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그림' 일치.. 공약 대부분 구체성 부족


"비전은 있으나 이를 달성할 공약이 부족하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모두 방송�문화콘텐츠�소프트웨어(SW) 등 지식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적극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를 실현하기 위해 내건 공약들이 원론에 치우치거나 구체성이 결여돼 공약보완에 대한 요구의 목소리도 높다.

이 후보가 내건 지식산업 육성을 위한 공약은 크게 방송매체의 조기 디지털화, 디지털콘텐츠�SW산업의 체계적 육성, 지식산업부문의 80만 일자리 창출, 정부투자 확대 등으로 요약된다.

방송매체의 조기디지털화는 국내 방송산업 경쟁력 확보의 필수인 디지털화를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디지털가전의 내수ㆍ수출확대를 견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방송업계의 디지털화를 적극 유도할 수 있는 방법론과 급격한 디지털화 추진에 따른 부작용, 이에 대한 대책 등이 빠져 있어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지난 2년 동안 국내 방송시장을 달궜던 디지털TV 방송방식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제시하지 않은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디지털콘텐츠와 SW산업의 체계적 육성은 총론만 있을 뿐 각론이 없고, 국내 관련업계가 요구하고 있는 자금지원�제도개선�해외시장개척 등이 공약에 구체적으로 반영되지 못했다는 평이다.

앞으로 5년 동안 지식산업분야 80만 일자리 창출 공약은 원격근무시대를 열고 노인과 여성들의 일자리를 늘린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어떤 일자리를 어떻게 늘릴지에 대한 방법론이 빠져 실현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한다.

노 후보도 디지털방송ㆍSW일류상품화, SW개발인력 10만명 양성, 이공계학생 우대정책, IT연구개발(R&D) 투자확대 등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디지털방송�SW일류상품화는 관련분야의 일류기술 100개를 선정하고 이를 집중육성하겠다는 것으로 하드웨어 중심의 국내산업을 고부가가치 중심의 지식산업으로 전환한다는 차원에서 핵심공약 중 하나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와 유사한 정책을 추진한 현정부가 구체적 방향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해 여전히 하드웨어 중심의 수출구조를 개선하지 못하고 있는 점은 노 후보측의 향후 세부계획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지적이다.

10만 SW개발인력 양성은 국내 지식산업계의 고질적 인력난을 해결할 대안으로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이 연장선상에서 이공대생 3명당 1명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우대정책도 최근 심화되는 공대 기피현상 해소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인력양성은 교육제도, IT인력 수요구조 등과 총체적으로 연관된 문제라 이같은 제반사항을 충분히 반영하는 것이 성공의 관건이란 지적이다. 또 이공대 우대정책이 자칫 편향적 혜택으로 비쳐질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노 후보도 역시 미국식과 유럽식간 논쟁이 끊이지 않는 디지털TV 방송방식에 대해 이 후보와 마찬가지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지식산업계 전문가들은 "두 후보가 공약집과 미디어를 통해 각각 `IT코리아'와 `정보통신 일등국가' 건설을 표방하고 지식산업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점을 환영한다"면서도 "그러나 대부분 공약이 현정부의 정책기조를 유지하거나 관련업계 요구사항을 밀도 있게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 구체적인 방향제시가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다.

김응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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