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화와 행복지수


"사람들이 숫자를 좋아하는 것일까? 세상이 숫자를 필요로 하는 것일까?"

우리는 일상에서 숫자로 대변되는 서열과 등급ㆍ지수 등을 빈번하게 접하면서 살고 있다. 키와 몸무게로 대변되는 신체지수, 학창시절 우리를 따라다니던 성적표 등 일상적인 것에서부터 종합주가지수, 국가신용등급, 기업투명성지수, 기업경기실사지수, 노동유연성지수, 여성권익지수, 환경지속성지수, 부패지수, 기부지수, 인권지수 등 우리가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 접하는 지수는 이루 말할 수없이 많다. 우리가 이와 같은 각종 지수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는 것은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한 사회적인 노력이기도 하며,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인류의 다짐이기도 할 것이다.

국가정보화지수 또한 많은 객관적인 통계치를 포함하고 있다. 이 수치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각 국의 컴퓨터, 인터넷, 통신, 방송 등 4개 부문 7개 항목을 수치화해 발표하는 것이다. 국가정보화지수에서 지난해 한국은 비교대상 50개국 중 16위를 차지했다. 98년 21위, 2000년 17위에서 조금씩 상승하고 있다.

국가정보화지수라는 수치와 등수를 통해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각 국별 정보화 진척율 정도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수치가 각 국의 정보화 수준을 그대로 반영해주지는 못한다는 점을 간과해서 안 된다. 국제전기통신연합이 측정하는 7개 항목만을 향상시켜서 우리의 정보화 수준이 올라갈 수 없고 정보화에 대한 개인ㆍ기업ㆍ정부의 태도와 습관이 발전적인 방향으로 향상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문제 제기도 만만치 않다.

최근에는 국가정보화 지수만으로 한 국가의 정보화를 감지하기 어렵다고 판단, 세계경제포럼(WEF)에서 개인 정부 기업의 정보통신기술 활용도와 잠재력을 종합적으로 측정하는 네크워크준비지수(NRI:Networked Readiness Index)라는 것이 개발되어, 발표되고 있다. 네트워크준비지수에서 한국은 전체 조사대상 82개국 가운데 14위를 기록했다.

국가의 정보화와 관련된 두개의 지수에서 미국과 핀란드ㆍ스웨덴ㆍ덴마크 등 풍요로운 삶을 누리는 선진국들이 정보화에서도 역시 앞서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국가의 정보화 수준이 단순히 PC와 초고속 인터넷망만을 대규모로 공급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며, 삶의 전반적인 수준이 높아질 때 인프라 구축과 활용을 통한 삶의 질 향상도 동반 상승한다는 것이다.

1ㆍ25 인터넷 대란으로 IT강국의 위상을 훼손했다고 염려하면서 우리나라의 정보화가 양과 질 면에서 불균형하게 발전해 온 결과라는 반성의 목소리도 높다. 그동안 우리의 정보화를 위한 노력이 PC보급과 초고속인터넷망 확산 등 외형적 수치에만 너무 기울어 있었던 것은 아닌지 되짚어봐야 할 때다. 보안에 대한 안일한 인식, 정보화의 불균형으로 심각한 정보격차, 편향된 정보기기의 활용도 등을 비롯해 저작권ㆍ특허권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부족, 인터넷은 공짜라는 인식, 소프트웨어 불법복제의 만연 등 IT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까지 아직 우리에게는 IT선진국으로 진입하기에 부족한 점들이 있음을 인정해야 할 때다.

과거 한강의 기적을 낳았던 산업화가 불균형적인 양적 성장으로 인해 우리에게 빈부격차, 지역감정, 외환위기 등의 고통 또한 야기했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러한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IT선진국을 준비하는 우리는 국가정보화를 새로운 관점에서 봐야한다. 정보화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풍요로운 삶을 위해 활용할 줄 알도록 교육해 IT가 삶의 질을 높이고 행복지수를 높이는 과정의 일환임을 인식하도록 해야한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