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불교통신용카드’ 서비스를 놓고 신용카드사들과 시스템공급업체들간 갈등이 위험수위를 넘어섰다. 또 후불교통신용카드 공급권을 놓고 인텍과 씨엔씨엔터프라이즈간 새로운 특허권 분쟁도 불가피하게 됐다.

서울시 버스단말기를 공급하는 인텍(Intec)은 지난달 31일부터 BC카드(35만장)와 LG카드(17만장) 등이 발급한 전체 51만장 후불교통카드에 대해 일방적으로 서비스를 중지해 이 카드를 소지하고 있는 시민들이 영문도 모른채 버스탑승을 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인텍은 올해초 후불교통카드 시장에 뛰어든 삼성·LG·BC·외환카드와 하나·한미·신한은행 등 7개 카드사업자들이 자사 교통결제단말기를 무단사용했다며 이같은 조치를 내렸다. 또 7개 카드사가 발급한 카드를 인식하는데 필요한 단말기개선사업에 40억원을 투자했기 때문에 수혜자인 7개 카드사가 투자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 3일 오후 인텍과 7개 카드사들을 모아놓고 중재에 나서 ▲7개 카드사가 인텍에 30억원을 분담해 지원하고 ▲앞으로 7개 카드사가 발급하는 후불교통카드의 40%를 인텍에서 공급받는다 는등 조건에 합의해 서비스 중단사태는 이틀만에 일단락됐다.

그러나 시민을 볼모로 한 분쟁방식과 합의조건이 또다른 분쟁가능성을 지니고 있어 이번 사태후유증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비스 중단 배경 〓 직접적인 책임은 서울시 버스조합에 있다. 버스조합은 후불신용카드 결제에 따른 가맹점 수수료를 7개 카드사에 일정기간마다 정산에 주고 카드사들은 버스조합으로부터 받은 가맹점 수수료중 일부를 다시 인텍에 주기로 올해초 조건을 맺었다. 인텍은 7개 카드사로부터 가맹점 수수료중 일부를 받아 단말기 개선비용으로 충당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무슨 이유인지 버스조합은 가맹점 수수료를 7개 카드사들에게 지급하지 않았고 이로 인해 카드사들은 버스조합 가맹점 수수료 미지급을 이유로 인텍측에 돈을 지급하지 않았다. 결국 인텍은 40억원 단말기 개선비용을 받아내기 위해 이를 7개 카드사들의 서비스를 중단시킨 것이다.

이에 대해 버스조합과 7개 카드사, 인텍 등 모두가 시민을 볼모로 ‘위험한 게임’을 했다는 점에서 도덕적인 비난을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후불교통카드 특허권 분쟁 불가피 〓 서울시 중재조항중 논쟁의 소지가 있는 것은 ‘7개 카드사가 앞으로 후불교통카드의 40%를 인텍으로부터 공급받는다’는 조건이다. 이는 바로 후불교통카드 특허권을 가지고 있는 씨엔씨엔터프라이즈(대표 전영삼)와 직접적인 이해가 걸려있기 때문이다.

후불교통카드 특허권은 국민카드와 씨엔씨엔터프라이즈가 공동소유하고 있다. 이로 인해 7개 카드사들은 현재 국민카드와 씨엔씨에 카드 1장 발급할 때마다 일정 특허료를 지급하고 있다. 문제는 지난해 11월초 7개 카드사가 씨엔씨와 특허권 협상을 진행하면서 후불교통카드는 일정기간동안 씨엔씨로부터 100% 공급받기로 합의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만약 인텍이 이중 40%를 공급하기로 했다면 씨엔씨와 협상결과를 부정한 셈이 된다.

결국 씨엔씨가 이번 인텍과 7개 카드사가 합의한 조건에 대해 ‘특허권 침해’를 주장할 가능성이 커졌다. 씨엔씨 매출중 후불교통카드 납품비중이 전체매출의 80%에 육박해 이 문제가 명쾌하게 정리되지 않을 경우 주가에도 심각한 악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박기록기자>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