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한 전자정부 프로젝트가 완성되고 각 시스템이 본격적으로 가동에 들어감에 따라 그동안 정보화를 전제하지 않은 오프라인 상태에서 제정, 운영돼 왔던 법ㆍ제도의 정비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새로운 시스템을 정부행정에 적용하려면 이를 뒷받침하는 법 제도의 정비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전자정부특별위원회는 지난 2001년 전자정부 11대 과제를 선정, 추진하면서 특위 산하에 `법령정비팀'을 신설, 각종 전자정부 서비스의 가동에 필요한 법령 정비작업을 진행해왔다. 이 결과 △전자서명법, △소득세법, △국가공무원법, △민원사무처리에관한법률, △자동차관리법, △교육공무원법, △교육기본법, △행정절차법, △국세기본법, △국고금관리법, △지방세법 등 11건에 대한 법률 정비가 완료됐으며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공공기관의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법률, △전자정부법 등 3개의 법률이 국회에 계류중이다. 또 △정부회계법, △국유재산법, △물품관리법, △국가채권관리법 등 4개 법률의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표 참조>

회계처리 결산에 관한 법률인 정부회계법은 각 중앙부처와 두 차례의 협의를 거친 후 현재 기획예산처ㆍ감사원과 마무리 협의 중에 있으며 오는 2005년에 복식부기ㆍ발생주의 회계를 도입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또 국유재산법, 물품관리법, 국가채권관리법, 기업예산회계법 등으로 나눠져 있던 국가 자산관리 관련법을 자산관리를 총괄하는 국유재산법과 국가채권관리법으로 묶는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국가재정법, 국가채무관리법 등 나머지 법률도 기획예산처와 감사원 등 관계부처의 협의를 거쳐 중장기적으로 입법을 추진하기로 했다.

전자정부특위 관계자는 "서비스 제공에 필수적인 법률은 모두 처리되어 법적인 문제가 서비스의 장애로 떠오르고 있지는 않지만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거나 추진중인 7건의 법률이 모두 처리되어야 더욱 원활한 전자정부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시행령이나 시행규칙 등 하위 법령의 정비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법체계상 상위법이 우선적으로 효력을 가지게 돼 있지만 실제 행정현장에서는 법률보다는 시행령이나 시행규칙을 기준으로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며 "전자정부법의 제정으로 대부분의 전자정부 서비스가 법적 근거를 가지게 됐지만 하위법률에는 아직도 상충되는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특히 시ㆍ군ㆍ구 행정종합정보화 사업의 경우 현재 17개 법령에 대해 소관부처별로 법령정비를 추진하고 있으나 상위법령의 개정지연 등으로 일부 법령의 개정이 지연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전자정부서비스의 시행에 따라 관련 제도의 개선이 필요한 부분도 적지 않다.

모든 행정기관이 정보를 공동으로 이용하도록 지원하는 민원서비스혁신(G4C) 사업의 경우 주민등록법, 호적법 등 서비스 제공을 위한 법률의 정비는 이뤄졌지만 여러 기관에 동시에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승인절차가 만들어져 있지 않다. 현재 적용되는 절차는 오프라인 상에서의 정보제공을 위한 승인절차 위주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현행 개별 법령상의 절차를 따라 승인을 하기에는 제공기관의 업무가 너무 많아지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행정기관간의 정보공동 이용은 명시적으로 허용되고 있으나 공공기관의 경우는 정보공동이용이 제한적으로 허용되고 있다는 점도 개선해야 할 문제로 꼽히고 있다.

교육행정정보시스템의 경우 각종 서식과 민원수수료 등의 표준을 유도했으나 각 시도 교육청별로 구축대상 업무의 법적 근거가 다르고 처리방식도 다양해 결국 표준화를 포기하고 말았다. 그러나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고 각종 자료의 교환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업무처리절차와 서식 등을 표준화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전자정부 서비스는 복잡하고 비효율적이던 기존 업무를 단순화ㆍ효율화하기 위해 추진된 것이다. 이같은 점을 고려할 때 법 제도의 개선 역시 단순히 원활한 서비스 제공을 위한 개선에 머물지 않고 보다 시스템의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게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말이다.

이를 위해서는 시스템과 관련된 각 부처나 기관들이 법률이나 제도를 개선하는 데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야 한다. 해당 업무를 현재 관장하고 있다고 해서 그 권한을 고수하려는 입장만을 내세운다면 오프라인의 비효율은 그대로 유지한 채 껍질만 컴퓨팅 환경을 구현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장윤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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