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과 비아 테크놀로지는 앞으로 인텔에게 라이선스료를 지불하는 조건으로 비아의 프로세서 및 칩셋 제조를 허용하는 합의를 이끌어 냈다. 이로써 그동안 양사가 첨예하게 대립했던 모든 법적소송이 해결됐다.

양사는 그동안 5개 국가에 걸쳐 진행중인 11건의 소송을 마무리 짓는 합의가 이뤄지게 돼 비아는 좀더 쉽게 PC 제조사들에게 프로세서와 칩셋을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인텔은 타이완 업체인 비아의 제품들이 자사의 지적 재산권을 침해했다며 비아는 그같은 제품을 만들 수 있는 특허 사용권이 없다고 주장해왔다. 특허법에 따라 비아가 생산한 칩을 사용한 PC 제조사까지도 같은 이유로 모두 소송당할 수 있는 처지에 놓여있었다.

반면 비아는 법적 소송을 당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고객들이 자사 제품을 사용하지 않았다면서 인텔을 비난했다. 비아는 전세계적으로 칩을 제조하는 대형 업체임에도 최근 몇 년 동안 인텔 기반 PC에서 작동하는 비아 칩은 판매가 매우 저조한 편이었다. 비아가 제조한 CPU는 월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리눅스 기반 PC에 납품되고 있다.

한편 비아는 인텔을 상대로 펜티엄 4가 자사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맞고소했다. 양사의 법적 소송에는 총 27개의 특허가 거론됐다.

이번에 양사가 매우 신중하게 작성한 합의한 내용에 따르면 비아는 인텔이 제품과 직접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번 합의로 결국 소형 업체들은 자신들의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합의 조건에 따라 비아는 인텔의 특허 가운데 비아와 관련 있는 부분에 대한 크로스 라이선스를 10년 동안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x86 호환 칩셋과 CPU를 제조해 노트북과 데스크톱 시장에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이로써 비아는 윈도우나 리눅스 소프트웨어 혹은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칩을 제조할 수 있게 된다. 이 칩들은 시중에 나와 있는 펜티엄이나 애슬론 칩과 거의 비슷한 기능을 갖고 있다.

비록 기능면에서는 비슷하지만 비아의 제품들은 비아 독자적인 디자인을 사용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회사의 칩셋은 독립적으로 개발된 버스(프로세서와 메인 메모리를 연결해주는 데이터 통로)를 사용해야 하며 독립적으로 개발된 핀 구조와 칩, 그리고 메인보드와 연결할 수 있는 미세한 무선 장치 등을 사용해야 한다. 그리고 이 버스와 핀 구조들은 인텔 제품과 호환이 되지 않을 수밖에 없다.

결국 이 두 가지 조건으로 인해 비아의 CPU는 비아 칩셋에만 호환되며 반대로 비아 칩셋은 비아 CPU에만 호환된다. 이 합의 내용을 준수하는 칩셋들은 한때 비아로서는 매우 큰 시장이었던 인텔 프로세서와 호환되지 않는 것이다. 이같은 조건은 사실 인텔과 AMD 사이에 이루어졌던 합의 내용과 유사한 것이다. 이 합의안에서는 AMD가 애슬론 프로세서를 제조할 수 있도록 허용한 바 있다. 애슬론은 펜티엄과 같은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지만 완전히 다른 버스를 갖고 있다.

이 합의문은 여러 회에 걸쳐 점진적으로 내용이 수정 보완됐다. 첫 3년 동안 인텔은 비아에서 인텔의 제품과 유사한 버스와 핀 구조를 갖고 있는 프로세서를 제조하는 것에 대해 법적으로 문제 삼지 않기로 약속한 바 있었다.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인텔은 4년 동안 비아가 인텔의 제품과 호환이 되는 핀과 버스를 사용하는 칩셋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라이선스를 허용하면서 4년 후, 1년 동안은 추가로 비아나 비아의 고객사들이 핀과 버스 호환이 되는 칩셋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도 소송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에 동의했다.

이 두 회사는 과거에도 법정에서 만난 적이 있었다. 1990년대 말에 인텔과 비아는 비아에서 만들어낸 펜티엄 III를 놓고서 매우 치열한 법적 투쟁을 벌인 적이 있었다. 당시 인텔은 비아가 유효한 라이선스를 갖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고 비아는 인텔이 소송을 걸어 시장 경쟁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인텔은 고객들에게 램버스 메모리를 채택하도록 한창 설득 중이었다. 그리고 비아의 칩셋은 표준 메모리와 호환이 되는 것이었으며 시장 점유율이 점점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었다.

1999년 당시 비아의 CEO이자 과거 인텔의 경영자이기도 했던 웬 치 첸은, "인텔은 사이릭스를 상대로 5번이나 고소했지만 이긴 적은 없었다. 인텔은 재판을 너무 즐긴다"라고 비난했다.

어쨌든 그 소송은 2000년 7월에 해결됐다. 하지만 그 도중에 비아는 마이크로프로세서 분야에 뛰어들기 위해 내셔널의 사이릭스 부서와 IDT의 센토 부서를 인수했다. 또한 비아는 그래픽 제조사 S3(나중에는 소닉블루가 된다)를 인수하게 되는데 그 내용이 매우 복잡했다. S3는 인텔과의 또 다른 법적인 문제를 해결하면서 칩셋을 제조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소유하고 있었다. 따라서 S3를 인수한 비아는 다양한 인텔과 호환되는 제품을 만들 수 있는 법적인 방어막을 얻은 셈이었다.

하지만 인텔은 이의를 제기했고 2001년 9월 현재의 법정소송을 제기했다. 최근까지만 해도 이 재판에 대해 정통한 소식통들은 두 회사의 요구 조건들이 너무 차이가 크기 때문에 합의를 이끌어 내기 매우 힘들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ZDNet Kore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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