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전시장이 확대일로를 달리고 있다.

월드컵 특수 영향과 경기회복 기대심리 등으로 최근 고가제품이 날개 달린 듯 팔리고 있으며, 보급율이 포화상태에 이르지 않은 김치냉장고와 에어컨을 중심으로 수요 확대가 지속적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전자산업진흥회에 따르면 올해 국내 가전시장 규모는 지난해(6조5000억원)에 비해 5.5% 신장한 6조900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00년에 국내 가전시장이 5조원 규모였던 것을 감안하면 매년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가전시장 왜 급성장하나= 업계에 따르면 지난 97년 IMF 환란이후 침체되어 있던 소비심리가 최근 다시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중형자동차 및 고급가전시장 등으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맞물려 디지털 방송 개시 및 월드컵 특수 등으로 고급 영상가전과 DVD플레이어·양문형냉장고 부문이 기존제품의 대체수요로 시장이 커지고 있다. 또 김치냉장고·에어컨 등이 일반화되면서 이 부문 시장규모도 급속히 커졌다.

TV는 29인치 이상의 대형기종 선호가 지속되고 있으며 월드컵 특수에 따른 디지털TV로의 대체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개인용 가전시대를 맞아 학습용 및 게임용 등으로 각 방마다 14인치에서 21인치 소형TV의 수요도 꾸준한 증가 추세에 있다. VCR는 지난 2000년을정점으로 점차 수요가 줄고 있으나 대체 수요인 DVD플레이어의 일반화로 그 공백을 메워 주고 있으며, 이러한 과도기에서 DVD와 VCR의 복합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냉장고는 국내 가전시장을 40% 이상 성장시킨 대표적인 품목이다. 우선 양문형 냉장고의 대중화로 인해 현재 국내 신규 구매 냉장고 시장의 30% 이상이 양문형 냉장고로 전환되어가는 추세이다. 여기에 김치냉장고의 수요증가로 인해 지난해 전체 가전시장의 4분의 1이 냉장고 시장이었다는 분석이다.

이밖에 에어컨의 경우 아직 보급율이 포화상태에 이르지 않았으며, 세탁기 및 전자레인지의 시장은 수요 정체상태로 신장세 둔화가 예상되지만, 각 가정의 대형화 추세에 맞춰 대체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분석했다.

◆가전제품의 양극화 현상 심화= 최근 각 백화점에는 가전매장이 다시 등장하고 있다. 지난 90년대말 이후 매장크기 대비 이윤이 적어 백화점에서 서서히 모습을 감추었던 가전매장이 다시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백화점 가전매장에는 주로 100만원대 이상의 디지털TV·에어컨·김치냉장고·디지털 캠코더 등의 고급가전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고급가전은 각 가전사에서 멤버십을 운영하거나 백화점에서도 별도의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해 준다.

반면 50만원대 이하의 소형TV·전자레인지·세탁기 등 중저가제품들은 백화점 대신 할인점 등에서 취급하고 있다. 할인점에서 판매하는 가전제품의 주요 특징은 제조업체의 브랜드나 원산지 등은 크게 중요하지 않고, 디자인과 가격이 얼마나 저렴한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또 할인점 가전제품들은 몇년 쓰고 버린다는 개념의 ‘커머디티’(Commodity)화가 되어버린 것이 특징이다. 70~80년대에 오랫동안 가전제품을 사용하기 위해 몇 개월씩 할부로 구입하던 때와는 개념이 크게 바뀐 것이다. 할인점에서 최근 PB(Private Brand)제를 도입, 자체 브랜드로 활용하는 사례가 일반화되고 있는 것도 소비자의 기호에 맞춰 저가에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백용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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