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재활용을 위해 수집한 유독성 전자기기 폐기물들을 대거 중국·인도·파키스탄 등 개발도상국에 수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25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의 환경보호 단체인 바젤 액션 네트워크와 실리콘밸리 유독물 연합은 개도국 환경단체와의 공조를 통해 ’해독을 수출한다: 아시아에 버려지는 하이테크 쓰레기’라는 보고서를 발간하고, 미국정부에 대해 폐기물 반출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보고서는 “미국에서 수집된 가전기기·컴퓨터 모니터·회로기판 등 유독성 제품들 중 50~80%가 해외로 보내지고 있다”며 “개도국 주민들은 적절한 보호장구를 갖추지 않은 채 재활용 작업에 임하고 있어 인체중독 및 토양오염이 심각히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중국남부 광둥지방에 있는 구이유라는 지역을 예로 들었다. 홍콩에서 자동차로 4시간 거리에 있는 이곳은 마을 전체가 쓰레기 처리장으로, 10만명의 인부들이 북미지역에서 들어온 전자기기 폐기물 처리작업에 동원되고 있다. 이들은 작업을 위해 각종 플라스틱과 회로기판을 소각하고 있으며 음극선관(CRT) 모니터를 분해해 쓸만한 부품을 분리하기도 한다. 하지만 1995년부터 시작된 처리활동의 결과 현재 이 지역 지하수는 심하게 오염됐으며, 주민들은 20마일(32km)이나 떨어진 곳에서 물을 길어와 식수로 사용하고 있다.

전자기기 폐기물에서 차지하는 조사에 따르면 가장 주된 오염물질은 납으로, 회로기판의 땜납과 음극선관(CRT) 모니터의 유리 패널에 흔히 사용된다. 컬러 모니터나 TV 디스플레이에는 대당 평균 4~8파운드(1.8~3.6kg)의 납이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다른 유해물질은 수은·카드뮴·각종 플라스틱 화합물등이다.

보고서는 이에 대해 “성인 남녀는 물론 아동들까지 포함된 이들 인부들은 맨손으로 중금속 부품을 주워담고 있는 등 유독성 폐기물에 대한 인식이 극히 희박하다”며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폐기물이 전해졌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자료조차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과학자인 로버트 토네티는 한 조사자료를 인용, “1999년 72만3000대의 컴퓨터 모니터가 미국내에서 재활용됐고 10만대는 수출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반면 100만대가 넘는 나머지 모니터들에 대해서는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말해 상당수가 해외로 유출됐음을 시사했다.

바젤 액션 네트워크의 짐 퍼킷 조정관은 “재활용이라는 미국의 말은 쓰레기 투기를 듣기 좋게 표현한 것일 뿐”이라며 “선진국들의 폐기물 수출을 엄격히 제한하는 국제적인 환경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정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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