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대만의 양안(兩岸)이 디지털 전쟁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은 경제의 총량에서 아날로그적인 경쟁을 벌였으나 앞으로는 미래 산업 총아로 불리는 디지털 기술로 진검 승부를 벌이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디지털 대전으로까지 불리는 이 전쟁은 적어도 향후 십수년동안 이어져 양안의 전체적인 IT 내지는 디지털 기술을 최소한 몇차원 높은 단계로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대전의 계기는 무엇보다 오는 2008년 베이징(北京)올림픽을 개최할 중국이 먼저 제공했다. 유치에 성공한 지난해 6월 이후부터 베이징 올림픽을 디지털 올림픽으로 치르겠다는 야심을 계속 보란 듯이 내외에 천명하자 대만 역시 이에 질세라 비슷한 시기에 첨단 디지털 기술의 총아를 결집한 박람회의 개최를 공언하고 나선 것이다. 단순한 선언적인 의미만 있는 것이 아니다. 구체적 실행 계획은 더욱 확실하다. 중국의 경우 이미 300억위안(4조8000억원)의 예산을 확보해놓은 외에 통신 및 정보시스템, 전자상거래, 지능카드 시스템, 집적회로, 기술지휘센터 등의 구축을 위한 100여개 항목의 프로젝트를 확정, 다국적 기업들의 치열한 입찰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보면 각종 게임의 성적과 관련한 첨단 소프트웨어들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선수들의 각종 기록을 관리하는 시스템은 말할 것 없고 각종 관련 데이터들을 총괄하는 시스템까지 십수가지를 개발해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이후 중국에서 열리는 각종 국제대회에서 실용화할 예정으로 있다.

언어 서비스 관련 플랫폼 및 각종 정보 제공 시스템의 구축 계획도 눈길을 끌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중 정보 제공 시스템의 경우는 이른바 4 any로도 불리는데 언제(any time), 어디서나(any where), 그 어떤 시설을(any device), 누구라도(any one) 마음대로 이용하게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디지털 기술을 한마디로 상징하는 리얼 스페이스와 리얼 타임이 구현된다고 보면 되는 것이다.

기초 건설 계획과 각종 하드웨어 구축 방침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3D 기술을 이용해 각종 경기장을 설계,시공하는 외에 광대역 통신망을 기본으로 하는등 모든 관련 시설을 디지털화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현재 베이징시가 추진하는 ’디지털 수도 베이징’ 건설 목표와 맞물려 상호 호환 형태로 추진될 예정으로 있다.

중국은 물론 외국 최첨단 기술을 도입, 습득한다는 차원에서 이같은 원대한 프로젝트를 자국 기업에게만 전적으로 맡기지는 않을 방침으로 있다. 일부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자국 기업에게 맡기더라도 능력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 아예 국제 공개 입찰에 붙이겠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다. 벌써부터 마이크로 소프트와 시스코등 내로라하는 외국 다국접 업체들이 한 프로젝트라도 더 수주하기 위해 눈에 불을 켠채 달려드는 데에는 다 까닭이 있는 것이다.

베이징 올림픽에 쏠릴 세계의 주목을 분산시켜보자는 다소 불순한 의도를 담고 있는 대만의 디지털 박람회 개최 및 준비 계획은 ’그린 실리콘 밸리’를 목표로 6년동안 무려 1000억대만달러(4조원)를 투자,박람회로 그대로 연결시킨다는 계획이다. 내용 자체는 대만을 완벽하게 바꿔놓을 혁명적 프로젝트로 손색이 없다. 구체적으로는 차세대 디지털 기술 50여개를 집중 개발, 세계에 선보인다는 것으로 이를 위해 이미 ’도전 2008 : 6년 발전 중점 계획’이라는 프로그램을 확정해놓고 있다. 한마디로 전 주민 생활의 완전 디지털화, 반도체 및 노트북등 디지털 기술 설계능력의 제고등을 통해 박람회에 대비한다는 의지가 잘 읽힌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최근 반도체 설계 기술자 및 3D 분야 핵심 인력등을 비롯해 5개 업종 전문가들의 대륙 진출을 금지시키는 입법 예고에 나선 것 역시 다름 아닌 이런 현실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가능하면 고급 인력을 국내에 붙잡아놓은채 디지털 박람회 성공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인 셈이다. 현재 이 박람회를 준비중인 행정원은 이 를 통해 약 10여만명의 차세대 디지털 인력을 배출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양안이 중점을 두고 준비중인 사이버전 역시 양안의 디지털 대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보인다. 먼저 중국은 지난 수년동안 베이징, 상하이(上海), 선양(瀋陽) 등지에서 대만을 컴퓨터 바이러스로 공격하는 훈련을 실시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 지난해 5월 천수이��陳水扁)총통 취임 이후 대만 정부의 인터넷 사이트들은 최근까지 자주 중국 해커들의 공격을 받아왔다는 것이 정설이다.

물론 대만 역시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중인 것으로 보인다.최근 행정원내에 장관급 부서인 ’과학기술고문조’를 설립, 중국의 사이버 공격에 대비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경우 대만은 인터넷 회선의 두절, 웹 사이트 해킹등에 대처하는 능력을 배가, 그동안 속수무책으로 당해오면서 보여준수세적 위치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뿐만이 아니다. 대만 역시 최근 대륙의 군 지휘계통을 컴퓨터 바이러스로 사이버 공격하는 별도의 사이버 부대를 운영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바야흐로 양안의 디지털 대전은 이제 먼 미래의 일이 아닌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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