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설비투자와 수출이 성장을 견인할 것이다."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3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갖고 북한 핵문제만 원만히 해결되면 올해 5.7% 성장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박총재는 지난 연말부터 소비와 건설투자가 둔화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설비투자와 수출이 되살아나고 있어, 이 둘이 올해 성장을 견인하게 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는 "북한 핵문제가 한반도의 평화를 위협하지만 않으면 잠재성장률 이상의 성장을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현재로서는 금리를 인하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북핵문제가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은.

"이것이 올해 우리 경제의 최대변수다. 현재 우리 경제의 기본체력은 매우 양호하다. △금융시스템 △기업내실 △외환사정 △경기대처능력 등이 모두 우수하다. 그런데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는 불확실 요인 있다. △선진국의 경기침체 △미국ㆍ이라크전쟁 △북핵문제 등 3가지다. 앞의 둘은 이미 예상한 것으로 한은이 제시한 5.7% 성장률도 이를 반영한 것이다. 미국이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서거나 이라크전쟁이 장기화하지 않으면 문제될 것이 없다.

문제는 북핵문제다. 북핵으로 인해 한반도 평화가 위협받으면 이는 한국 경제에 심각한 충격으로 작용할 것이다. 당장 외국인 투자, 국내 소비ㆍ수출이 결정적 타격을 입을 것이다."

―금리인하계획은?

"금리는 언제든 조정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잠재성장률 이상의 성장을 내다보는 상황이기 때문에 금리인하를 생각지 않고 있다."

―가계대출 부실과 부동산값 급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부동산값 급등은 너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지난해 30% 정도 상승했는데, 지난 10년간 약세를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많이 오른 것은 아니다. 올해는 부동산시장이 안정될 것으로 본다. 가계부채문제도 경제발전과정에서 모든 나라가 겪는 문제다. 미국과 일본도 80~90년대에 똑같은 경험을 했다. 지금까지 대기업이 쓰던 돈을 서민ㆍ가계가 쓰는 것으로 이는 경제가 발전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다만 단기간에 너무 급하게 진행된 것이 문제다. 가계부채가 급증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이 은행을 부실화하거나 우리 경제가 흡수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는 보지 않는다."

―시중 자금의 부동화현상이 심하다.

"자금이 단기화ㆍ부동화하는 것은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하나는 저금리기조이고, 다른 하나는 저금리에도 불구하고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업들은 투자 대신 현금유보로 갖고 있다. 그런데 올해는 설비투자 분위기가 살아날 것이다. 설비투자는 이미 지난해 11월부터 늘어나기 시작했고, 새해 들어서도 꾸준히 증가할 것이다. 하반기에는 설비투자가 활발히 이뤄져 수출과 함께 올해 성장을 견인할 것이다. 지난 연말부터 소비와 건설투자가 둔화되고 있는데, 수출과 설비투자가 이를 상쇄할 것이다. 이 경우 물가가 걱정된다. 지난해는 돈을 풀었는데도 사람들이 현금으로 갖고 있어서 물가가 안정될 수 있었지만 올해는 인플레가 우려된다. 이런 조짐이 있으면 한은은 금리를 통해 조절에 나설 것이다."

박재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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