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수백억, 수천억원에 달하는 투자재원을 조성해 한국벤처에 투자키로 했던 외국계 투자사 및 다국적 IT기업들이 올해 들어 ‘게걸음 투자’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5일 벤처캐피털 업계에 따르면 소프트뱅크, 인텔 등 주요 외국 투자사 및 다국적 기업들은 올 들어 이렇다할 국내 투자 실적을 기록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내 벤처투자 실적이 저조한 외국기업들은 한국기업에 대한 투자를 목적으로 대규모 펀드를 결성하거나 한국지사 개설 등을 통해 올해 벤처투자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었지만, 실제로는 극심한 투자부진에 직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벤처캐피털 관계자들은 “국내 벤처캐피털 업계와 마찬가지로 외국 투자사들도 투자재원은 많이 확보하고 있지만 투자 시점을 저울질 하는 것”으로 평가했다.

특히 외국계 벤처투자사에 투자기준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는 국내 벤처캐피털들이 연초부터 벤처투자를 급격히 줄인 데다, 벤처업계 내부적으로는 사정한파가 연이어 진행 중이어서 이들 외국 투자기관의 투자의욕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시아 인프라스트럭쳐 펀드’의 한국내 투자를 담당하는 소프트뱅크코리아(대표 문규학)는 지난해 10월에 펀드 전담팀을 구성한 이후, 현재까지 투자기업 발굴작업을 전개하고 있지만 지난 달 한 건의 투자에 그쳤다. 소프트뱅크코리아는 총 10억달러 규모의 ‘아시아 인프라스트럭쳐 펀드’ 중 2억달러(약 2600억원) 이상을 향후 3년동안 국내 통신관련 업체에 집중 투자해야 하는데, 대규모의 본격적인 투자는 올 하반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4건에 걸쳐 총 1000만달러(약 130억원) 가량의 벤처투자를 집행했던 인텔캐피탈도 올 상반기에는 이렇다할 투자실적을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인텔캐피탈은 지난해 연말부터 국내 연구기관 등을 통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올해 투자규모를 대폭 상향조정한다고 입장을 밝혔지만, 최근 국내 벤처업계의 분위기를 고려할때 투자업체 발굴이 쉽지 않다는 반응이다.

지난해 2월 중기청, 국내 벤처캐피털 등과 한·이스라엘 공동 바이오펀드를 조성한 이스라엘의 한 벤처캐피털도 바이오벤처에 대한 투자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이밖에 지난해 국내에 지사를 개설한 일본계 벤처캐피털 쟈프코코리아도 현재까지 뚜렷한 투자실적을 기록하지 못하는 등 국내 진출 일본계 벤처투자 기관들의 투자활동도 뜸해진 상황이다.

한국벤처캐피털협회 한 관계자는 “외국계 투자업체들이 국내 벤처에 관심이 많고 또 투자재원도 많이 확보하고 있지만 올해 들어 투자실적이 미미한 상태”라면서 “당분간 이들 뿐아니라 국내 벤처캐피털의 투자위축이 지속되겠지만, 하반기 이후에는 정상적인 ‘투자관성’을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경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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