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 전망치를 5.7%에서 5.5%로 하향 조정했다. 특히 상반기에는 미-이라크전 등 지정학적 요인으로 인해 경기 둔화폭이 훨씬 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승 한은 총재는 6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유가상승과 선진국들의 경기 침체, 환율 상승폭이 당초 예상보다 훨씬 심해 경제성장 전망치를 수정한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당초 국제유가를 26달러로 가정하고 성장전망치를 제시했으나 실제는 31달러로 상승했고, 선진국들의 성장률도 당초 예상보다 0.2% 정도 낮아진 상태다. 게다가 원ㆍ달러 환율도 당초 1220원을 예상했으나 현재 1170~1180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박 총재는 "이같은 대내외적 상황 변화를 반영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5.7%에서 5.5%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히고, "특히 상반기에는 지정학적 요인들로 인해 경기침체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한은은 콜금리 수준을 현재의 4.25%로 유지키로 했다. 현재 우리 경제에 밀어닥치고 있는 불안요인이 물가와 성장에 모두 관련돼 있어 금리를 조정하기가 쉽지 않을 뿐 아니라, 금리 조절이 당면한 경제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온갖 악재에도 불구하고 올해 잠재성장률 이상의 5%대 성장이 기대된다는 점도 금리 동결의 이유로 제시됐다.

박 총재는 최근의 자금부동화 현상과 관련해서는 `지정학적 요인들이 제거되면 정상화될 일시적 현상'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주식시장은 이미 지난해 8월부터 조정을 시작해 이라크전이 발발해도 추가 하락폭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박 총재는 "과거 걸프전 때를 보면, 전쟁발발 5개월 전부터 주가가 하락하다 막상 전쟁이 터지자 40일만에 이전 하락분을 만회했다"고 말하고, "이번에도 이라크전이 단기전으로 끝나면 주가 상승과 유가 하락, 기업들의 투자 재개 등이 나타날 것"이라고 낙관했다.

박재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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