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기업간 제휴.네트워크 활발


SoC는 단순히 단품 칩을 개발하는 차원에서 나아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시스템 통합기술 기술이 필요한 분야다.

이 때문에 반도체산업 역사가 오래된 선발 국가에서는 개별 기업이 기업 간 제휴와 자체 연구소를 통해서 SoC 개발을 위한 자원확보 및 네트워크 구축에 나서고 있으며 시장 진입이 늦은 후발국에서는 정부가 나서서 SoC 산업을 지원, 육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초대형 반도체회사가 자체적으로 SoC 기술 및 노하우를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국가가 나서서 반도체산업과 기술의 역량을 SoC 산업에 집중하지 않고서는 격차를 줄이기가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영원히 후발주자로 머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국을 세계 반도체산업의 시발점으로 만드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인텔은 독자적으로 나노기술ㆍ초정밀전자기기(MEMS)기술 등과 함께 SoC 관련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시스템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TIㆍ모토롤러 등은 반도체 회로설계 솔루션 업체 및 개별 단위 블록 개발 업체, 소프트웨어, 파운드리 업체와 공조를 통해 SoC 개발 및 상용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다.

유럽 내 초대형 반도체회사인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ㆍ필립스반도체ㆍ인피니온 등은 업계간 공조는 물론 기초학문이 우수한 유럽 현지 대학의 두뇌를 이용하는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례로 ST는 영국 스코틀랜드 에딘버러 대학의 이미지 처리 칩 연구실을 통째로 인수해 ST의 주력 사업부로 키우기도 했다.

일본이 최근 들어 반도체산업에서 상당히 위축된 모습을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차세대 SoC 설계를 위해 아수카ㆍ미라이 등 국책 프로젝트와 함께 NECㆍ히타치ㆍ미쓰비시ㆍ후지쓰 등 5개 업체가 SoC 기반기술 마련을 위한 제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일본정부도 최근 `반도체산업 전략추진회의'에서 일본 반도체산업의 나아갈 방향을 SoC에 맞추고 있는 상황이다. 반도체산업의 중심축을 미국으로부터 이어받아 세계 최고의 전자산업을 구축했던 일본도 최근 자국 D램 제조업체의 부침을 목격하면서 SoC 산업으로 자존심 회복을 벼르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 이외에는 SoC와 관련해서 아직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는 한국의 입장에서는 일본ㆍ유럽ㆍ대만 등의 국가 주도형 SoC사업 모델을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SoC 관련 국가 주도형 프로젝트로 주목을 받고 있는 대표적인 국가가 스코틀랜드다. 스코틀랜드는 자원이 부족하고 인구가 적어 양산용 반도체시장에서는 명함조차 내밀지 못했지만 두뇌싸움이라고 불리는 SoC 산업에 있어서 만큼은 가능성을 확신하고 있다.

스코틀랜드경제개발청(SE)은 1997년부터 SoC 산학연 공동 연구 단지인 알바센터를 구축해 인력양성, 산학협동 프로젝트, 반도체설계자산(IP) 유통센터인 VCX를 운영하고 있다.

스코틀랜드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모토롤러ㆍNECㆍARM 등이 이곳에 R&D센터를 개설했으며 스코틀랜드는 알바센터를 글로벌 SoC 기술 협력단지로 키울 구상을 세우고 있다. 스코틀랜드의 SoC 프로젝트 중 대표적인 것이 △SoC 통합기술인 SoC 플랫폼을 연구하는 IDEAS(Integrated Diagnostics for Environmental and Analytical Systems) △미국정부의 반도체 육성 프로젝트인 세마텍과 연계해 인터넷상에서 IP의 가치를 평가하는 연구인 IP4Eval 파일럿 △블루투스 등 무선 통신 규격을 연구하는 FVP(Formal Verification Project) △동영상 압축을 위한 저전력 설계기술을 담당하는 저전력 시스템연구 등이다.

벨기에는 SoC설계에 있어 핵심적인 설계 방법과 설계 툴 연구를 핵심과제로 진행하고 있다. 통상 칩을 설계하는 소프트웨어를 EDA툴이라고 부르는데 소프트웨어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면서 부존자원 보유 여부와는 별로 상관이 없어 벨기에의 SoC기술단지인 아이멕(IMEC)은 EDA 등 설계기술의 세계적인 중심지를 자처하고 있다.

대규모 공정투자와 범용제품의 다량 생산체제에서는 디자인 등 이른바 공학적 아트의 비중이 크지 않았으나 SoC분야에서는 혁신적인 제품 개발을 위한 디자인 방법론이 크게 대두된다는 취지에서 아이멕은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자국내 산재된 전자공학기술 및 주체들을 SoC 산업발전이라는 장으로 끌어들이고 지원하는 것은 정부지만 절대 전면에 나서지 않는다는 점도 유럽 SoC 산업 정책의 특징이기도 하다.

배후의 거대 전자 시스템 시장을 배경으로 한 저가 반도체의 대량생산과 파운드리 산업으로 대표되는 대만 반도체산업도 SoC를 차기 산업 행보로 정한지 오래다.

대만 경제부는 지난해 말 정부 산하기관인 대만 정보 사업개발청(OCIID)을 통해 수도 타이베이 외곽에 위치한 난캉 지역에 SoC R&D 파크를 구축키로 결정해 SoC산업 지원정책을 천명한 바 있다.

난캉 지역은 대만 소프트웨어 파크가 들어서 있는 대만 첨단 산업 기지로 대만 정부는 이 지역에 SoC 파크를 구축, 대만 반도체산업의 지형을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위주의 제조 산업에서 원천 기술 개발을 통한 고부가 SoC 산업으로 탈바꿈시킨다는 것이 대만정부의 계획이다.

대만정부의 신속하고도 밀도 있는 SoC정책은 전자제조기지가 중국으로 이전되고 있어 자칫하다가는 대만 산업 전체가 공동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나온 것이다.

소프트웨어와 달리 하드웨어 산업에서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던 인도도 SoC가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통합산업이라는 점에서 SoC에 기대를 걸고 있다. 칩 자체가 시스템과 동일시되면 고장이 나거나 기능 업그레이드를 기존처럼 부품교체로 하는 것은 불가능해진다. 결국은 소프트웨어적으로 바꿀수 밖에 없어 SoC는 고도로 발달된 소프트웨어 산업이 한 축을 차지한다. 칩에 여러 기능을 집적하는 SoC단계에서는 칩의 여러 기능이 소프트웨어적으로 구현될 수밖에 없다.

국내에서는 현재 신 반도체 산업정책 수립시 정부가 나서지 않는 북유럽형 산학연 모델을 따를 것인가, 정부가 강력한 산업정책을 주도적으로 펼치는 대만 및 아시아 모델을 따를 것인가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SoC산업은 더이상 한번쯤 고려해 봐야 하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이미 여러 국가에서 IT 핵심정책으로 자리잡은 당위의 문제라는 점이다.

허정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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