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들은 대부분 충분한 음식물을 섭취하고 있으며 따라서 특별한 음식물 조절을 하지 않는 한 영양과잉 상태가 되기 쉽다.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체중감량과 건강유지를 위해 식이요법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과학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들도 음식물과 영양에 관련된 전문용어들에 상당히 친숙해 있다. 최근 들어 서구화된 식단의 영향으로 예전에는 흔하지 않았던 심장관련 질병이 눈에 띠게 늘었으며,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콜레스트롤 (cholesterol)’이란 단어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듯 하다.

콜레스트롤은 27개의 탄소와 46개의 수소 그리고 한 개의 산소로 이루어진 지방질의 일종이며, 구조는 육각형과 오각형이 어우러진 매우 특이한 구조(그러나 과학자들에게는 매우 친숙한 구조이다)를 갖고 있다. 이미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것처럼 육류, 우유, 계란과 같은 동물성식품에는 콜레스트롤의 함유량이 높으며, 식물성 제품은 지방의 함유량에 관계없이 콜레스트롤을 함유하고 있지 않다. 동물성식품에 많은 콜레스트롤이 함유되어 있다는 것은 동물의 몸에 그것은 꼭 필요한 물질이라는 의미이며, 결국 우리 인간에게도 콜레스트롤은 꼭 필요한 물질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우리 몸은 우리 자신을 위해 콜레스트롤을 합성해야 하는 것이다. 실제로 콜레스트롤은 우리의 생존에 필수적인, 비타민, 호르몬, 담즙 등을 만드는 원료가 된다. 인체는 외부에서 콜레스트롤이 공급되지 않으면 단기간에 필요로 하는 음식물에 비해 과량으로 제공된 음식물을 가지고 이것을 합성한다. 이런 의미에서 식물성지방도 콜레스트롤을 만드는 좋은 원료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몸에 과량으로 축적되는 콜레스트롤은 주로 콜레스트롤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음식물에 의해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콜레스트롤의 수치가 높다는 것은 건강의 적신호로 판정된다. 콜레스트롤은 지방질의 물질이므로 물에는 녹지 않는다. 따라서 혈액에도 녹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여 혈액에 콜레스트롤이 녹아 혈관에 쌓이는 것일까? 재미있게도 콜레스트롤은 그 구조적 특성상 지방단백질 (lipoprotein)과 결합하게 되면 혈액에 녹을 수 있다. 지방단백질과 결합된 콜레스트롤 (일반인들이 알고 있는 콜레스트롤이 바로 이것이다)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으며, 지방의 함유량이 높은 저밀도지방단백질 (VLDL)과 고밀도지방단백질 (HDL)로 분류된다. 일반적으로 저밀도지방단백질은 혈류를 따라 이동하여 혈관벽에 쌓이고 심장질환의 원인이 된다. 그러나 고밀도지방단백질은 반대로 혈액 내에 존재하는 콜레스트롤을 붙잡아 제거하는 좋은 역할을 한다. 이러한 이유로 흔히 저밀도지방단백질을 “나쁜 콜레스트롤”로 고밀도지방단백질은 “좋은 콜레스트롤”이라 부르기도 한다.

원래 물에 녹지 않는 물질인 콜레스트롤이 교묘하게도 지질단백질과 결합하여 혈액에 녹아 과량의 음식물을 제공받는 인간의 건강에 위협을 주는 것을 보면 신비한 자연의 섭리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자연계에서 먹이사슬의 최고에 위치한 동물중 인간을 제외하고는 어떤 동물도 필요 이상의 음식물을 섭취하지 않는다. 그러고 보면, 좋은 콜레스트롤과 나쁜 콜레스트롤의 존재 의미는 절제된 삶을 살라는 자연의 법칙처럼 보인다.

정규성 (건양대교수 이론물리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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