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를 보면 볼수록 화질이나 음향에 점점 더 민감해진다. 사운드가 DTS가 아니면 왠지 손길이 가지 않는 탓도 요새 절로 붙어버린 버릇이다. ‘8월의 크리스마스’로 유명한 허진호감독의 2번째 영화 ’봄날은 간다’도 DTS 음향에 최신 영화답게 텔레시네(디지털로 영상을 옮기는 작업) 작업이 잘 됐다는 입소문에 진작부터 보고 싶은 타이틀이었다.
그렇지만 본편을 다 보고나서 막상 느낀 것은 ‘지난 날의 쓰리고 아픈 풋사랑’의 추억이라고나 할까. 누구나 더 젊었던 시절에 다른 누군가를 애타게 좋아하고 사랑하고 헤어진 경험이 한번이라도 있다면 ’봄날은 간다’의 ’봄날’은 아마도 먼지 폴폴 나는 빛바랜 사진첩을 몰래 열어본 것처럼 가슴 뭉클해질 것이다. 역시 DVD라는 미디어 특유의 맛은 이런 감동을 얼마나 좋은 사운드와 깔끔한 화질로 들려주고 보여주느냐에 달려있는 것 같다.
첫 시작에서 메뉴가 뜰 때 수채화를 보는 것처럼 잔잔하게 시작되는 ’봄날의 간다’ DVD. 영화 본편으로 가면 1.85대1의 아나몰픽 와이드화면으로 허감독의 영상미가 잘 드러난다. 서울과 강원도를 오가며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운 영상과 고향의 정취가 물씬 풍겨난다. 깊은 산속 사찰에서 눈 오는 날의 풍경소리를 녹음하는 두 주인공의 한적한 모습이나 삼척에서 찾은 대나무숲이 바람에 흔들려 허리와 머리를 휘청거리며 내는 “쏴아-”하는 소리는 깊은 인상을 남긴다.
영화 마지막에 가서 두 주인공이 헤어지는 서울 어느 거리의 벚꽃이 하얗게 이어지는 그윽한 정경이나 상우가 홀로 전남 강진에서 보리밭 바람소리를 채취하는 모습도 놓치지 말아야할 명장면이다.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라며 항변하는 녹음기사 상우(유지태 분)에게 “우리 헤어지자”는 말을 얄밉게 툭툭 내던지는 라디오 PD 은수(이영애 분)... 자연의 소리를 찾아 함께 녹음 작업을 하면서 사랑이 익어가고 두 사람의 만남 탓에 DTS 5.1채널을 지원하는 영화 사운드는 처음부터 끝 맛까지 상큼하고 명쾌하다.
7000장 한정판으로 일련번호까지 붙여 소장의 기쁨을 배가시켜줬다. 2장의 디스크에 다양한 서플(부록)을 담았다. 본편 디스크에는 영화를 보면서 씬마다 다르게 촬영된 장면으로 오고 갈 수 있는 비교기능(tranfigured performance)이 있어 눈길을 끈다. 한 씬의 완성을 위해 숱한 시행착오와 선택이 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아쉽게도 영화 본편에는 자막이나 커멘터리가 없지만 서플 디스크로 가면 주요 제작과정을 허감독의 육성해설도 만날 수 있다. 감독과주인공들의 인터뷰, 김윤아와 유지태의 뮤직비디오 5편과 삭제장면 모음집 등 이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남다른 배려가 돋보인다. 특히 영화에 등장했던 아름다운 자연의 소리만을 모아 들려주는 ‘사운드 콜렉션’ 코너는 바쁜 일상 속에 움추린 요즘 사람들에게활력소가 되지 않을까. 스타맥스 제작. 21일 출시. 2만7500원
김종래 DVD칼럼니스트 kim@journalist.com
그렇지만 본편을 다 보고나서 막상 느낀 것은 ‘지난 날의 쓰리고 아픈 풋사랑’의 추억이라고나 할까. 누구나 더 젊었던 시절에 다른 누군가를 애타게 좋아하고 사랑하고 헤어진 경험이 한번이라도 있다면 ’봄날은 간다’의 ’봄날’은 아마도 먼지 폴폴 나는 빛바랜 사진첩을 몰래 열어본 것처럼 가슴 뭉클해질 것이다. 역시 DVD라는 미디어 특유의 맛은 이런 감동을 얼마나 좋은 사운드와 깔끔한 화질로 들려주고 보여주느냐에 달려있는 것 같다.
첫 시작에서 메뉴가 뜰 때 수채화를 보는 것처럼 잔잔하게 시작되는 ’봄날의 간다’ DVD. 영화 본편으로 가면 1.85대1의 아나몰픽 와이드화면으로 허감독의 영상미가 잘 드러난다. 서울과 강원도를 오가며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운 영상과 고향의 정취가 물씬 풍겨난다. 깊은 산속 사찰에서 눈 오는 날의 풍경소리를 녹음하는 두 주인공의 한적한 모습이나 삼척에서 찾은 대나무숲이 바람에 흔들려 허리와 머리를 휘청거리며 내는 “쏴아-”하는 소리는 깊은 인상을 남긴다.
영화 마지막에 가서 두 주인공이 헤어지는 서울 어느 거리의 벚꽃이 하얗게 이어지는 그윽한 정경이나 상우가 홀로 전남 강진에서 보리밭 바람소리를 채취하는 모습도 놓치지 말아야할 명장면이다.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라며 항변하는 녹음기사 상우(유지태 분)에게 “우리 헤어지자”는 말을 얄밉게 툭툭 내던지는 라디오 PD 은수(이영애 분)... 자연의 소리를 찾아 함께 녹음 작업을 하면서 사랑이 익어가고 두 사람의 만남 탓에 DTS 5.1채널을 지원하는 영화 사운드는 처음부터 끝 맛까지 상큼하고 명쾌하다.
7000장 한정판으로 일련번호까지 붙여 소장의 기쁨을 배가시켜줬다. 2장의 디스크에 다양한 서플(부록)을 담았다. 본편 디스크에는 영화를 보면서 씬마다 다르게 촬영된 장면으로 오고 갈 수 있는 비교기능(tranfigured performance)이 있어 눈길을 끈다. 한 씬의 완성을 위해 숱한 시행착오와 선택이 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아쉽게도 영화 본편에는 자막이나 커멘터리가 없지만 서플 디스크로 가면 주요 제작과정을 허감독의 육성해설도 만날 수 있다. 감독과주인공들의 인터뷰, 김윤아와 유지태의 뮤직비디오 5편과 삭제장면 모음집 등 이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남다른 배려가 돋보인다. 특히 영화에 등장했던 아름다운 자연의 소리만을 모아 들려주는 ‘사운드 콜렉션’ 코너는 바쁜 일상 속에 움추린 요즘 사람들에게활력소가 되지 않을까. 스타맥스 제작. 21일 출시. 2만7500원
김종래 DVD칼럼니스트 kim@journalis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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