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와 SK텔레콤간 주식맞교환 협상이 5개월여 만에 전격 타결됐으나 양사가 받아들이는 협상결과는 사뭇 다르다.

KT는 SK텔레콤과의 지분 정리에 안도하며, 민영화를 마침내 완성했다는 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반면 SK텔레콤은 공식 입장표명을 유보하면서도 행간에 `불만족'을 내비치고 있다.

일각에서는 예상보다 빨리 협상이 급진전된 것은 정보통신부의 보이지 않는 `외압'에 따른 것으로, SK텔레콤이 고육책으로 조기 합의를 선택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협상 급진전 배경=업계 일각에서는 SK텔레콤이 KT주식 맞교환에 전격 합의한 데 대해 주변 상황이 그만큼 SK텔레콤에 불리하게 전개되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SK텔레콤의 SK신세기통신 합병인가 조건 불이행에 대한 제재 방안을 놓고 정통부의 정책심의회가 15일 개최될 예정이라는 점에서 뭔가 석연치 않다는 의심 어린 시각이 걷히지 않고 있다.

정통부가 합병 이행 건을 놓고 영업정지 등 강경한 조치를 취할 것에 대비해 KT와 주식맞교환이라는 협상 카드를 조기에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전임 KT사장이 정통부 장관으로 자리를 옮겨가면서 상당한 `입김'을 불어넣었다는 관측도 유력하다.

결국 그동안 SK텔레콤이 KT의 최대주주로 KT경영권을 장악할지 모른다는 우려와 함께 양사 간 주식맞교환을 강력히 종용해왔던 정통부가 사업자 규제를 무기로 SK텔레콤의 등을 떼밀었다는 분석에 업계관계자들은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KT, 일단 안도 분위기=KT는 이번 거래에 일단 안도하는 표정이다. 지난 8월 20일 정관개정을 통해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SK텔레콤의 경영 참여를 원천 봉쇄하기는 했지만 SK텔레콤이 보유한 지분은 아무래도 짐이 돼 왔던 게 사실이다. 따라서 예상보다 빨리 SK텔레콤으로부터 맞교환 합의를 이끌어 낸데 대해 만족해하고 있다.

KT는 이번 합의로 지난 5월 이후 주식맞교환에 쏟아왔던 소모적인 에너지를, 민영KT를 완성하는데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SK텔레콤과의 지분 관계를 사실상 완전 청산함으로써 KT-KTF-KT아이컴으로 이어지는 유무선 종합통신그룹으로서 한 축을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T측은 합의서 교환 이후 공식 논평을 통해 전문경영체제를 바탕으로 통신시장의 사적 독점을 배제하겠다는 정부의 KT 민영화 정책이 목적대로 달성돼 진정한 민영화가 완성됐다며 어려움 속에서도 적극적인 협상을 통해 오버행(Overhang) 해소라는 투자자들의 요구를 충족시켰다고 평가했다.

KT는 특히 그동안 시장이나 KT의 경영 및 지배구조에 대한 불확실성이 제거돼 진정한 민영 KT로서 투명경영을 이뤄갈 수 있게 됐다며 이번 거래를 통해 부채 감소, 자본 증대를 통한 재무구조가 개선돼 공격적인 신사업 개발 및 서비스 고도화가 가능하게 됐다고 밝혔다.

◆SK텔레콤, `울며 겨자먹기'=SK텔레콤은 KT지분을 보유함에 따라 통신시장을 장악하려 한다는 비난에서부터 924억원에 이르는 직접적인 주가 시세 손실, 3345억원의 주식맞교환 비용 등 득보다는 실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 관계자는 KT와의 주식맞교환에서 SK텔레콤에 아쉬울 것이 없는 상황이었으나 지난달 말부터 협상에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며 오버행 물량을 가장 적절한 가격으로 해소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일단 만족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임윤규기자.강희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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