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에 대한 검찰수사로 한동안 진통을 겪었던 SK가 `산 넘어 산`의 형국을 맞아 고전하고 있다.

적대적 M&A(인수ㆍ합병)의 가능성과 주유소 매각을 둘러싼 SK글로벌 채권단과의 갈등, 불성실 공시법인 지정 예고 등 악재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영국계 투자기관인 크레스트 씨큐러티즈가 최근 SK 지분 8.64%를 확보, 기존 최대주주인 SK C&C(8.49%)를 제치고 SK의 1대 주주가 되면서 적대적 M&A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SK글로벌 사태 이전에는 SK의 지분을 전혀 갖고 있지 않았던 크레스트 씨큐러티즈가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2일까지 대량 매수에 나서 1대 주주로 등극했다는 점이 적대적 M&A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으로 관측된다.

크레스트 씨큐러티즈는 공시를 통해 이번 지분매입 목적을 `수익창출`이라고 밝혔지만 SK입장에선 향후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복병을 만난 셈이다.

이와 관련, 세종증권은 단순 지분분포만 보면 SK의 우호지분이 32%에 달해 M&A를 방어하는데 문제가 없으나 실질적인 의결권 등을 고려할 때 SK의 방어지분은 12~13%에 불과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주가하락과 SK글로벌 손실로 SK의 순자산이 3조 원대로 감소한데다 지배주주가 없다는 점에서 적대적 M&A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견해도 제시했다.

주유소 매각을 둘러싼 SK글로벌 채권단과의 입장 차이 역시 SK에게 골치 아픈 문제다.

SK글로벌 채권단은 SK가 SK글로벌로부터 매입한 주유소 및 충전소 285개소에 대해 원상 복구 조치가 없으면 채권 유예를 전면 중단하고 공동관리를 포기하겠다는 강경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에 대해 SK는 합법적인 감정평가를 거쳐 거래가 이뤄졌기 때문에 채권단의 요구를 받아들 일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또한 주유소 매각과 관련, 증권거래소가 SK를 불성실 공시법인으로 지정 예고한 점도 SK를 난처하게 하고 있다.

불성실 공시법인으로 지정되면 SK주권은 하루 동안 매매거래가 정지되고, 이에 따른 신용도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SK관계자는 "불성실 공시 법인 지정 예고에 대한 이의 신청 여부를 검토 중"이라며 "검찰수사로 뒤숭숭했던 분위기가 가라앉기도 전에 골칫거리가 등장해 바람잘 날 없다"고 말했다.

강희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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