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의 월드컵 축구경기가 개최된 지난 10일 오후, 서울 가락동에 있는 어울림정보기술 사장실에서 미국 출장 준비에 바쁜 장문수 사장(46)을 만났다. 공교롭게도 그날 월드컵 경기 관람까지 포기해가며 그를 만났던 것은, 2년 전 미국에 설립한 조인트벤처 ‘마이크로시큐어’의 본격적인 영업 전개를 앞두고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출장 일정을 미룰 수 없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이는 한번 목표한 일은 어떻게든 성사시키려고 노력하는 장 사장의 스타일을 보여주는 사례이지만, 그 때문에 장 사장은 연신 “미안하다”는 말을 되풀이하며 인터뷰에 응했다.
▶ ‘전산쟁이’에서 ‘영업맨’으로
장 사장을 오랫동안 지켜본 사람들은 그의 ‘도전정신’에 대해 이야기한다. 개발자로서의 자긍심을 버리고 영업일선에 뛰어든 것이나, 모든 사람들이 좌절에 빠진 IMF 때 특별한 사업적 기반도 없이 창업을 감행한 것 등에서 알 수 있듯이 새로운 세계를 향한 그의 도전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것이다.
사실 장 사장은 국내 전산과의 원조인 숭실대 전산과를 나온 오리지널 ‘전산쟁이’다. 졸업 직후 두산정보통신에 입사해 10여년간 개발 부문에서 일해왔고, 인사관리시스템을 포함해 당시 그가 개발한 다수의 시스템이 아직도 두산그룹 곳곳에서 사용되고 있다.
개발자로서 승승장구하던 그가 전기를 맞은 것은 역설적이게도 모든 전산쟁이의 꿈이라 할 수 있는 ‘정보관리기술사’ 자격증을 취득하면서부터다. 더욱 안정적인 지위를 기대했던 그에게 회사는 ‘대외사업팀장’이라는 영업직을 제시했다. 당시 두산정보통신은 그룹 내에서 그룹 외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대외사업팀을 신설했는데, 기술적 기반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사교성과 친화력이 뛰어난 그가 신설팀의 팀장으로서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해 일을 맡겼던 것이다.
적잖은 고민 끝에 장 사장은 이 제안을 받아들였다. ‘철저히 영업맨이 되자’고 결심했다. 하지만 마치 외판원 대하듯 무시하고, 철석같이 수주를 약속했다가 말을 뒤집는 고객사들의 태도에는 솔직히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장 사장은 영업을 꼭 이겨야할 일종의 ‘게임’으로 생각하고 도전했다. 그 결과 영업을 시작한 첫 해 7~8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5년 후 퇴직 시에는 1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업계 최고의 영업맨이 되었다.
▶ 창업 4년 만에 국내 방화벽 시장 1위 달성
그에게 또 한번의 기회가 찾아온 것은 IMF 위기로 회사가 사업을 축소하면서다. 부하직원을 스스로 감원해야 하는 것을 부담스럽게 느꼈던 그는, 비즈니스에 대한 자신감을 무기로 창업을 결심했다. 당시 막 붐을 형성하던 인터넷의 가능성을 보고 보안업체를 설립하기로 한 것이다.
장 사장은 시스템통합(SI)과 관련된 영업을 하면서 일부 인터넷 프로젝트에 관련된 한두 개 외산 방화벽 솔루션들을 접할 기회가 있었다. 당시 이 솔루션들은 국가정보원의 보안성 심사에 걸려 어려움을 겪었고, 이에 그는 국산 방화벽을 개발하겠다는 결심을 굳혔다.
하지만 상용 제품을 내놓기도 전에 영업을 시작하는 것이 신뢰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판단, 창업 후 1년간은 개발에만 집중했다. 특히 공공기관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을 정도의 기술력과 신뢰성을 검증받기 위해서는 국가정보원의 인증을 받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처음부터 인증 획득을 염두에 두고 개발작업을 벌였다. 그 결과 98년 말 정식 상용제품을 출시하고, 그 즉시 평가를 신청해 이듬해 2월 K4인증을 획득하는 쾌거를 거뒀다.
그 후에도 장 사장의 품질 향상 노력은 계속됐다. 방화벽 단일품목에 대해 K4인증을 5번이나 획득했고, 국제민간보안제품 인증으로 통용되는 미 트루시큐어사의 ICSA(International Computer Security Association) 인증 테스트를 아시아 국가 중 처음으로 통과했다. 이렇게 함으로써 어울림의 기술력을 인정받는 것은 물론, 한국 보안기술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는 성과까지 거뒀다.
그리고 지금은 올 하반기부터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국제공통평가기준(CC : Common Criteria) 기반의 평가·인증 획득에 도전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호주의 CC 평가기관인 CMG IT 서비스와 자사의 방화벽 ‘시큐어웍스 v3.0 포 솔라리스 8’에 대한 CC 평가 계약을 체결하고 관련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따라서 이르면 올 12월에 국내 처음으로 CC 평가인증을 획득한 방화벽이 탄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장 사장의 품질 강화 노력은 고스란히 매출에 반영되고 있다. 인증을 획득한 99년에 43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2000년에는 200% 이상 증가한 13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그리고 경기침체로 인해 대다수 보안업체가 어려움을 겪었던 지난해에도 191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국내 보안업계내 매출 순위 2위, 방화벽 매출 1위 반열에 올라섰다.
▶ VPN 시장 1위도 도전
장 사장은 올해는 가상사설망(VPN) 솔루션 시장과 해외 시장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VPN 시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4년 만에 방화벽 시장의 선두 업체가 된 데 이어, VPN 시장에서는 3년 내에, 즉 내년중에 1위 자리를 차지한다는 계획이다.
장 사장은 올해 미국을 비롯한 해외 시장에서도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해까지가 준비기간이었다면 올해부터는 제대로 된 투자를 통해 결실을 거두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가장 먼저 미국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미국내 조인트 벤처인 마이크로시큐어를 철저히 미국기업으로 자리매김함으로써, 어울림정보기술이 세계적인 보안회사로 발돋움하기 위한 교두보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장 사장은 국내 기술진을 미국에 파견해 100만 달러 정도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또한 연내에 중국내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일본 시장 진출도 적극 타진하고 있다. 아울러 이미 진출해 있는 태국과 말레이시아에서도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장 사장은 “왜 다른 보안업체들처럼 ‘통합보안’을 지향하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종합’과 ‘통합’의 차이가 잘못 해석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어울림은 모든 솔루션을 직접 개발하겠다는 종합보안은 지양하지만, 고객이 필요로 하는 모든 보안 솔루션을 공급하는 통합보안은 지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고객이 원하는 통합보안을 만족시키기 위해 직접 개발할 수 있는 솔루션은 직접 개발하고, 갖고 있지 않은 솔루션은 아웃소싱해 왔으며, 앞으로도 이런 기조를 유지할 생각입니다.” 한·미전 월드컵 축구경기가 끝난 뒤에도 장 사장의 열변은 계속됐다.
<한민옥기자>
▶ ‘전산쟁이’에서 ‘영업맨’으로
장 사장을 오랫동안 지켜본 사람들은 그의 ‘도전정신’에 대해 이야기한다. 개발자로서의 자긍심을 버리고 영업일선에 뛰어든 것이나, 모든 사람들이 좌절에 빠진 IMF 때 특별한 사업적 기반도 없이 창업을 감행한 것 등에서 알 수 있듯이 새로운 세계를 향한 그의 도전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것이다.
사실 장 사장은 국내 전산과의 원조인 숭실대 전산과를 나온 오리지널 ‘전산쟁이’다. 졸업 직후 두산정보통신에 입사해 10여년간 개발 부문에서 일해왔고, 인사관리시스템을 포함해 당시 그가 개발한 다수의 시스템이 아직도 두산그룹 곳곳에서 사용되고 있다.
개발자로서 승승장구하던 그가 전기를 맞은 것은 역설적이게도 모든 전산쟁이의 꿈이라 할 수 있는 ‘정보관리기술사’ 자격증을 취득하면서부터다. 더욱 안정적인 지위를 기대했던 그에게 회사는 ‘대외사업팀장’이라는 영업직을 제시했다. 당시 두산정보통신은 그룹 내에서 그룹 외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대외사업팀을 신설했는데, 기술적 기반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사교성과 친화력이 뛰어난 그가 신설팀의 팀장으로서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해 일을 맡겼던 것이다.
적잖은 고민 끝에 장 사장은 이 제안을 받아들였다. ‘철저히 영업맨이 되자’고 결심했다. 하지만 마치 외판원 대하듯 무시하고, 철석같이 수주를 약속했다가 말을 뒤집는 고객사들의 태도에는 솔직히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장 사장은 영업을 꼭 이겨야할 일종의 ‘게임’으로 생각하고 도전했다. 그 결과 영업을 시작한 첫 해 7~8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5년 후 퇴직 시에는 1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업계 최고의 영업맨이 되었다.
▶ 창업 4년 만에 국내 방화벽 시장 1위 달성
그에게 또 한번의 기회가 찾아온 것은 IMF 위기로 회사가 사업을 축소하면서다. 부하직원을 스스로 감원해야 하는 것을 부담스럽게 느꼈던 그는, 비즈니스에 대한 자신감을 무기로 창업을 결심했다. 당시 막 붐을 형성하던 인터넷의 가능성을 보고 보안업체를 설립하기로 한 것이다.
장 사장은 시스템통합(SI)과 관련된 영업을 하면서 일부 인터넷 프로젝트에 관련된 한두 개 외산 방화벽 솔루션들을 접할 기회가 있었다. 당시 이 솔루션들은 국가정보원의 보안성 심사에 걸려 어려움을 겪었고, 이에 그는 국산 방화벽을 개발하겠다는 결심을 굳혔다.
하지만 상용 제품을 내놓기도 전에 영업을 시작하는 것이 신뢰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판단, 창업 후 1년간은 개발에만 집중했다. 특히 공공기관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을 정도의 기술력과 신뢰성을 검증받기 위해서는 국가정보원의 인증을 받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처음부터 인증 획득을 염두에 두고 개발작업을 벌였다. 그 결과 98년 말 정식 상용제품을 출시하고, 그 즉시 평가를 신청해 이듬해 2월 K4인증을 획득하는 쾌거를 거뒀다.
그 후에도 장 사장의 품질 향상 노력은 계속됐다. 방화벽 단일품목에 대해 K4인증을 5번이나 획득했고, 국제민간보안제품 인증으로 통용되는 미 트루시큐어사의 ICSA(International Computer Security Association) 인증 테스트를 아시아 국가 중 처음으로 통과했다. 이렇게 함으로써 어울림의 기술력을 인정받는 것은 물론, 한국 보안기술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는 성과까지 거뒀다.
그리고 지금은 올 하반기부터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국제공통평가기준(CC : Common Criteria) 기반의 평가·인증 획득에 도전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호주의 CC 평가기관인 CMG IT 서비스와 자사의 방화벽 ‘시큐어웍스 v3.0 포 솔라리스 8’에 대한 CC 평가 계약을 체결하고 관련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따라서 이르면 올 12월에 국내 처음으로 CC 평가인증을 획득한 방화벽이 탄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장 사장의 품질 강화 노력은 고스란히 매출에 반영되고 있다. 인증을 획득한 99년에 43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2000년에는 200% 이상 증가한 13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그리고 경기침체로 인해 대다수 보안업체가 어려움을 겪었던 지난해에도 191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국내 보안업계내 매출 순위 2위, 방화벽 매출 1위 반열에 올라섰다.
▶ VPN 시장 1위도 도전
장 사장은 올해는 가상사설망(VPN) 솔루션 시장과 해외 시장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VPN 시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4년 만에 방화벽 시장의 선두 업체가 된 데 이어, VPN 시장에서는 3년 내에, 즉 내년중에 1위 자리를 차지한다는 계획이다.
장 사장은 올해 미국을 비롯한 해외 시장에서도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해까지가 준비기간이었다면 올해부터는 제대로 된 투자를 통해 결실을 거두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가장 먼저 미국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미국내 조인트 벤처인 마이크로시큐어를 철저히 미국기업으로 자리매김함으로써, 어울림정보기술이 세계적인 보안회사로 발돋움하기 위한 교두보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장 사장은 국내 기술진을 미국에 파견해 100만 달러 정도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또한 연내에 중국내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일본 시장 진출도 적극 타진하고 있다. 아울러 이미 진출해 있는 태국과 말레이시아에서도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장 사장은 “왜 다른 보안업체들처럼 ‘통합보안’을 지향하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종합’과 ‘통합’의 차이가 잘못 해석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어울림은 모든 솔루션을 직접 개발하겠다는 종합보안은 지양하지만, 고객이 필요로 하는 모든 보안 솔루션을 공급하는 통합보안은 지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고객이 원하는 통합보안을 만족시키기 위해 직접 개발할 수 있는 솔루션은 직접 개발하고, 갖고 있지 않은 솔루션은 아웃소싱해 왔으며, 앞으로도 이런 기조를 유지할 생각입니다.” 한·미전 월드컵 축구경기가 끝난 뒤에도 장 사장의 열변은 계속됐다.
<한민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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