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란 리스크 아직 존재 미국 소비자지수 여전히`바닥' 전쟁 장기화 가능성 배제 못해


이라크전이 종결돼도 세계 경기가 급격히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낙관 경계론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일 미군의 첫 공습 이후 전세계 증시는 전쟁 조기 종결에 대한 기대감으로 급등했다. 그러나 지난 주말부터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 여러 경제 지표 및 상황에 근거했을 때 성급한 낙관은 아직 이르다는 경계의 목소리가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경계론자들은 △북한―이란이라는 지정학적인 리스크가 아직 존재하며 △미국 경기를 견인해온 소비자 지수 등 여타 경제 지표들이 낙관을 점칠 정도로 호전되지 않고 있는 데다 △전쟁이 장기화 될 경우를 배제할 수 없다며 이같이 주장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의 존 플렌더 칼럼니스트는 24일 칼럼을 통해 "시장은 전쟁이 끝났을 때를 더 우려하고 있다"면서 전쟁이 끝난다 해도 북한과 이란이라는 더 큰 지정학적인 리스크가 남아 있기에 우려는 줄어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 경제 상황이 만만치 않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경제적인 그로기 상태이고 유럽 경제는 활력을 잃었으며 미국 경제는 기업 실적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회복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미 브루킹스 연구소의 연구결과를 인용해, 기업 연금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미국 기업들이 최근 몇 년간 조직적으로 주식 시장에서 기업 가치를 높게 평가받았다고 지적했다. 기업 실적과 관련, 아직 투명성이 회복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미국의 소비자 신뢰 지수 등 각종 경제 지표도 낙관을 말하기엔 이른 수준이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간) 발표되는 3월 미국 소비자 신뢰 지수는 지난달 64에서 62로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미국 소비자 신뢰 지수는 지난 1993년 이래 최저치일 뿐 아니라 지난 11개월동안 10번째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소비자 신뢰 지수와 불가분의 관계를 갖고 있는 실업률도 떨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들 경제 지표에 대해 "전쟁에 대한 소비자 및 기업의 걱정을 반영해 주는 것 같다"고 평했다. BNP파리바은행은 보고서를 통해 "전쟁이 조기 종결되면 미국 소비자 지수가 4~5월부터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이나, 여러가지 다른 경제적 리스크로 인해 급격한 상승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은행은 "소비자 지수는 실업률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따라서 노동 수요가 상승하지 않는 한 소비자들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떨어내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제 지표가 어둡기는 유럽도 마찬가지다. 독일 민간경제연구소 이포(Ifo)가 발표하는 독일 기업신뢰지수는 지난달 급상승했지만 이번 달 지수에 대해서는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도 소폭 상승과 소폭 하락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한편, 뜻밖의 전쟁 장기화로 인해 경기 회복의 기대가 추락할 수도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높다. 파이내셜타임스는 지난 23일 전쟁이 예상보다 장기화될 경우 세계 증시 랠리가 갑자기 중단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신문은 세계 증시는 동맹군의 신속한 승리를 기대하고 있으나 지난 주말의 전황을 볼 때 이번 전쟁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 영국의 한 경제 전문가는 "무엇이 성장을 가능하게 하느냐가 관건"이라면서 "걸프전 이후에는 금리 인하와 물가 하락을 통해 성장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금리와 물가가 이미 상대적으로 낮고 미국과 영국의 소비자 신뢰도는 떨어진 상태"라며 종전 사실만으로는 성장을 견인하기 역부족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김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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