPI는 한국무선인터넷표준화포럼(KWISF)이 정하고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채택한 무선인터넷 표준 플랫폼이다. MHP가 방송에서 출발해 양방향 서비스를 구현하는 방송 기반의 미들웨어라면, WIPI는 휴대폰에서 출발해 양방향 무선인터넷을 구현한 통신 기반의 미들웨어인 셈이다.

두 플랫폼이 DMB에 있어서 경쟁관계가 된 이유는 최근 차세대방송표준포럼(차방포럼�위원장 시립대 김용한 교수)이 결정한 DMB 기술규격에서는 DMB의 미래형 서비스인 양방향 데이터서비스를 구현하기가 어려워, 이에 필요한 별도의 미들웨어를 선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차방포럼은 그래픽 데이터간의 상호작용을 수행하는 기술규격으로 MPEG4 시스템의 일부인 `MPEG4 BIFS(BInary Format for Scene)'를 채택했지만, 이것만으로는 DMB 단말기로 프로그램과 게임 등을 내려 받아 즐기는 등의 본격적인 양방향 서비스를 구현하기가 곤란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차방포럼은 오디오와 비디오 압축규격에 초점을 맞춘 이번 표준화 활동의 후속 작업으로 데이터 분야의 미들웨어 표준화 작업을 예정하고 있다.

MHP를 DMB의 미들웨어로 채택해야 한다는 진영은 "디지털 위성방송과 케이블TV 방송과의 애플리케이션 호환성을 고려하면, 당연히 MHP를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스카이라이프가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가지고 세계 최초로 MHP 기반의 양방향 TV서비스를 시작했고, 디지털 케이블TV의 데이터방송 표준으로 MHP와 매우 유사한 `오캡(OCCAP: Open Cable Application Platform)'이 정해진 만큼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을 위성ㆍ케이블ㆍDMB 등에 다양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MHP를 선택해야 한다는 논리다.

이와 관련해 MHP를 DMB의 미들웨어로 활용하려는 노력은 이미 국책연구소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전자부품연구원(KETI)에서 진행중이다. 세계 최초로 MHP 솔루션을 상용화해 유명해진 국내 업체인 알티캐스트가 ETRI와 공동으로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고, KETI 역시 모 업체와 MHP에 대해 협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WIPI를 염두에 두고 있는 전문가들은 DMB의 미들웨어로서 `BIFS와 WIPI'의 조합을 얘기하고 있다. 이들의 지적은 MHP의 경우 프로그램 크기가 지나치게 커서 이동형 단말기에 적용하기는 무리가 있다는 것. 전력소모량을 감안하면 셋톱박스와 디지털TV 등 고정형 단말에는 사용할 수 있을지라도, PDA나 휴대폰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나아가 WIPI 진영은 앞으로 DMB가 이동통신과 결합할 것인 만큼 처음부터 무선인터넷용으로 개발된 WIPI를 사용하는 게 유리하고, 이럴 경우 BIFS에 WIPI를 올리면 MHP에 해당하는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MHP와 WIPI의 경쟁은 방송의 데이터방송 업계와 통신의 무선인터넷 업계에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 되고 있다.

움직이면서 보고 듣는 이동수신 기능을 기본으로 하되, 향후 휴대폰과 결합해 양방향의 데이터 서비스용으로도 각광받을 DMB의 미들웨어를 어느 쪽이 장악하느냐에 따라 두 진영의 소프트웨어 및 애플리케이션 업체들의 명암이 엇갈릴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발바른 업체들은 DMB의 미들웨어 표준화 방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박창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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