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만물은 대개 시간에 따라 그 모양과 성질이 변하며, 이러한 변화는 만물이 갖는 그 특징과 다양성의 근원이 되기도 한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자연의 변화 중 일부(견해에 따라서는 대다수)를 화학반응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실제로 화학반응에 의한 물질의 변화는 만물을 구성하는 원자에 속해있는 전자들의 재배치(혹은 전자의 이동)가 그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화학반응에 의한 물질의 변화를 설명하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가장 단순한 방법의 하나가 바로 산화와 환원이라는 전자이동의 개념을 이용하는 것이다. 산화란 흔히 어떤 물질이 산소와 결합하는 것이라고 설명되지만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어떤 물질(원자나 분자)이 전자를 잃어버리는 현상이며, 반대로 전자를 얻는 경우를 환원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전자이동의 결과로 우리는 세포의 노화현상, 금속의 부식, 알코올의 대사와 같은 잘 알려진 화학변화에서부터 매우 다양한 물질의 변화 현상을 설명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전자이동 현상을 가장 손쉽게 접하게 되는 것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전지일 것이다.

흔히 건전지라고 불리는 가장 대중적인 전지는 양극에서 아연이 산화되며, 음극에서는 이산화망간이 환원되는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 이 전지의 작동전압은 0.9∼1.4V이며, 산성용액의 조건 하에서 이러한 반응이 일어나고 있다.(결국 건전지는 단어가 의미하는 것처럼 건조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산성조건에서 반응이 일어나는 일반적인 건전지보다는 알칼리성 조건을 사용한 건전지가 수명이 보다 길며, 이러한 전지를 요즘 알칼라인 전지라고 부른다. 이러한 전지들은 양극과 음극에서 생성된 물질들이 서로 혼합되는 구조로 되어있기 때문에 보통 단 한번 사용되고 버려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이러한 전지들을 1차전지라고 부른다.

이에 반해, 재충전하여 사용되는 전지들을 2차전지라고 부르며, 자동차의 배터리로 잘 알려진 납축전지와 비디오, 캠코더 등에 많이 사용하는 니켈-카드뮴(니카드, Ni-Cd)전지 등이 대표적인 것들이다. 니카드전지는 방전될 때까지 일정한 전압이 유지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으나 메모리 효과라고 하는 약간의 문제점도 있다. 따라서 사용자들은 제조사가 제안하는 전지의 수명 연장을 위한 사용방법을 숙지하여 이용해야 한다.

최근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으로 연료전지가 있다. 연료전지는 반응물이 떨어지면 다시 충전해 주어야 하는 축전지와는 달리 외부에서 반응물을 계속적으로 공급해 줄 수 있는 에너지 전환장치이다. 잘 알려진 연료전지는 우주선에 전기동력을 공급하기 위해 NASA에서 개발한 H2/O2 유닛이다. 이 연료전지는 수소가 산소에 의해 산화될 때 발생하는 에너지를 이용하는 것이며, 반응의 최종생성물은 물이다. 이 물은 다시 정제하여 우주비행사들의 음료로 사용되는데 그 양이 매우 충분하다. 연료전지는 축전지와 비교하여 경량화가 가능하며 그 효율이 매우 높다.

현재 이러한 연료전지를 자동차에 응용하여 전기자동차를 만드는 연구가 매우 깊이있게 진행되고 있다. 현 단계에서 매우 훌륭한 전기자동차를 상용화하는 것은 가능하다. 그러나 일반 소비자들의 입장에서 값싸고 편리하며 충분한 고속주행이 가능한 화석연료(가솔린, 경유, 액화가스) 차와 비교하면 아직도 아쉬운 면이 많이 느껴지는 것이 문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기자동차는 곧 우리가 반드시 선택해야할 하나의 대체 운송수단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규성 (건양대 교수, 이론물리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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