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고흥군 봉래면 외나로도.

섬 전체가 다도해 해상 국립공원에 속해 자연 풍광이 빼어나고 기암괴석과 얇은 수심에 나지막히 자리앉은 송림과 어울린 해수욕장.

눈을 돌리는 곳마다 그림같은 풍경이 들어오는 이 곳에서 우주시대를 열 카운트 다운이 시작되고 있다.

2005년 자력으로 지구저궤도 소형위성을 쏘아올리게될 나로우주센터가 이달중 기공식을 갖는 것이다.

국토의 최남단 고요한 섬에서 우주시대를 열 전초기지로 변모할 나로우주센터 현장을 미리 둘러봤다. <편집자>

지난 31일. 태풍의 간접적인 영향으로 구름이 하늘에 제법 걸린 오후.

대전―진주간 고속도로를 이용해 전남 고흥으로 출발했다.

5시간이 족히 걸리는 만만치 않은 거리에 혀를 내둘렀지만 고흥에 도착하고 비릿한 바닷내음이 코속을 자극하면서 차속에서 묻혀나온 피로는 쉽게 가셨다.

고흥은 들떠 있었다. 초입길 고흥군으로 접어들면서 큼지막하게 '항공우주의 메카 고흥'이라는 관광안내판이 눈 한가득 들어왔다.

항공우주연구원 민경주 박사는 "고흥이 항공센터와 우주센터 건립지로 확정되면서 이곳은 들떠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여독을 풀고 다음날 외나로도를 배로 둘러보기 위해 버스로 선착장에 들어서자 우주스타호가 우리를 맞았다.

뱃길을 이용해 나로우주센터가 들어설 외나로도를 2시간여 둘러봤다.

토지 보상이 마무리되면서 우주센터 건립사업을 힘찬 시동을 건 상태였다. 산등성이로 공사를 위한 길이 나있었고 멀리 포크레인의 힘찬 움직임도 보였다.

나로우주센터는 외나로도의 바다와 접한 300만평 정도의 부지가 사업면적이다.

통상 로켓을 발사하기 위해서는 주변 2㎞내에 민가 등이 없는 안전영역을 확보해야하는데 이 중 절반 가량은 바다여서 부지면적은 150만평 가량이다.

나로우주센터에는 발사대를 비롯해 발사체 및 위성조립동, 발사통제센터, 연소시험동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150만평 중 시설부지는 5만여평이고 나머지 100만평은 자연상태 그대로 보존하게 된다.

나로우주센터는 인공위성을 우주로 쏘아올릴 수 있는 로켓 발사장이다.

현재 자체 우주발사장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는 전세계 12개국 뿐이다. 총 26개의 발사장이 있는데, 미국이 10개로 가장 많고, 러시아권과 중국이 각 3개, 일본 2개, 프랑스ㆍ인도ㆍ호주 등 나머지 8개국이 각각 1개씩을 갖고 있다.

나로우주센터가 세워지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13번째로 우주센터를 확보하는 국가가 되고 실질적인 우주개발국가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그렇다면 나로우주센터는 왜 필요할까.

우리나라는 우주기술보유국가 중 하위그룹군에 속한다.

지난 1992년 실험용 소형과학위성인 우리별 1호로 우주기술개발이 시작된 후 지금까지 몇기의 인공위성을 발사했지만 자체 발사장을 확보하지 못해 외국 발사장에 의존해 왔다.

외국발사장에 의뢰하면 불편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주탑재체가 아니기 때문에 원하는 때에 인공위성을 발사할 수 없고, 발사 의뢰비용도 1기당 113억원 가량이 들어간다.

외화 유출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국가정책적 차원에서 유지돼야할 위성제작기술과 제원ㆍ기능 등이 속속들이 노출될 소지를 안고 있다.

이는 결국 우리나라의 우주산업이 외국에 의존될 수밖에 없음을 의미한다.

자체발사장 확보는 이런 점에서 선진우주기술국가로서의 중장기 비전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꼭 필요한 시설이다.

우주센터는 위성의 자력발사 및 향후 세계 위성발사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5년까지 9기의 위성을 발사할 예정인데, 이를 해외발사장이 아닌 자체 발사장에서 쏘아올린다면 외국에 위탁할 때에 비해 1020억원의 발사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또 다목적 위성 발사체의 엔진 연소시험과 국내 대학과 연구소의 과학관측용 로켓 발사 등 로켓개발 시험장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는 2015년을 목표연도로한 국가우주개발 중장기 기본계획을 수립해 놓고 있다.

우주산업육성 장기계획도 수립해 운영하고 있다. 4단계로 추진될 이 계획의 실현을 위해서는 국가우주기술개발의 인프라로 우주센터가 필요하다. 계획에 따르면 2011년까지 우리는 우주산업 육성을 통한 독자적 위성 및 발사체 개발 능력을 확보하고, 이를 토대로 2015년까지는 세계 10대 우주선진국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나로우주센터는 이 밖에도 고흥지역의 관광수입과 고용창출에도 도움이 된다.

한국개발연구원 조동호 박사가 지난 2001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생산유발액이 3205억원, 고용창출 5197명, 피고용자보수유발액이 63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훈섭 고흥군 우주센터지원사업소장은 "고흥군도 우주센터와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을 잇는 관광벨트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며 "우주기술 선진국을 위한 디딤돌을 놓는 동시에 지역관광명소로도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흥〓조규환기자

◇ 나로도는?

다도해 해상국립공원내 휴양관광지


전남 고흥군 봉래면 신금리 외나로도에 위치해 있다.

이 곳은 고흥읍에서 동남쪽으로 25㎞ 떨어진 섬 아닌 섬이다.

나로도는 외나로도와 내나로도로 이뤄져 있는데, 육지와 섬을 연결하는 연육교와 섬과 섬을 연결하는 연도교가 놓인 덕택에 배 없이도 갈 수 있다. 우주센터 입지로 논의되는 과정에서 섬이라는 점 때문에 제외될 뻔했다가 다리로 연결돼 있다는 게 뒤늦게 알려지면서 급부상해 우주센터 건립지로 확정됐다.

외나로도는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 속해 있고 바다낚시터로도 유명하다.

유자나무ㆍ후박나무 군락과 수백년 묵은 상록수림, 경사가 완만한 해변 등으로 가족단위 피서지로서도 각광받고 있다. 섬 전체가 관광지라고 할만큼 곳곳에 기암괴석이 즐비하고 수심이 얕은 해수욕장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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