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 산업이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한국은 물론 아시아·태평양지역 전체의 마케팅 및 영업까지 총괄하는 외국계 반도체 업체의 한국인 임원이 늘어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반도체·디스플레이·인터넷·휴대폰 등 국내 IT산업의 위상이 크게 강화되면서 한국 시장 매출비중이 크게 높아지고 있는 데다 오랜 사업 경험으로 본사 업무영역에 대한 이해가 높아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 공략에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2비트 명령축약형컴퓨팅(RISC)방식 마이크로프로세서 코어 세계 최대 업체인 영국 ARM은 지난 97년 ARM코리아를 설립하면서 처음부터 김영섭 사장에게 아·태지역 총괄업무를 맡긴 경우다.

ARM코리아 김 사장은 초기에는 일본을 제외한 아·태지역 업무만 총괄했지만 설립이후 출중한 성과를 인정받아, 작년 11월부터는 일본의 영업 업무까지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김 사장은 이에 따라 올해부터 한국·일본·대만에서 분기별로 사업현황과 계획 등에 관한 회의를 주재하고 있고, 필요할 경우 회의에 본사 임원까지 참석하게 할 수 있는 권한을 위임받았다.

김 사장은 또 2000년 4월에 대만법인을 설립했고 올 7월과 내년에는 중국과 싱가포르에도 현지법인을 설립키로 하는 등 아시아지역 사업을 크게 강화할 예정이다.

김 사장은 “ARM코리아의 경우 직원들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며 “ARM코리아 직원을 주축으로 ARM의 프로세서 코어를 활용한 디자인하우스를 국내에 설립해 코스닥시장에 진출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코리아의 이영수 사장은 지난 4월 본사의 조직개편과 함께 마이크로컨트롤러(MCU)의 아·태지역 업무를 총괄하는 역할을 맡았다.

ST는 그동안 해당 국가별로 각각의 사업을 총괄하는 방법을 택했으나, 작년 4월부터 이를 사업별로 세분화·전문화하기 위해 유럽·북미·아시아 등 지역별로 사업을 분리해 해당 지역에서 영향력이 가장 높은 국가의 임원이 총괄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이영수 사장은 ST코리아의 조직관리 업무와 함께 MCU사업 아·태지역 마케팅업무 총괄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AMD의 정철화 이사는 지난 87년 미국 캘리포니아 서니베일 본사의 메모리그룹 경영기획 부장으로 입사, 95년 이사로 승진했고 2000년부터 AMD코리아에서 근무하면서 아시아지역 전체 마케팅 및 영업업무를 맡고 있다.

정 이사는 AMD코리아, 미국 본사와 아·태지역 곳곳을 두루 다니면서 플래시메모리 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생산과 경영업무 수행능력까지 겸비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반도체 설계자동화(EDA)업체인 신플리시티코리아의 김정대 기술책임이사도 케이던스·시놉시스 등 유명 EDA업체에서 쌓은 경력을 인정받아 일본을 제외한 한국·대만·중국·싱가포르 아시아 전역의 기술지원 업무를 관장하고 있다.

<김홍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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