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미디어업계 `M&A바람` 불듯


미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지난 2일 미디어 소유 규제를 철폐키로 한 것은 마이클 파월 FCC 의장의 정치적 승리이자 미국 미디어 업계의 경제적 승리로 규정할 수 있다.

FCC는 이날 표결에서 찬성 3, 반대 2로 `언론사의 한 도시 내 신문, 방송 동시 소유 허용'을 골자로 한 미디어소유 규제 완화안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미국 미디어 업계에 일련의 M&A 바람이 불어닥칠 전망이다.

◇어떻게 바뀌었나: 개정안은 ▲한 미디어 그룹이 한 지역 시장에서 TV 방송사와 신문사를 동시에 소유할 수 없도록 한 규정(1975년 제정) ▲단일 미디어 기업이 전파로 접근할 수 있는 시청자 비율을 35%로 제한한 규정(1941년 제정) ▲공중파 TV가 한 시장에서 1 개 이상의 지역 TV방송국을 소유하지 못하도록 제한한 규정(1964년 제정) 등 3가지 규제를 철폐했다. 대신 △언론사가 한 도시 내 신문, 라디오, TV 방송을 복수 소유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단일 미디어 기업이 미 TV시장에서 전파로 접근할 수 있는 시청자 비율을 45%로 확대했으며 △공중파 TV가 최대 3개까지 지역 TV방송국을 소유할 수 있도록 완화했다.

◇파월의 정치적 승리: 이번 표결은 우선 마이클 파월 FCC 의장의 정치적 입지를 다시 세워준 사건이 되었다.

지난 2001년 1월 FCC의장에 취임한 콜린 파월 국무장관의 아들인 파월 의장은 `규제 철폐를 통해 경쟁을 극대화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그러나 그는 지난 2월 야심차게 추진했던 통신 사업자들의 네트워크 개방 철폐안이 같은 공화당의원인 케빈 마틴 FCC위원의 반대로 좌절된 이후 운신의 폭이 상당히 좁아졌다.

파월은 미디어 업계에 대해서도 경쟁 고취를 위해 소유 제한 규정을 완화해야 된다고 일관되게 주장했었다. 그는 심지어 "미디어업계의 인수합병을 촉진하지 않으면 미국 공중파 TV방송산업에 위기가 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공화당 3인, 민주당 2인으로 구성된 FCC내에서 정적(政敵)인 공화당출신 케빈 마틴 위원의 찬성표가 법안 통과에 필수적이었기 때문에 통과 여부가 확실치 않았다. 업계에서는 만약 파월 의장이 이번 규제 완화안을 통과시키지 못할 경우 사실상 정치 생명이 끝난 것으로 봐야한다는 시각이 팽배했다. 파월은 이번 법안 통과로 정치적 재기의 숨통을 트게 됐다.

◇미디어 업계의 경제적 승리: 이번 소유 규제 완화안 통과로 미국 미디어업계에 한바탕 M&A 폭풍이 불어닥치고 미디어 산업 소유 구조가 개편될 전망이다.

미국 공중파 TV 업계는 법안 통과를 위해 FCC 위원들을 상대로 고강도 로비를 벌였다. CBS방송 소유주인 비아콤, 폭스TV의 소유주인 뉴스코퍼레이션, NBC, ABC 등 4대 미국 공중파 TV업계는 위성 및 케이블 TV 방송에 잠식당하고 있는 TV 시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M&A가 필수적이라며 위원들을 설득했다. 이번 규제 완화안 통과로 공중파 TV 업계가 환호를 올리고 있다. 이미 폭스 TV를 비롯한 몇몇 사업자들은 M&A협상을 위한 물밑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김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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