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에서 적군과 공격목표는 명확하다. 그러나 해커나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는 누구와 싸우는지 알기가 어렵다.

해커는 열 네 살의 캐나다 소년이거나, 같은 회계부서에서 일하는 동료일 수도 있다. 보안업체 시만텍의 사라 고든 선임연구원은 "누구라도 해킹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업계와 정부는 인터넷상의 악의적인 코드 유포 및 침입을 차단할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보안 전문가들은 수년 동안 사이버 공간에서의 테러리즘이 미국을 위협하는 커다란 잠재요소임을 경고해왔다. 전직 백악관 테러담당 고문이었던 리처드 클라크는 9.11 이전부터 `디지털 진주만' 공격의 가능성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시만텍에 따르면, 미국 컴퓨터 네트워크와 관련된 소프트웨어적 결함은 2002년에 80% 증가했다. 미 국무부 테러감시리스트에 포함된 나라에서 시도된 것으로 규정된 사이버 테러는 아직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는 아마도 테러리스트들이 아직 파괴력있는 사이버테러를 일으킬 만한 지식이 없거나, 혹은 해커와 바이러스 제작자들이 어떤 이유에선지 네트워크를 붕괴시킬 의도를 갖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테러리스트와 해커, 이들 두 집단이 이해를 같이 한다면 결과적으로 참화를 불러올 수 있다고 다트머스 칼리지 보안기술연구소의 마이클 바티스 소장은 말한다.

"우리가 아직 밝혀내지 못한 결함으로 인해 심각한 사이버테러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라고 바티스 소장은 지적한다.

정부는 이같은 결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신설된 국토안보부 사이버방위(cyberdefense) 분과는 그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군에서는 2600만 달러의 연간예산을 사이버 방어 및 공격을 위한 연구에 투입하고 있으며, 부시대통령은 지난 2월 군이 디지털전쟁수행 지침을 개발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법안에 사인했다. 미 사관학교학생들은 정기적으로 해커공격으로부터 군 네트워크를 방어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

그렇지만, 가상의 적이 누구인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가장 피해를 입히는 사이버공격은, 전문가의 말에 따르면, 전형적으로 횡령 혹은 파괴의 목적을 가진 불만을 품은 내부인 혹은 스릴과 악명을 추구하는 개인들의 소행이라고 한다.

2001년 웜(worm)으로 알려진 자기복제 프로그램인 코드 레드(Code Red)는 명백히 정치적인 목적으로 수천대의 컴퓨터에 침입해 미국정부 서버를 공격함으로써 백악관 웹사이트를 다운시켰음이 틀림없다. 많은 보안전문가들은 코드 레드가 미국정찰기와 중국제트기의 충돌에 따른 보복용으로 중국에서 만들어졌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이라크 전쟁과 연관된 정치적 공격은 미미했다. 예를 들면, 미국의 이라크 공습이 있기 수일 전 미군컴퓨터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소프트웨어 보안결함을 통해 해킹되었으나, 눈에 띄는 피해는 없었다고 한다. 또한 지난해 말 자칭 말레시아 이슬람교도라 밝힌 프로그래머가 만일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한다면 신종 바이러스를 유포하겠다고 경고했으나, 엄포에 그쳤다.

최근 사이버테러의 양상은 `대중을 볼모로 한' 일종의 협박이라고 보안전문가들은 규정한다. 심리전문가들에 따르면, 바이러스 제작자 및 해커들의 목적은 일부 정치적 견해를 관철시키려는 의도도 있으나, 대다수가 명성을 얻고 싶어서라고 한다. 한때 바이러스 제작자였다가 보안전문가고 변신한 세스 팩은 "아마도 `이라크정부를 해킹하면 내가 굉장히 유명해지겠지!'라고 생각하는 듯 하다"고 말한다.

현재 나도는 바이러스들은 이라크 혹은 사스 전염병과 연관된 제목을 달고 이메일로 유포되고 있으며 이는 시사문제와 연관시켜 더 많은 관심을 끌기 위한 것이다. 일부 웹사이트들은 정치적인 이유에서 해커들의 공격대상이 되고 있지만, 대부분의 파괴는 약점이 노출된 곳에 자동으로 찾아들어가 공격하는 프로그램에 의해 일어난다고 시만텍의 빈센트 위퍼 이사는 말한다. 위퍼씨에 따르면 웹 사이트 공격이 늘어나고 있긴 하지만, 최근 몇 주간 바이러스와 해킹의 수준은 크게 높아지지 않고 있다.

국토안보부의 데이비드 레이 대변인은 "사이버보안에 대한 정부의 접근법은 다른 중요한 인프라스트럭처들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별도로 생각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죠. "라고 말한다. 사이버보안의 위험을 발견하고 대응하는 연구의 대부분은 개별 산업계와 씽크탱크, 학계 등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그는 설명한다. "정부의 역할이란 그러한 연구작업을 전체적으로 관찰하고, 최선의 결론을 도출해 내는 일입니다"

수백 명의 디지털 범죄자들과 인터뷰를 가졌던 시만텍의 고든 연구원을 비롯, 보안전문가들의 주요 임무가 바로 그러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확산가능성은 있으나 파급영향력이 다소 일정치 않은 바이러스 유포자들과 일반적으로 명확한 목표를 겨냥하는 해커 간에는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고 말한다.

인터넷을 통해 악의적인 프로그램이 돌기 전까지 초기 바이러스 제작자들의 대부분은 기계장치의 한계를 시험해보려는 컴퓨터 연구원들이었다. 그러나 바이러스 코드 정보가 소수의 지식층에서 컴퓨터에 익숙한 사용자들로 퍼져나가면서, 악의적인 프로그램을 조잡하게 짜맞추는 이른바 `스크립트 키디(script kiddies)' 세대가 나타났다.

고든 연구원은 10대부터 50대에 이르는 바이러스 제작자들과를 인터뷰를 가졌다고 말한다. 바이러스 제작 연령은 낮아지는 추세이며, 이들 젊은층은 자신들이 끼치는 해악으로 인해 어른들처럼 기소될 수 있다는 점을 별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바이러스를 만들거나 어른이 되고도 계속 같은 일을 저지르는 이들은 미숙아적인 성향이 있다고 고든은 말한다.

바이러스 제작자들과 달리, 컴퓨터 해커들은 자신들을 탐험가라 여기는 듯 하다. 한 인터넷 보안 전문가는해커들이 "왜 해킹 하냐구요? 왜 밥을 먹느냐고 묻는 것과 같죠."라고 대답한다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해킹의 유혹은 미지의 세계에 침투해 비밀을 캐내는 것과 같다.

해커들과 바이러스제작자들이 함께 일할 수도 있으나, 대부분은 서로 경쟁적이고 비판적인 관계에 있다. 보안업체인 소포스가 발견한 최근 바이러스를 보면, 해커와 바이러스 제작자간의 긴장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듯 하다. 바이러스는 인도에서 만들어졌으며, 파키스탄 해커에 대해 모욕적인 내용이 담겨있다.

아무튼 가상공간에서의 테러는 점점 거세지고 있다고 바티스소장은 말한다. 그는 군부의 사이버전쟁 준비를 상기시킨다. "정부는 그 존재는 시인하면서 구체적인 내용은 함구하는 공격적인 프로그램을 가동시키고 있습니다.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존 슈워츠www.nytimes.com/2003/04/24/technology/circuits/24viru.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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