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컴퓨터업체 IBM이 대만과 싱가포르의 파운드리 업체를 위협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8일자에서 지난 40년 동안 아시아의 전자업체들이 저비용을 무기로 미국 기업들을 시장에서 몰아낸 것과는 반대로 IBM이 대만과 싱가포르 등 아시아 업체들이 차지했던 파운드리 시장을 급속히 장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5% 성장에 이어 올해 25% 성장이 예상되는 파운드리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IBM은 지난해 여름부터 뉴욕주 이스트 피쉬킬에 30억달러를 들여 건설한 파운드리를 가동하고 고객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IBM은 지난 3월 고성능 비디오칩 제조업체인 엔비디아와 자일링스를 새 고객으로 맞아들였다. IBM은 또 올해 초 PC 및 서버용 반도체 시장에서 인텔과 경쟁하고 있는 AMD와 반도체 개발을 위한 제휴를 맺었고, 지난해에는 소니와 계약을 맺고 차세대 플레이스테이션의 두뇌역할을 하게 될 반도체의 설계에서 생산까지 전 과정을 공동작업하고 있다.

이같은 IBM의 행보는 아시아 파운드리 업계에 적잖은 충격을 안겼다. 그간 대만의 TSMC의 주요 고객이었던 엔비디아가 IBM과 계약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 TSMC의 주가는 5일 동안 15% 가까이 급락했다. 또, AMD와 IBM의 개발제휴로 TSMC에 이어 파운드리 업계 2위인 대만의 UMC와 AMD이 공동으로 추진한 싱가포르 팹 건설 프로젝트도 사실상 중지됐다.

앞선 기술과 공격적 영업전략을 통해 IBM은 지난해 세계 파운드리 업계에서 싱가포르의 차터드 세미컨덕터를 제치고 3위에 등극했다. 아시아 반도체 전문가들은 파운드리 업계 장악을 위한 IBM의 공격적인 영업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IBM의 반도체부분 책임자인 존 켈리는 대만 파운드리들과의 직접적인 경쟁을 피하면서 시장 장악력을 높여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TSMC가 300여 기업고객들의 주문을 받아 반도체를 생산한다면, IBM은 일부 선두 기업들의 대규모 수주를 받아 맞춤형 반도체로 생산성과 품질을 극대화한다"고 대만 업체들과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골드만 삭스의 로라 코니글리아로 애널리스트는 "IBM은 하이엔드 파운드리 사업의 높은 수익성에 주목하고 있다"면서 "올해 이 분야에서 33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달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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