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들이 이번엔 스팸메일에서 돈 냄새를 맡았다.

IT산업의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벤처캐피털들의 활동도 거의 멈췄지만, 돈 냄새에 극히 민감한 이들은 최근의 엄청난 급증세로 사회ㆍ경제적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스팸에 거의 본능적으로 달려들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11일자에서 지적했다.

급격한 스팸증가로 기업에서 직원들의 업무효율이 떨어지는 등 사회적 비용이 급증하면서 스팸방지 솔루션 시장은 최근 빠르게 팽창하는 매력적인 투자처로 부상한 것.

미국의 스팸방지 솔루션업체인 브라이트메일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전체 이메일에서 스팸이 차지하는 비율은 16%였으나, 올해 3월에는 거의 절반수준인 45%로 늘었다. 시장조사기관 IDC와 라디캐티 그룹도 지난해 전체 이메일에서 스팸은 32%였으나, 올해에는 45%로 2004년에는 절반을 넘는 52%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같은 스팸증가로 기업이 입는 손실은 지난해에만 100억달러를 넘어섰으며, 올해에는 2배로 증가할 것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는 전망하고 있다. ▶그래프 참조

스팸방지 솔루션을 개발하는 중소기업 포스티니의 사장은 "하루에도 몇 번씩 벤처캐피털 리스트에게 투자제의가 들어온다"며 즐거운 푸념을 늘어놓았다. 그는 "지금 자금은 충분한 수준"이라며 "요즘 여력이 있는 벤처캐피털들은 모두 스팸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라디캐티 그룹에 따르면 현재 대략 30여 개 벤처가 스팸방지 솔루션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나, 이 가운데 수익을 내는 업체는 소수에 불과하다. 그러나 라디캐티 그룹은 스팸방지 솔루션 시장은 이미 치열한 경쟁체제에 진입했으며 앞으로도 새로운 기업들이 속속 가세, 2007년에는 시장규모가 24억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IT분야 전문투자자들은 최근의 이러한 유행에 조심스런 입장이다. 스팸방지 솔루션 시장이 이제 막 유아기에 접어든 시점에서 어느 누구도 어떤 기술이나 기업이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지 예상하기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소프트웨어 황제 MS가 별도 팀을 구성하고 스팸방지 소프트웨어 개발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것도 앞으로의 이 분야 전망을 더욱 불확실하게 만드는 원인이다. MS는 자사의 이메일서비스인 핫메일에 브라이트메일의 스팸필터링 기술을 이용하고 있으나 조만간 자체 기술로 대체할 예정이다.

윤달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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