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욱 크레포스 대표

경기가 날로 악화되면서 기업마다 하나라도 더 팔기 위해 온갖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그 중 가장 선호하는 수단이 경품제공이다. 그런데 현재 경품을 규제하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경품고시가 기업의 이런 마케팅노력에 발목을 잡고 있다. 개인당 경품금액은 1백만원을 넘으면 안되고 경품총액은 매출액의 몇 %를 넘기지 말도록 강제하고 있다. 또 연속해서 조합으로 뽑는 경품추첨은 하지 말라는 둥 추첨방법도 일일이 규정하고 있다. 한마디로 '규제의 가시철조망'이다.

이처럼 경품고시가 규제의 성채(城砦) 위에 올라선 이유는 경제적 판단보다 사회적 압력이 더 크다. 중소기업이 대기업과 경쟁하는데 자금력이 달리니 경품행사를 제한하도록 요청한데 따른 것이다. 또 경품을 너무 많이 주면 소비자를 오인시킬 수 있고 사행심을 조장하다는 시민 소비자단체나 언론의 요구에 따라 만들어진 '사회 압력법' 이다.

중소기업이 제안한 경품금액제한은 중소기업이 정책로비를 하는데 있어서 전략적으로 실패했음을 보여준다.

이론적으로 광고나 협찬 후원(sponsorship)은 기업의 판매촉진을 위한 장기적인 브랜드가치 강화전략이고, 경품은 직접적이고 단기적인 판매촉진을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즉 광고, 후원과 경품은 기업이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선택적으로 사용하는 마케팅수단이다.

대기업 중소기업간 경쟁측면이라면 대기업의 광고금액, 후원금지출규모를 먼저 규제하도록 해야 한다. 경품은 대기업이 쏟아붓는 광고나 후원금액에 비하면 새발의 피다. 더 큰 돈이 나가고 마케팅영향력이 큰 광고나 협찬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안하고 적은 금액의 경품만 규제해 달라고 나선 것은 중소기업측의 무지의 소치이기도 하고 경제적 합리성이 결여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과도한 경품으로 소비자를 오인시킬 수 있으니 경품금액을 제한하도록 하자는 소비자보호단체의 주장도 '효율적 규제'가 어떤 것인지를 잘 모르는 '운동성 구호'이다.

미국이나 유럽의 경품규제는 사전적 직접적 규제보다는 사후적 간접적 규제다. 미국은 경품금액 방법에 대한 규제가 없다. 다만 사기 기망 등 형사법적인 요소만 규제하고 있다. 유럽연합도 교역촉진차원에서 지난해 각국의 상이한 경품규제를 통일하는 법안을 만들어 시행을 눈앞에 두고 있다.

현재 경품금액이 문제라기 보다는 경품을 준다고 내걸어 놓고 안주거나 관계자들이 빼돌리는 기망행위가 소비자보호차원에서 더 절실한 이슈다. 그리고 수백억원대의 로또상금이 매주 터지는 현실에서 기업이 1백만원 이상의 경품을 주면 사행적이라는 비판은 좀 우스꽝스럽다.

또 현재 일부 금융기관 통신업체 대형유통업체 등 별도로 정부규제를 강하게 받는 산업을 제외하고는 제외한 대부분의 산업의 업체들이 경품고시를 지키지 않아 사실상 사문화된 법인데 법규가 있고 위반행위는 매일 일어나니 범죄기업을 양산하는 꼴이다.

경품규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해야 할 이유는 이 같은 법구조적인 측면 외에도 경기대책측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최근 소비심리위축에 따른 급격한 경기하강으로 소비초진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어 경기대책차원에서도 경품고시의 1인당 경품한도 조정과 경품제공방법론규제 등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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