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도 결국은 영화를 담아내는 매체 중 하나라는 점에서 보면 작품성이야말로 타이틀 구입시 중요한 선택기준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작품성에 상관없이 소위 레퍼런스(Reference)급으로 불리며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는 타이틀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레퍼런스 타이틀은 어떤 타이틀을 평가하는데 있어 화질과 음질의 비교 대상이 되는 최고 수준의 타이틀을 의미한다. 이런 타이틀은 최고의 소장가치를 인정받고 있으며 신작 타이틀의 평가기준이 되고 있다. 매트릭스, 라이언 일병 구하기, 스타쉽 트루퍼스 등이 이에 속한다.

CJ엔터테인먼트에서 출시된 헌팅은 작품 완성도와 재미라는 측면에서 보면 거의 최악에 가까운 영화다. 스피드와 트위스터의 흥행으로 일약 블록버스터 감독으로 등극한 얀 드봉 감독이 연출하고리암 니슨, 캐써린 제타 존스와 같은 호화 배우들이 연기한 초대형 공포물 ‘헌팅’은 ’보여주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여실히 증명한 작품이다. 개봉 당시 8,000만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비용을투자하고도 원작 소설은커녕 1963년에 제작된 동명 영화에도 미치지 못하는 호러물이라는 악평을 받았다. 아이들의 한이 맺혀있는 대저택에 초청된 5명의 피실험인이 겪게 되는 귀신 얘기는 다소 식상한 감이 있으며, 지나치게 화려한 영상에만 집중하다보니 정작 원작이 갖고 있는 심리적 공포감, 서스펜스, 스릴을 살려내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DVD 역사의 한 페이지를 당당하게 장식하고 있다. 특히 오디오 부문에 있어 최고의 레퍼런스 타이틀로 칭송 받고 있는데, 사운드의 저역을 테스트하는데 있어 U-571과 더불어 첫 손가락에 꼽히는 타이틀이다. 지역 코드 1번 타이틀의 경우 거의 최초로 DTS 확장 포맷인 DTS EX (6.1) 트랙을 지원하고 있으며 챕터 17의 촛불이 꺼지는 장면에서 소리가 어떻게 들리느냐에 따라 스피커의 음력을 평가할 수 있는 최고의 씬으로 꼽히고 있다. 바로 이런 점들 때문에 아이러니컬하게도 영화적 완성도와는 상관없이 소장 목록에 꼭 오르는 타이틀이다.

CJ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이번에 국내에서 출시된 ‘헌팅’DVD는 드림웍스사에서 출시된 것과 동일한 소스를 사용해 이미 많은 마니아들이 소장하고 있는 지역 코드 1번 ‘헌팅’과 같은 퀄리티를 보장하고 있다. 화면은 2.35:1의 아나몰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고 있으며 화질도 수준급이다. 컴퓨터 그래픽이 쉴새없이 도입돼 많은 볼거리도 선사한다. 미국에서는 DTS 버전과 돌비 디지털 버전이 따로 출시되었지만 국내판은 두 트랙이 동시에 수록되어 있는 특징이 있으며 제작 과정 다큐멘터리를 포함한 모든 스페셜 피쳐(Special Feature)가 완벽하게 한글화되어 있다. 영화 자체를 즐기는데는 무리가 있지만 자신이 새로 구입한 스피커 시스템의 성능을 자랑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구입을 고려해 볼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

박진홍 DVD칼럼리스트 (webmaster@dvdprim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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