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 부자들이 모여 사는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를 두고 위성방송과 케이블방송이 치열한 격전을 벌이고 있다.

한국디지털위성방송(KDB) 스카이라이프와 강남지역 케이블TV방송사업자(SO) 강남케이블TV는 타워팰리스 입주관리사무소격인 지원센터에 상시 판촉부스를 마련하고 2차 분양가구를 대상으로 가입자 확보에 나서고 있다.

겉으로는 영업사원 1~2명을 파견해 전화상담을 받는 수준이지만 안으로는 위성과 케이블 업계 사이에 자존심을 건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강남케이블TV는 지난 3월 한국케이블TV방송사업자협의회의 대리인 자격으로 스카이라이프를 고발한 상태다. 타워팰리스, 대림 아크로빌 등 새로운 시장으로 부상한 도곡동 주변 주상복합건물과 아파트단지에 대한 공시청 시설이용 금지에 대한 것이다. 외견상 SO업계가 불법시설로 규정한 `SMATV'를 지적한 것이지만 이런 법적조치까지 취하게 된데는 타워팰리스를 둘러싼 상권확보의 여파가 담겨져 있다.

강남케이블 관계자는 "주상복합빌딩의 외벽에 안테나를 달 수 없어 공시청 시설을 이용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이해한다"며 "그러나 타워팰리스 영업과정에서 스카이라이프가 셋톱박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등 비신사적인 행동을 일삼았다"고 밝혔다. 또 "이런 과정에서 스카이라이프가 대림 아크로빌의 증폭기에 자기네 선을 설치하면서 우리 케이블선을 빼놓는 일이 발생해 광범위하게 고발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이에 맞서 스카이라이프는 이달 출시될 예정인 양방향 셋톱박스를 무기로 타워팰리스 공략에 나서고 있다. 최근 방송위원회로부터 기존 `이용요금 정액제'에서 `이용요금 상한제'로 변경을 인정받아 가격정책을 수정하고 있다. 스카이라이프측은 "케이블TV사업자와 비대칭 요금구조를 해소하고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위성방송을 서비스해 시청자 이익을 고려했다"고 밝혀 얼마나 합리적인 시청료를 제시할지가 타워팰리스 공략에 강력한 무기가 될 전망이다.

위성과 케이블 업계가 이처럼 타워팰리스에 초강수를 불사하는 이유는 강남의 대표적인 부촌인 타워팰리스가 디지털방송 서비스 성공도를 가늠하는 전초기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타워팰리스는 벽걸이TV 등 첨단가전제품을 기본사양으로 포함할 정도로 부유층의 선호도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곳이다. 곧 디지털방송의 대중적 확산에 앞서 첨단방송 서비스 인지도를 높이고 사전평가할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인 셈이다.

지금까지 전적은 무승부. 타워팰리스 1단지 1499가구중 80%, 2단지 961가구중 65%가 입주를 마친 상태에서 스카이라이프 가입자와 케이블방송 가입자가 50대 50 수평을 유지하고 있다. 초기 스카이라이프가 삼성의 투자사임을 강조해 지원센터에 유일한 영업부스를 마련했는데도 불구하고 이같은 `수평'결과는 1차 전쟁의 강남케이블 승리를 의미하기도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한쪽의 승리를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아직까지는 시청자들이 타성에 젖어 케이블방송을 찾고 있지만 입주자들의 생활수준을 생각하면 판세변화가 불가피하다는게 전문가들 평가다. 케이블망을 여러번 거쳐 들어오는 케이블방송과 달리 위성방송은 위성을 통해 곧바로 전해지기 때문에 화질이나 음질에서 확연한 우세다.

홈시어터, 디지털TV, 고가 오디오기기들이 즐비한 타워팰리스 입주자들의 요구를 아날로그방송으로 언제까지 만족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설명이다. 이로 인해 케이블TV의 디지털전환이 승부의 관건이 되고 있지만 강남케이블은 300억원이 넘는 투자비용에 난감해하고 있는 상황이다.

엄현경기자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