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필호 삼보컴퓨터 마케팅팀장

PC업계에 `슬림화 열풍'이 불고 있다. 국내 주요 PC 제조업체 제품은 물론 용산전자상가의 조립PC 시장에서도 슬림PC가 인기를 끌고 있다.

슬림PC가 각광을 받는 이유는 마케팅의 흐름과 관계 있다. 과거 소비자와 기업의 역할은 공급과 구매 행동으로 철저히 양분돼 있었다. 그러나 시장에서 종래의 낡은 개념은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다. 소비자는 기업이 생산하는 재화와 용역에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폭이 넓어졌고 기업은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에 부합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이른바 `프로슈머 마케팅'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신규 업체의 도전과 포화상태에 이른 상황 등으로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PC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PC시장은 보급률의 확대로 인해 신규 수요는 줄어들고 교체수요가 전체의 70% 이상에 달한다. 따라서 PC를 한번 이상 구매해 본 소비자, 즉 PC에 대해 더욱 다양한 요구 사항을 가질 수 있는 소비자가 PC를 구매하는 시대가 됐다.

과거 소비자들이 관심을 가졌던 빠른 데이터 처리속도, 넉넉한 저장 공간 등 기능적 측면은 기본조건이 되어버렸고 이제 소비자들은 디자인과 편의성 등을 PC 구매시 주요 선택기준으로 삼는다.

최근 선보인 슬림PC는 펜티엄4 2㎓ 이상의 CPU에 기록형 DVD 드라이브 탑재 등 고사양을 채택하고 있음에도 부피나 무게는 기존 데스크톱 PC의 절반에 불과하다. 게다가 디자인 또한 홈 인테리어 아이템으로 손색이 없을 뿐만 아니라 범용직렬버스(USB), IEEE1394 등 각종 포트를 전면부에 배치해 이용의 편리성을 더했다.

슬림PC는 그동안 유명무실했던 `데스크톱'의 의미를 되살려준 R&D의 결정체다. PC업계의 `슬림화 경쟁'은 하나의 경향이 아니라 `프로슈머 마케팅'을 충실히 이행해 치열한 경쟁체제에서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려는 기업의 의지가 반영된 산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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