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화 문제로 한동안 주춤했던 케이블업계의 디지털 전환이 복수케이블TV방송사업자( MSO)를 중심으로 서서히 활기를 띠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업자는 정통부가 표준규격으로 제시한 오픈케이블의 유예안마저 지키지 않고 있어 향후 적지 않은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큐릭스가 디지털케이블미디어센터(DMC) 구축을 위한 사업자를 선정한 데 이어 씨앤앰커뮤니케이션도 이번주중으로 디지털 전환에 따른 세부계획을 마무리지을 방침이다. 한빛아이앤비 역시 조만간 사업자에게 디지털 전환작업에 필요한 RFP(Request For Proposal)를 제시할 계획이다.

사업자는 정통부가 디지털케이블 표준방식으로 '오픈케이블'의 강행의지를 보임에 따라 명목상으로는 오픈케이블 표준규격을 준수한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사실상 장비선정 등에 있어 표준 유예안인 POD 인터페이스를 갖추는 것조차 지키지 않아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이 아니냐는 지적마저 일고 있다.

◈추진현황=국내 최대 케이블TV방송 사업자인 씨앤앰커뮤니케이션(대표 오광성)은 오픈케이블로 방침을 정하고 이번주 안으로 서비스 개시일을 비롯한 세부적인 안을 만들어 추진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서울 강북지역의 최대 복수SO(MSO)인 큐릭스(대표 원재연)는 지난달 말 디지털방송을 위한 DMC 구축사업자로 삼성SDS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을 선정해 계약을 체결했다. 큐릭스는 삼성SDS와 포괄적인 시스템 공급계약을 통해 오는 12월에 디지털케이블TV 시험서비스를 개시하고 내년 3월 안으로 본격적인 상업방송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한빛아이앤비(대표 이필상) 역시 컨설팅 업체인 IBC로부터 받은 디지털 전환작업에 필요한 사업보고서를 토대로 사업방향을 세우고 조만간 사업자에게 RFP를 제시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현재 SO를 규합하기 위한 물밑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문제점=사업자는 정부가 오픈케이블을 표준규격으로 강행함에 따라 이를 준수한다는 방침 아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오픈케이블 장비 및 기술규격이 완성되지 않은 상태라 위험부담이 크기 때문에 우선은 오픈케이블 규격이 아닌 셋톱박스를 통해 시험서비스를 거치고 향후 제대로 된 제품이 출시됐을 경우 이를 교체해서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업체 한 관계자는 "정통부의 요구대로 헤드엔드 제품의 경우 오픈케이블 규격제품을 준수하고 있지만 셋톱박스는 아직 상용화된 제품이 없기 때문에 우선은 업체에서 제공 가능한 제품을 가지고 시험서비스를 실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POD 인터페이스를 갖출 경우 단가가 5만~6만원 정도 더 들어가기 때문에 우선은 인터페이스를 갖추지 않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도 "POD 인터페이스를 갖추더라도 이러한 인터페이스가 향후 추가될 기술과 연계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형식적인 모양새일 뿐"이라며 "현재 상황에서 POD 인터페이스를 갖추고 갖추지 않고의 여부는 기술적으로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들 업체 외에도 상당수의 사업자가 겉으로는 오픈케이블 방식을 준수한다고 하면서도 오픈케이블 방식의 솔루션에 대해 장비신뢰도 및 위험부담 때문에 내부적으로는 오픈케이블 규격이 아닌 장비를 채택할 예정이어서 디지털케이블TV 표준을 둘러싼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박현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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