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에너지를 담아놓았다가 필요할 때 뽑아 쓸 수 있는 것이 전지와 콘덴서 혹은 커패시터(Capacitor )로 불리는 전기화학 축전기다. 서로 닮은꼴이면서도 둘은 크게 다르다.

커패시터는 2차전지보다 충방전이 빠르고 94% 가량의 충방전 효율을 갖고 있다. 단위 중량당 에너지 밀도는 낮지만 단위시간에 사용할 수 있는 동력밀도는 훨씬 높다.

이 둘은 주전자와 컵에 비유되곤 한다.

주전자는 물을 많이 담을 수 있지만 들어있는 물을 한번에 쏟아내기는 어려운 반면, 컵은 물을 담는 양은 적은 반면 한번에 컵을 비울 수 있다.

이 때문에 커패시터는 짧은 시간동안에 큰 전기에너지를 충전하거나 방전해야 하는 용도에 적합하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KIER) 에너지저장연구센터(센터장 김종휘)는 초고용량 커패시터, 2차전지와 커패시터의 장점을 딴 하이브리드전지(Capattery)를 개발하고 있다.

이 센터는 1994년부터 연구를 시작해 초고용량 커패시터와 하이브리드 전지를 개발했다.

탄소섬유를 전극으로 수용성 전해액을 채용한 초고용량 캐패터리는 1V/8000F에서 12V/80F급, 그리고 차량용 배터리와 함께 듀얼모드로 차량시동용에 쓸 수 있는 15V/40F급까지 다양하다.

또 1.6V/6000F급과 1.6V/1200F급의 하이브리드전지 시제품도 개발했다.

센터의 실험실은 소규모 생산시설에 가깝다.

연구소 입구에서 오른편에 있는 실험실을 찾았을 때 엷은 파란색 계통의 실험복을 입은 연구원들이 알루미늄 재질의 양극 기판에 고순도의 활성탄소를 입히고, 한쪽에서는 전극물질의 소재성능을 확인하는 충방전 시험이 한창이었다.

시제품 생산이 가능한 연구기자재 인프라도 갖추고 있었다.

알루미늄 분말을 소결하는 오븐에서 탄소분말을 분사해 다공성 알루미늄 판에 붙이는 코딩기계에서 전해액 충전기계, 충방전 테스트 장비, 습도가 없는 청정실 등.

현재 센터 연구팀은 과학기술부 국가지정연구실 사업으로 300V급 하이브리드형 전해 커패시터를 개발중이다.

센터는 5월말까지 1단계 연구사업기간에 목표로 했던 50V급을 단숨에 뛰어넘어 300V까지 가능함을 실험실에서 입증했다.

여기에 기존 전해 커패시터보다 높은 주파수에서 사용이 가능하고, 낮은 주파수에서는 용량이 커지는 것을 확인하는 등 흡족한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센터측은 설명했다.

내년 하반기에는 실험실 수준에서의 시제품을 내놓고 2004년까지는 제품화가 가능한 정도의 시제품을 선보인다는 게 목표다.

현재의 개발 타깃은 더 넓은 주파수나 충방전 범위에서 사용이 가능한 새로운 타입의 전해 커패시터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소재를 개발하는 연구도 병행하고 있다.

알루미늄 분말을 열처리하고 박막을 입혀 저가의 범용 양극소재를 개발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시제품도 한 두개 만드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개발품당 30~40개를 만들어 관련 기업이나 연구기관의 피드백(Feed Back)을 받는 개발전략을 취하고 있다.

김종휘 센터장(46)은 "초고용량 커패시터 기술은 2차전지, 전해 커패시터 등과 결합하면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낼 것으로 예상된다"며 "커패시터 기술은 전기에너지를 쓰는 전기전자기기의 신뢰성을 높이고 수명을 길게 할 수 있기 때문에 계속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조규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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