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에서 생산으로, 수동에서 능동으로…디지털 시대에 `문화계급'은 없다."

디지털은 문화ㆍ예술ㆍ오락 등 사람들이 느끼고 즐기는 모든 것들에 있어 생산자가 곧 소비자고 소비자가 곧 생산자인 `프로슈머`(Prosumer; Producer와 Consumer의 합성어) 시대를 열었다.

그간 음악ㆍ문학ㆍ영화 등 대부분의 `즐길 것'들은 음반사ㆍ출판사ㆍ영화사와 같은 생산자들이 만들어 공급해 왔으며, 일반 대중들은 단지 이를 소비하는 계층에 불과했다.

그러나 디지털은 이같은 이분화된 구조를 삽시간에 변화시켰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더 쉽고 저렴하게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도록 만들었고 이는 대중의 생산적인 참여로 이어졌다. 또 디지털은 인터넷이라는 콘텐츠 교류가 자유로운 공간을 제공했으며, 복제라는 특징을 통해 빠른 확산이라는 날개까지 달아 주었다.

이를 통해 대중들은 소비자적인 위치를 넘어 문화 생산자적인 위치까지 차지하게 되었으며, 즐거움 역시 만드는 행위까지로 확장됐다.

특히 음악 분야에서 MP3의 등장은 디지털의 도입이 기존 문화산업을 얼마만큼 변화시킬 수 있는지 보여주는 한 예다. PC에 조금만 지식이 있으면 음악CD에 담긴 음악을 MP3로 변환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다. 이를 인터넷을 통해 공유해 빠르게 확산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가수가 되고 싶다면 자신의 노래를 PC로 녹음한 후 이를 MP3 파일로 만들어 인터넷에 공개하면 된다.

인터넷을 통해 소통 과정이 활발해지면서 독자가 직접 문학 작품을 생산해 만족을 얻는 것도 이제는 흔한 일이다. 동호회나 문학단체가 인터넷으로 작품을 받아 심사를 하고 일반 독자들이 수상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기존 문단의 등단 절차를 무시한 채 인터넷을 통해 등단하는 신세대 작가들이 대거 출현하고 있다. 저자와 독자가 동등해진 관계가 되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 카메라, 디지털 캠코더 등 디지털 영상 기기 이용률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나만의 영화를 찍는 사람들도 늘어가고 있다. 수천만원대의 장비 없이도 300만원 가량의 디지털 캠코더 하나면 극장에서 상영할 수 있는 영상 품질의 영화를 만들 수 있다. 이미 상당수의 저 예산 영화는 이런 보편적인 장비만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디지털 영상 공모전과 같은 경연대회는 올 하반기에만 10여개 가까이 열려 일반인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신이 제작한 영상을 CD롬으로 바로 만들어주는 자판기까지 등장했다.

디지털 시대에는 전문가와 아마추어가, 소비자와 생산자의 경계가 와해된다. 디지털은 즐기는 모든 것의 영역을 크게 확장했으며, 멀티미디어적, 인터랙티브적인 속성을 통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냈다.

한지운기자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