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 유례가 없는 'IT학(學)'이라는 새로운 학문 영역을 개척해 볼 계획입니다."
이상철 전 정보통신부 장관(55)이 'IT학'이라는 신학문에 도전하는 등 'IT전도사'로서의 본격 행보에 나선다. 장관 퇴임 2개월 보름여만에 만난 이상철 전 장관은 모처럼의 망중한(忙中閑)을 즐기면서도 내심 'IT학'을 세계 최초로 정립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다지는 등 한껏 꿈에 부풀어 있는 듯 했다.
공직자에서 야인(野人)으로 돌아간 이 전 장관을 최근 서울시내 H호텔 커피숍에서 1시간동안 만났다. 이 전 장관은 퇴임후 첫 언론 인터뷰를 통해 "최근 고려대 석좌교수에 정식 임명됐다"고 공개한 뒤 "장관에서 교수로 변신한 것을 계기로 'IT의 학문화'에 주력하겠다"고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이 전 장관은 "IT가 이미 우리 삶의 한 가운데에 들어와 살아 숨쉬고 있지만 전 세계 어느 곳에도 'IT학'이라는 체계적인 학문이 없다는 점에 대해 늘 아쉬움을 가져온 것이 사실"이라며 "막상 IT학을 하나의 학문으로 정립하겠다는 결심을 하고 보니 참고서도 전혀 없고, 모든 것을 제로 베이스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고려대 컴퓨터과학기술대학원 교수 등 학자 20~30여명과 공동으로 IT학을 체계적인 학문으로 격상시키고야 말겠다"고 강한 의욕을 보였다.
그는 "장관 퇴임후 고려대측으로부터 석좌교수 제의를 받고 고려대를 방문해 어윤대 총장 ,안문석 부총장 등을 만나 '우리나라를 이끄는 것이 바로 IT인데 아직 학문적인 백그라운드가 전혀 갖춰지지 않아 IT를 하나의 학문으로 정립해보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고 소개한 뒤 "앞으로 '국방IT' '정부IT' '사회IT' '경제IT' '문화IT' '미디어IT' 등 다양한 학문적 접근과 고찰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자공학과 박사 출신인 이 전 장관이 'IT학'의 학문화에 대해 도전장을 낸 것은 아무래도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경기고ㆍ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미국 듀크공대 박사 출신으로, 최근 그가 직접 개설한 이메일 ID가 '이박사'(leephd@hanmail.net)라는 점은 흥미로운 대목이다.
그는 "요즘 들어 IT와 디지털의 급속한 확산에 따른 부작용도 적지 않은 것 같다"며 "일각에서 IT가 오히려 세상을 피폐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거나 프라이버시 침해 등 여러 가지 부작용과 후유증의 주범이라는 비판을 받는 등 IT화에 따른 문제점도 만만치 않아 이에 대한 총체적 대책도 마련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도 잊지 않았다.
'IT의 학문화'에 대해 그는 "1년 정도 준비기간을 예상하고 있으며, 이르면 연말쯤 'IT학'의 총체적 모습이 어떤 것인지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이 전 장관은 지난 2월26일 장관직을 물러난 뒤 1주일여만인 3월초 미국을 방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회장과 만났다고 한다. 빌게이츠는 'MS서밋'에서 기조연설을 한 이 전 장관에게 다가와 "우리(MS)가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7억달러를 투자한 분이 왔다"고 소개하며 반겼다고 한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이 전 장관이 한국통신프리텔(현 KTF) 사장 재임시절 2억달러, 사장을 역임했던 KT에 5억달러를 투자한 것을 빗댄 말이다.
그는 요즘 'IT전도사'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장관직을 물러 난지 채 3개월도 안됐지만 벌써 20여 차례 IT관련 강연을 했을 정도다. 5월 강연 일정만 해도 서울대ㆍ고려대ㆍ캐나다 상공회의소 등 7건이나 된다. 6월에는 잠정 스케줄로 영국 상공회의소 강연 일정이 잡혀 있다. 그는 가급적 기업에서 들어오는 강연 요청은 정중히 거절하고 있으며, 주로 대학이나 외국 상공회의소 강연 등에만 응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다 보니 MS서밋, 캐나다 상공회의소 오찬 특강 등 영어 강연 기회도 적지 않다고 한다. 사실 이 전 장관은 한글 타자 보다 영어 타자를 더욱 빨리 칠 정도로 '글로벌 체질'이기도 하다.
요즘 그가 중점을 두는 강연의 테마는 바로 'IT Everywhere'다. IT는 이미 IT산업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며 이라크전쟁부터 시작해서 작년 12월 대통령선거 등 모든 삶의 양태가 IT와 무관한 것이 없다는 것이 그의 'IT관(觀)'이다. 이제는 군(軍)도 정보화를 통해 실질적으로 전력을 증강하고, 인력감축도 할 수 있으며, 정치도 정보화를 통해 직접 참여민주주의 등으로 구현되고 있다는 것이다. "로마시대 콜로세움에서나 가능했던 국민 참여정치가 21세기 새롭게 재현된 것도 바로 IT의 위력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이 전 장관의 표정은 너무나 밝고 환해 보였다. 사실 그는 아직도 '망중한' 속에서 '망(忙)'을 더욱 즐기는 듯 했다. 그는 "퇴임후 대학친구 등 지인이나 전직장관 등과 만나 그동안 이런 저런 이유로 자제했던 골프에 심취하는 등 요즘 운동하는 재미를 쏠쏠히 느낀다"며 "특히 산사를 찾아다니며 고승들의 법문을 듣기도 하면서 나름대로 삶의 여유와 향취에 대해 새롭게 눈을 뜨고 있다"고 말했다.
평생을 일과 연구와 비즈니스에 치여 살던 이 전 장관이 요즘 들어 얼굴에 화색이 돌고 표정에 여유가 묻어나는 것은 아마도 '산사(山寺) 방문' 등 퇴임이후 행보와 무관치 않은 듯 싶다. 그는 "사실 종교인은 아니지만 이번에 백양사의 방주인 서옹 큰스님을 만나 뵙고 좋은 법문을 듣기도 하고, 쌍계사 등을 다녀오면서 마음 수양이 조금이나마 된 덕분인지 주변에서 표정이 편해지고 밝아졌다는 얘기를 하곤 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서옹스님께서 사람이 마음만 단단히 먹으면 못할 일이 없으니 마음먹은 대로 세상을 살라는 말씀을 해주셨다"고 잠시 회상하기도 했다.
그의 정통부 사랑 또한 남다른 것 같다. "현재의 국장급 인사 가운데 정통부의 미래를 짊어질 차세대 리더로 누구를 꼽고 있는가"라는 갑작스런 질문에도 그는 Y국장 등 3명을 서슴없이 거론하며 "정통부 공무원들이 매우 우수한 만큼 앞으로 우리나라가 글로벌 정보화시대를 선도하는 데 있어서도 정통부가 핵심 역할을 해낼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깊은 신뢰를 보냈다.
8대 정통부 장관을 역임한 그는 "우연인지 몰라도 체신부 11대 장관이 이상철이라는 분이었다는 얘기를 듣고 놀란 적이 있다"며 "그 분의 임기는 1960년 8월23일부터 9월11일까지 20일에 불과했지만 같은 부처의 장관에 동명이인이 있다니 참으로 기이한 인연인 것 같다"고 자신과 정통부간 '찰떡 궁합'에 관해 뼈있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정통부 직원들은 지금도 이 전 장관을 '한국의 정보화에 반드시 필요한 재목(材木)'으로 높이 평가한다. 이 전 장관이 재임했던 '7개월 16일'에 대해 상당수의 정통부 직원들이 "그 분의 역량을 모두 펼쳐보이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었던 것 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하는 것도 이같은 평가와 맥이 닿아 있을 것이다.
그는 KTFㆍKT 등 국내 굴지의 통신업체 CEO를 거쳐 정통부 장관, 그리고 5월초부터 고려대 석좌교수로서 끊임없는 자기변신을 거듭하며 지금도 '부활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야인 이상철'이 앞으로 한국의 IT발전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낼지 자못 기대된다.
김동원기자
이상철 전 정보통신부 장관(55)이 'IT학'이라는 신학문에 도전하는 등 'IT전도사'로서의 본격 행보에 나선다. 장관 퇴임 2개월 보름여만에 만난 이상철 전 장관은 모처럼의 망중한(忙中閑)을 즐기면서도 내심 'IT학'을 세계 최초로 정립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다지는 등 한껏 꿈에 부풀어 있는 듯 했다.
공직자에서 야인(野人)으로 돌아간 이 전 장관을 최근 서울시내 H호텔 커피숍에서 1시간동안 만났다. 이 전 장관은 퇴임후 첫 언론 인터뷰를 통해 "최근 고려대 석좌교수에 정식 임명됐다"고 공개한 뒤 "장관에서 교수로 변신한 것을 계기로 'IT의 학문화'에 주력하겠다"고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이 전 장관은 "IT가 이미 우리 삶의 한 가운데에 들어와 살아 숨쉬고 있지만 전 세계 어느 곳에도 'IT학'이라는 체계적인 학문이 없다는 점에 대해 늘 아쉬움을 가져온 것이 사실"이라며 "막상 IT학을 하나의 학문으로 정립하겠다는 결심을 하고 보니 참고서도 전혀 없고, 모든 것을 제로 베이스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고려대 컴퓨터과학기술대학원 교수 등 학자 20~30여명과 공동으로 IT학을 체계적인 학문으로 격상시키고야 말겠다"고 강한 의욕을 보였다.
전자공학과 박사 출신인 이 전 장관이 'IT학'의 학문화에 대해 도전장을 낸 것은 아무래도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경기고ㆍ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미국 듀크공대 박사 출신으로, 최근 그가 직접 개설한 이메일 ID가 '이박사'(leephd@hanmail.net)라는 점은 흥미로운 대목이다.
그는 "요즘 들어 IT와 디지털의 급속한 확산에 따른 부작용도 적지 않은 것 같다"며 "일각에서 IT가 오히려 세상을 피폐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거나 프라이버시 침해 등 여러 가지 부작용과 후유증의 주범이라는 비판을 받는 등 IT화에 따른 문제점도 만만치 않아 이에 대한 총체적 대책도 마련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도 잊지 않았다.
'IT의 학문화'에 대해 그는 "1년 정도 준비기간을 예상하고 있으며, 이르면 연말쯤 'IT학'의 총체적 모습이 어떤 것인지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이 전 장관은 지난 2월26일 장관직을 물러난 뒤 1주일여만인 3월초 미국을 방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회장과 만났다고 한다. 빌게이츠는 'MS서밋'에서 기조연설을 한 이 전 장관에게 다가와 "우리(MS)가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7억달러를 투자한 분이 왔다"고 소개하며 반겼다고 한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이 전 장관이 한국통신프리텔(현 KTF) 사장 재임시절 2억달러, 사장을 역임했던 KT에 5억달러를 투자한 것을 빗댄 말이다.
그는 요즘 'IT전도사'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장관직을 물러 난지 채 3개월도 안됐지만 벌써 20여 차례 IT관련 강연을 했을 정도다. 5월 강연 일정만 해도 서울대ㆍ고려대ㆍ캐나다 상공회의소 등 7건이나 된다. 6월에는 잠정 스케줄로 영국 상공회의소 강연 일정이 잡혀 있다. 그는 가급적 기업에서 들어오는 강연 요청은 정중히 거절하고 있으며, 주로 대학이나 외국 상공회의소 강연 등에만 응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다 보니 MS서밋, 캐나다 상공회의소 오찬 특강 등 영어 강연 기회도 적지 않다고 한다. 사실 이 전 장관은 한글 타자 보다 영어 타자를 더욱 빨리 칠 정도로 '글로벌 체질'이기도 하다.
요즘 그가 중점을 두는 강연의 테마는 바로 'IT Everywhere'다. IT는 이미 IT산업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며 이라크전쟁부터 시작해서 작년 12월 대통령선거 등 모든 삶의 양태가 IT와 무관한 것이 없다는 것이 그의 'IT관(觀)'이다. 이제는 군(軍)도 정보화를 통해 실질적으로 전력을 증강하고, 인력감축도 할 수 있으며, 정치도 정보화를 통해 직접 참여민주주의 등으로 구현되고 있다는 것이다. "로마시대 콜로세움에서나 가능했던 국민 참여정치가 21세기 새롭게 재현된 것도 바로 IT의 위력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이 전 장관의 표정은 너무나 밝고 환해 보였다. 사실 그는 아직도 '망중한' 속에서 '망(忙)'을 더욱 즐기는 듯 했다. 그는 "퇴임후 대학친구 등 지인이나 전직장관 등과 만나 그동안 이런 저런 이유로 자제했던 골프에 심취하는 등 요즘 운동하는 재미를 쏠쏠히 느낀다"며 "특히 산사를 찾아다니며 고승들의 법문을 듣기도 하면서 나름대로 삶의 여유와 향취에 대해 새롭게 눈을 뜨고 있다"고 말했다.
평생을 일과 연구와 비즈니스에 치여 살던 이 전 장관이 요즘 들어 얼굴에 화색이 돌고 표정에 여유가 묻어나는 것은 아마도 '산사(山寺) 방문' 등 퇴임이후 행보와 무관치 않은 듯 싶다. 그는 "사실 종교인은 아니지만 이번에 백양사의 방주인 서옹 큰스님을 만나 뵙고 좋은 법문을 듣기도 하고, 쌍계사 등을 다녀오면서 마음 수양이 조금이나마 된 덕분인지 주변에서 표정이 편해지고 밝아졌다는 얘기를 하곤 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서옹스님께서 사람이 마음만 단단히 먹으면 못할 일이 없으니 마음먹은 대로 세상을 살라는 말씀을 해주셨다"고 잠시 회상하기도 했다.
그의 정통부 사랑 또한 남다른 것 같다. "현재의 국장급 인사 가운데 정통부의 미래를 짊어질 차세대 리더로 누구를 꼽고 있는가"라는 갑작스런 질문에도 그는 Y국장 등 3명을 서슴없이 거론하며 "정통부 공무원들이 매우 우수한 만큼 앞으로 우리나라가 글로벌 정보화시대를 선도하는 데 있어서도 정통부가 핵심 역할을 해낼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깊은 신뢰를 보냈다.
8대 정통부 장관을 역임한 그는 "우연인지 몰라도 체신부 11대 장관이 이상철이라는 분이었다는 얘기를 듣고 놀란 적이 있다"며 "그 분의 임기는 1960년 8월23일부터 9월11일까지 20일에 불과했지만 같은 부처의 장관에 동명이인이 있다니 참으로 기이한 인연인 것 같다"고 자신과 정통부간 '찰떡 궁합'에 관해 뼈있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정통부 직원들은 지금도 이 전 장관을 '한국의 정보화에 반드시 필요한 재목(材木)'으로 높이 평가한다. 이 전 장관이 재임했던 '7개월 16일'에 대해 상당수의 정통부 직원들이 "그 분의 역량을 모두 펼쳐보이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었던 것 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하는 것도 이같은 평가와 맥이 닿아 있을 것이다.
그는 KTFㆍKT 등 국내 굴지의 통신업체 CEO를 거쳐 정통부 장관, 그리고 5월초부터 고려대 석좌교수로서 끊임없는 자기변신을 거듭하며 지금도 '부활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야인 이상철'이 앞으로 한국의 IT발전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낼지 자못 기대된다.
김동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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