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4월 1장당 3000원이던 PACS(디지털의료영상정보처리시스템) 촬영 보험수가를 2910원으로 내린지 2달여만에 재인하를 추진하고 있는 데 대해 관련업계가 강력 반발할 태세다. 마로테크·메디페이스 등 주요 업체들은 수가 인하 폭이 시장논리에 벗어날 경우 생존차원에서 이를 막겠다는 입장이어서 관계당국과 마찰이 예상된다. PACS는 그간 필름으로 촬영했던 인체 영상을 디지털화해 저장 보관할 수 있는 첨단 의료영상 시스템으로, 거의 대부분의 서울지역 대형병원이 이를 도입했으며 현재 지방병원으로 공급이 확산되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와 심사평가원 등 보건당국은 현행 PACS 보험수가가 행위별 수가제도에 부합하지 않으며 의료기관에 지급되는 PACS 수가의 일부가 병원과 PACS 업체간 ‘PACS 공동운영’이란 명목으로 업체로 흘러가고 있는 점을 개선한다는 이유로 PACS 수가 재조정 작업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PACS 수가 조정폭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보건당국 내부에서는 현행 수가의 50%선까지 낮추거나 수가를 아예 적용하지 말자는 의견이 제시되는 등 큰 폭의 수가 인하를 시사하는 움직임들이 포착되고 있어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보건당국은 현행 의료보험 수가제도의 적용이 ‘의료행위’를 기준으로 하고 있는 데도 의료장비인 PACS에 이를 적용하는 것은 보험급여 논리에 맞지 않는 데다, 현행 수가(2910원)도 뚜렷한 기준없이 높게 책정돼 재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보건당국은 병원이 고가의 PACS를 운영하기 위해, 무료로 구축한 뒤 PACS 이용에 따른 보험수가의 일부를 구축업체에게 3~5년간 장기 지급해 갚아나가는 공동운영 방식에 대해서도 ‘국민의 재산인 보험료가 의료기관이 아닌 민간업체로 들어가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는 “현행 행위별 수가제도에 시설투자를 보전해주는 조항이 없어, 실제로는 대부분의 의료행위 수가에 시설투자비가 반영돼 있는 게 현실”이라며 “보건당국의 장비에 대한 수가 적용을 인정할 수 없다는 지적은 현실을 모르는 데서 나오는 탁상행정식 발상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의료기관들도 당장 수입이 줄어드는 데 따라 이를 반대하는 입장이다. 하루평균 PACS 이용건수가 약 1800여건에 달하는 서울의 대형병원의 경우, 수가가 조정된 지난 4월 이후의 병원수입이 이전에 비해 하루평균 약 16만원, 한달 평균 약 480만원이 줄어들었다.

업계는 또 ‘PACS 공동운영’에 대해서도 “자금력이 없는 국내 의료기관의 현실을 감안해 의료기관과 업계가 합의하에 만들어낸 불가피한 방식”이라며, “PACS 도입률이 현재와 같이 높아진 것도 이 때문”이라고 ‘현실론’을 주장하고 있다.

의료계 한 전문가는 “만약 시장논리를 무시한 수가 인하가 단행되면, 일차적으로 병원의 보험수가 수입이 줄어 병원들의 정보화 투자 열기가 꺽이고 PACS 시장을 위축시키는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이번 기회에 보건당국과 업계가 모두 수용할 수 있는 PACS 수가 산정기준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응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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