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에서도 말조심해야 한다. 가전제품이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공상과학소설에 오래 전에 등장한 음성 제어 기술이 타이머가 있는 라디오, MP3 플레이어, TV 리모컨, 전화기, 전등 스위치 같은 흔한 가전제품에 점점 더 도입되고 있다. 음악을 듣거나 커피를 끓이기 위해서, 버튼을 누르거나 다이얼을 돌릴 필요가 없다. 단지 가전제품에 말을 하기만 하면, 내장된 마이크로폰과 마이크로 프로세서를 통해 그 말을 알아듣고 명령에 복종한다.

이 보급형 음성 제어 기술은 우주여행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쓰는 기기를 더 쉽게 사용하기 위한 것이다. 예를 들어, 음성으로 작동하는 전등 스위치는 지체 장애인에게는 큰 혜택이며, 지하실에서 특히 편리하다.

또한 음성 제어는 일종의 재미다. 월간 뉴스레터 ’음성인식 최신 정보’의 윌리엄 마이젤 발행인은 “음성 제어 기술은 ’첨단 기술처럼 보이게 할 뿐아니라, 비용을 별로 들이지 않고서도 다른 제품과 차별화하는 기능’이라고 말하는 업체도 있다”고 말했다.

음성인식은 거실과 부엌에 더 많이 이용할 수 있다. 음성인식 칩을 제조하는 센서리의 토드 모저 사장은 이런 기기가 전세계에서 1천5백만 개 이상 판매되었다고 말했다. 음성으로 거는 휴대전화까지 포함하면 1억 개나 된다.

음성인식은 1950년대에 벨연구소에서 처음 개발했다. 70년대에는 전화회사와 국방부의 시스템에 사용되었지만, 80년대에 비로소 장난감 형태로 가정에 등장했다. 그후 음성으로 작동되는 가전제품들이 판매되었지만, 디지털 신호 처리장치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하나에 약 20달러였다. 요즈음 센서리의 다용도 칩 RSC-364는 1달러밖에 안된다.

음성 제어 가전제품들을 광고에서 본 뒤, 필자는 집에서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는 것을 상상하기 시작했다. 필자는 최근에 출시된 6개 기기를 시험해보았다. VOS 시스템스의 조광기는 35달러, 캐시앤골드가 제작한 인보카 타이머 라디오와 TV 리모컨은 각각 100달러, 지멘스의 무선 전화기 기가세트 4215는 180달러, MP3 플레이어인 MXP 100 스포트는 239달러였다.

이 기기들은 명령에 반응하도록 훈련되어야 했으며, 그 과정은 제품마다 조금씩 달랐다. 시끄러운 방안에서도 키워드를 서너 차례 말하면 대체로 만족스럽게 작동되었다.

음성으로 작동되는 기기에 무슨 훈련이 필요하냐고 놀라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들은 ’스타 트랙’에서처럼 모든 음성, 모든 언어를 인식하고, 우리가 무엇을 하고싶어 하는가를 금방 알기를 기대한다. 그렇게 하려면 상당한 설정 시간이 필요하다”고 스마트홈의 존 로키어 기술고문은 말했다.

더 나쁜 것은 어떤 기기는 말대꾸까지 한다는 것이다. 리모컨의 합성된 여성 음성은 필자의 말투를 계속 비판했다. “TV 켜”라고 명령하면 “소리가 너무 낮습니다”라고 대답한다.

제품을 더 잘 다루는 방법은 키워드 스포팅(keyword spotting)에 있다. “음성으로 작동하는 벽난로를 만든 고객이 있었다. 벽난로가 잘못 점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우리는 관문이 되는 단어를 사용했다. ’슈퍼 벽난로’와 같은 단어를 말한 뒤에 ’점화’라고 말해야 한다”고 모저 사장은 말했다. 이 방법을 이용해 가전제품들을 다시 훈련한 뒤, 집안의 평화는 회복되었다.

지멘스의 기가세트 4215는 버튼을 누르고 송화구에 이름을 말하면 통화가 된다. 번호를 잘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유익하다. 음성 통화 기능은 휴대전화에도 내장돼 있다. 보이스 시그널 테크놀로지스는 문자 정보를 음성 정보로 전환해주는 휴대전화용 소프트웨어를 제조한다. 이 소프트웨어를 PC에서 전화로 내려받으면 “피트 젠킨스의 집” 또는 “마리아 곤잘레스의 휴대전화”와 같이 말해 통화할 수 있다.

음성 작동의 이점은 버튼을 여러 번 눌러야 하는 기기에서 가장 두드러진다. E.디지털의 MXP 100은 제목을 말하고 ’플레이’를 말하면 노래를 들려준다.

음성 제어 시스템인 HAL2000과 같은 가정 자동화 제품은 주인의 음성 명령을 인지하며, PC의 모뎀을 사용하면 전화로 음성 명령을 받아들일 수 있다. 이처럼 가정 기기들은 우리가 말하는 모든 것을 들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걸려온 전화까지 받아준다.

〈닐 맥마너스 www.nytimes.com/2002/03/21/technology/circuits/21TALK.html〉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