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마치고 첫 장이 열린 23일 국내 양대 증시가 미국발 악재에 맥없이 무너졌다. 거래소 종합주가지수는 장이 열리자마자 그동안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700선이 무너지면서 670대로 주저앉았고, 최근 거래대금마저 떨어져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던 코스닥 종합지수도 51.83으로 장중 전저점인 53.26(9월16일)을 경신했다.

증시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이처럼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것은 무엇보다 연휴 기간중 미국 증시가 급락한데 따른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지표의 저조한 흐름과 기업실적 부진, 전쟁에 대한 우려감 등이 여전히 상존하고 있어 당분간 상승보다는 하락쪽에 무게를 두는 투자전략이 필요하다”며 “650~700선의 박스권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거래소=전문가들은 일단 700선이 무너진만큼 장중 전저점(660포인트) 부근인 650~660선에서 1차 지지선이 형성되겠지만 투자심리가 워낙 얼어붙은 상태여서 미국 증시 상황에 따라 그 이하로 내려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피데스투자자문의 김한진 상무는 “한동안 강력한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거래소의 700선이 무너지자 기관들이 현·선물시장에서 손절매에 나서 물량을 털어낸 것이 지수 하락을 심화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증시의 급락은 경기회복에 대한 불신을 해소시켜주지 못한데 따른 투자자들의 초조감이 금융시장을 엄습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미국 증시의 극적 반등이 없는 한 국내 증시도 당분간 어려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KGI증권의 윤세욱 이사는 “미국 증시의 급락, 전쟁가능성에 따른 유가 및 금값 인상, 반도체 현물가격의 약세 등이 이날 지수급락의 주된 원인이었다”며 “국내 경제가 미국보다 나은 형편이기는 하지만 방향성은 같아 조만간 전저점인 660선을 테스트할 확률이 높다”고 전망했다.

◈코스닥=코스닥의 급락도 미국 증시의 영향이 가장 컸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삼성증권 손범규 수석연구원은 “미국 기업들의 3분기 실적, 각종 경기지표 등이 시장의 기대치에 못미치면서 국내에서도 이에 따른 실망 매물이 출회돼 주가 급락을 이끌었다”고 말했으며, 교보증권의 김승익 투자정보팀장은 “수급불안·거래량감소·투명성 악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했지만 이날 증시는 해외증시 불안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거래소 종합지수가 장중 전저점인 660선을 지켜낼 경우 코스닥 종합지수의 다음 지지선은 50선에서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대우증권 황준현 선임연구원은 “이날 양대 시장의 급락은 시장참여자들이 미국 증시에 지나칠 정도로 민감하게 반응한 탓”이라며 “코스닥이 추가 급락할 여지는 크지 않아 50선에서 다음 지지선이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LG투자증권의 서정광 연구원은 “외부에서 전해지는 시장 모멘텀·통화정책·시장내 수급측면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 투매가 더 진행되고 나서야 시장이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며 “50선에서 심리적 지지선이 형성될 것으로 보여 ‘55 이하 매수’라는 기존 의견을 ‘50 이하 매수’로 수정한다”고 밝혔다.

<박상현.김은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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