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모으는 흡입력으로 '커뮤니티' 개척
누구나 어릴 때 읽었던 동화책 속에 나오는 피리 부는 아저씨를 기억할 것이다. 피리만 불면 동네 아이들이 모두 긴 행렬을 만들며 그를 쫓아가는 이야기.
국내 최대의 디지털카메라 사이트인 디시인사이드(www.dcinside.co.kr)의 김유식 사장을 만나면 동화 속에 나오는 피리 부는 사람이 자꾸 오버랩 된다. 아마도 그가 사람들을 모으는데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80년대 말, 90년대 초 PC통신 시대가 막을 올릴 때부터 10년이 지난 현재까지 김 사장은 꾸준히 사람들을 모아, 하나의 '힘'을 만들어왔다. 사람 모으는 그의 힘은 인터넷이라는 날개를 얻어 더욱 막강해져, 디시인사이드라는 꽃으로 화려하게 피어났다.
김유식 사장은 'IT 파이어니어'라기보다 '디지털 파이어니어'다.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커뮤니티 파이어니어'이다. 김 사장은 1세대 커뮤니티라고 할 수 있는 PC통신 시절부터 단련된 커뮤니티 운영 능력을 통해, 커뮤니티가 어떻게 영향력을 행사하는지 그 방법을 잘 아는 전문가이다. 또 그는 그 커뮤니티 안에서 새로운 인터넷 트렌드를 하루가 다르게 창조해내고 있다.
이런 이유로 인터넷 문화가 주목받기 시작했던 초창기 시절 '딴지일보'에 집중돼 있던 인터넷 문화 평론가들의 눈길은 지금 디시인사이드에 꽂혀있다. 지난해 인터넷을 강타했던 '아��' 문화는 '2002 인터넷 10대 뉴스'에 빠지지 않고 등장할 정도로 큰 이슈를 일으켰다. 디시인사이드의 '폐인' 집단에서 비롯된 '아��'은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는 웃음으로, 뭐라고 정의하기는 힘들지만 서로 느낌을 공유할 수 있다는 의미로 주로 사용됐다.
'폐인'은 또 어떠한가. 20∼30대 초반의 젊은 세대들로, 인터넷뿐만 아니라 각종 소프트웨어에 익숙한 폐인들은 서로를 인터넷을 통해 열심히 수행을 쌓은 '�자'라고 부르고 '하오체'를 사용하면서 커뮤니케이션한다.
이 폐인들이 만들어낸 대표적인 문화 중 하나가 '리플달기'다.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올리면, 담박에 수백개, 수천개의 리플이 올라온다. 다른 게시판에서는 감히 이같은 현상을 찾아보기는커녕 상상도 하기 힘들다.
'�자'들과 '폐인'들 사이에서 일명 '유식대장'으로 불리는 김 사장이 "누군가 길거리에서 무심히 찍은 사진을 하나 올려놓았더니, 그 밑에 '저 사람 우리동네서 본 것 같소'라는 리플이 올라오더라구요. 그 다음에는 '저 사람 나와 고등학교 동기요. 이름은 무엇이고 전화번호는 XXX-XXXX요', '그 여자친구는 어느 학교 몇 학년 누구요'라는 리플이 이어지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설명할 정도다.
이런 힘을 커뮤니티의 힘이라고 말하기도 애매하다. 커뮤니티는 기본적으로 회원들을 기반으로 운영이 되는 것인데, 디시인사이드에는 회원이 없다. 김유식 사장은 "슈퍼마켓이론이죠. 홈플러스가서 주민등록증 보여주나요? 사이트에 들어오는 것은 아무나 들어오는 거죠. 주민증은 공동구매나 쇼핑몰을 이용할 때 내면 되거든요"라고 말한다.
지금도 회원제보다는 현 방식이 옳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회원제에 대한 생각에서 엿볼 수 있는 것처럼 김 유식 사장이 가지고 있는 사업 운영 원칙은 남다르다. 그는 다른 사람들이 정답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무작정 쫓지 않는다. 일단 디시인사이드 사이트에 들어가보면, 그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김 사장은 "닷컴 붐일 때 투자를 받았지만, 짠돌이 생활을 했었죠. 그래서 사이트가 솔직히 촌스럽습니다. 돈 아낄려고 개발자를 따로 고용하지 않고 모두 HTML로 작업했거든요. 아마 이 정도 페이뷰를 자랑하면서 프레임구조를 이용하는 사이트는 우리밖에 없을 겁니다"라고 말했다.
김 사장이 거꾸로 생각하는 것은 그 뿐만이 아니다. 직원을 뽑을 때 '절대 카메라를 잘 아는 사람은 뽑지 않는다'는 것이 원칙이다. 카메라를 좀 안다고 하는 사람들은 눈을 고급 사용자들에 맞추기 때문에, 초보자들 눈높이에 맞춘 서비스와 글을 만들어 내기 힘들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김유식 사장은 "솔직히 말하면 저도 카메라에 깊은 조예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어떤 카메라를 쓰고 있는지, 어떤 카메라를 사야 좋은지 등 카메라와 관련된 전문적인 질문을 받을 때가 가장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김 사장의 전문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서슴없이 '사람 모으는 것'이라고 답한다. 그가 네트워크를 통해 사람들과 연결하기 시작한 것은 PC통신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90년대 초 김 사장은 PC통신 하이텔에서 이름을 날리는 인기 유머 작가였다. 그 후 하이텔을 근간으로 컴퓨터를 팔아 적지 않은 돈을 손에 쥔 뒤, 네트워크를 공부하겠다고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다. 그러나 한국보다 뒤떨어진 일본의 인터넷 환경과 그의 사업가적 기질이 그를 가만 두지 않았다. 사람들을 모아 컴퓨터 부품과 CD를 국내에 판매하는 사업을 벌이기도 했다.
디시인사이드사이트를 운영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99년 12월에 추진했던 소니 바이오 노트북 공동구매 때문이었다. 공동 구매 한번으로 3000만원을 거머쥔 그는 노트북과 디지털카메라가 앞으로 주요 시장이 되겠구나라고 판단, 사업을 구체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김 사장은 "디시인사이드가 빠르게 성장하기는 했지만, 앞으로 해야할 일들이 더 많다"며 "올해부터는 넓고 깊게 콘텐츠 내용들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디시인사이드는 하루 평균 2000만 페이지뷰를 기록하고 있지만, 현재 클릭 손실률이 100%에 달하기 때문에, 네트워크 속도를 빠르게 하고 사이트를 개편하면 3~4배 이상의 페이지뷰를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 사장이 청사진을 그리고 있는 디시인사이드는 디지털카메라 포털 사이트가 아니다. PC통신 시절부터 디지털 라이프를 즐겨온 마니아들이 뛰놀 수 있는 그런 포털 사이트를 만드는 것이다. 물론 구심점은 디지털카메라와 노트북이 될 것이지만, 향후 자동차와 여행 등 디지털 마니아들이 좋아하는 요리들을 계속 추가해나갈 생각이다.
"디지털카메라 저변 인구가 꾸준히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2005년까지는 디시인사이드가 디카를 중심으로 운영될 테지만, 앞으로 더 재미있는 후속 아이템들을 계속 나올 것"이라는 김 사장의 말에, 그가 만드는 커뮤니티의 힘이 어디까지 갈지 사뭇 궁금해졌다.
채지형기자
누구나 어릴 때 읽었던 동화책 속에 나오는 피리 부는 아저씨를 기억할 것이다. 피리만 불면 동네 아이들이 모두 긴 행렬을 만들며 그를 쫓아가는 이야기.
국내 최대의 디지털카메라 사이트인 디시인사이드(www.dcinside.co.kr)의 김유식 사장을 만나면 동화 속에 나오는 피리 부는 사람이 자꾸 오버랩 된다. 아마도 그가 사람들을 모으는데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80년대 말, 90년대 초 PC통신 시대가 막을 올릴 때부터 10년이 지난 현재까지 김 사장은 꾸준히 사람들을 모아, 하나의 '힘'을 만들어왔다. 사람 모으는 그의 힘은 인터넷이라는 날개를 얻어 더욱 막강해져, 디시인사이드라는 꽃으로 화려하게 피어났다.
김유식 사장은 'IT 파이어니어'라기보다 '디지털 파이어니어'다.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커뮤니티 파이어니어'이다. 김 사장은 1세대 커뮤니티라고 할 수 있는 PC통신 시절부터 단련된 커뮤니티 운영 능력을 통해, 커뮤니티가 어떻게 영향력을 행사하는지 그 방법을 잘 아는 전문가이다. 또 그는 그 커뮤니티 안에서 새로운 인터넷 트렌드를 하루가 다르게 창조해내고 있다.
'폐인'은 또 어떠한가. 20∼30대 초반의 젊은 세대들로, 인터넷뿐만 아니라 각종 소프트웨어에 익숙한 폐인들은 서로를 인터넷을 통해 열심히 수행을 쌓은 '�자'라고 부르고 '하오체'를 사용하면서 커뮤니케이션한다.
이 폐인들이 만들어낸 대표적인 문화 중 하나가 '리플달기'다.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올리면, 담박에 수백개, 수천개의 리플이 올라온다. 다른 게시판에서는 감히 이같은 현상을 찾아보기는커녕 상상도 하기 힘들다.
'�자'들과 '폐인'들 사이에서 일명 '유식대장'으로 불리는 김 사장이 "누군가 길거리에서 무심히 찍은 사진을 하나 올려놓았더니, 그 밑에 '저 사람 우리동네서 본 것 같소'라는 리플이 올라오더라구요. 그 다음에는 '저 사람 나와 고등학교 동기요. 이름은 무엇이고 전화번호는 XXX-XXXX요', '그 여자친구는 어느 학교 몇 학년 누구요'라는 리플이 이어지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설명할 정도다.
이런 힘을 커뮤니티의 힘이라고 말하기도 애매하다. 커뮤니티는 기본적으로 회원들을 기반으로 운영이 되는 것인데, 디시인사이드에는 회원이 없다. 김유식 사장은 "슈퍼마켓이론이죠. 홈플러스가서 주민등록증 보여주나요? 사이트에 들어오는 것은 아무나 들어오는 거죠. 주민증은 공동구매나 쇼핑몰을 이용할 때 내면 되거든요"라고 말한다.
지금도 회원제보다는 현 방식이 옳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회원제에 대한 생각에서 엿볼 수 있는 것처럼 김 유식 사장이 가지고 있는 사업 운영 원칙은 남다르다. 그는 다른 사람들이 정답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무작정 쫓지 않는다. 일단 디시인사이드 사이트에 들어가보면, 그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김 사장은 "닷컴 붐일 때 투자를 받았지만, 짠돌이 생활을 했었죠. 그래서 사이트가 솔직히 촌스럽습니다. 돈 아낄려고 개발자를 따로 고용하지 않고 모두 HTML로 작업했거든요. 아마 이 정도 페이뷰를 자랑하면서 프레임구조를 이용하는 사이트는 우리밖에 없을 겁니다"라고 말했다.
김 사장이 거꾸로 생각하는 것은 그 뿐만이 아니다. 직원을 뽑을 때 '절대 카메라를 잘 아는 사람은 뽑지 않는다'는 것이 원칙이다. 카메라를 좀 안다고 하는 사람들은 눈을 고급 사용자들에 맞추기 때문에, 초보자들 눈높이에 맞춘 서비스와 글을 만들어 내기 힘들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김유식 사장은 "솔직히 말하면 저도 카메라에 깊은 조예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어떤 카메라를 쓰고 있는지, 어떤 카메라를 사야 좋은지 등 카메라와 관련된 전문적인 질문을 받을 때가 가장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김 사장의 전문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서슴없이 '사람 모으는 것'이라고 답한다. 그가 네트워크를 통해 사람들과 연결하기 시작한 것은 PC통신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90년대 초 김 사장은 PC통신 하이텔에서 이름을 날리는 인기 유머 작가였다. 그 후 하이텔을 근간으로 컴퓨터를 팔아 적지 않은 돈을 손에 쥔 뒤, 네트워크를 공부하겠다고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다. 그러나 한국보다 뒤떨어진 일본의 인터넷 환경과 그의 사업가적 기질이 그를 가만 두지 않았다. 사람들을 모아 컴퓨터 부품과 CD를 국내에 판매하는 사업을 벌이기도 했다.
디시인사이드사이트를 운영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99년 12월에 추진했던 소니 바이오 노트북 공동구매 때문이었다. 공동 구매 한번으로 3000만원을 거머쥔 그는 노트북과 디지털카메라가 앞으로 주요 시장이 되겠구나라고 판단, 사업을 구체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김 사장은 "디시인사이드가 빠르게 성장하기는 했지만, 앞으로 해야할 일들이 더 많다"며 "올해부터는 넓고 깊게 콘텐츠 내용들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디시인사이드는 하루 평균 2000만 페이지뷰를 기록하고 있지만, 현재 클릭 손실률이 100%에 달하기 때문에, 네트워크 속도를 빠르게 하고 사이트를 개편하면 3~4배 이상의 페이지뷰를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 사장이 청사진을 그리고 있는 디시인사이드는 디지털카메라 포털 사이트가 아니다. PC통신 시절부터 디지털 라이프를 즐겨온 마니아들이 뛰놀 수 있는 그런 포털 사이트를 만드는 것이다. 물론 구심점은 디지털카메라와 노트북이 될 것이지만, 향후 자동차와 여행 등 디지털 마니아들이 좋아하는 요리들을 계속 추가해나갈 생각이다.
"디지털카메라 저변 인구가 꾸준히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2005년까지는 디시인사이드가 디카를 중심으로 운영될 테지만, 앞으로 더 재미있는 후속 아이템들을 계속 나올 것"이라는 김 사장의 말에, 그가 만드는 커뮤니티의 힘이 어디까지 갈지 사뭇 궁금해졌다.
채지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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