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F. 내시 주니어(1928- ). 명문 프린스턴 대학 수학과 출신의 괴짜 수학 천재. 1949년, 아담 스미스의 경제학 이론을 정면으로 뒤집는 ’균형 이론’을 개진한 27쪽 짜리 논문으로 일약 학계의 스타로 떠오른 ’제 2의 아인슈타인’...
냉전의 1950년대, MIT 교수로 승승장구하던 그는 비밀리에 미국 정부의 암호해독 프로젝트에 투입된다. 아울러 일생 일대의 행운을 맞는다. 평생의 동반자가 될 여인을 만나 결혼에 이르는 것. 그러나 행운도 잠시, 전혀 예상치 못한 불청객이 내시를 방문한다. 다름 아닌 정신분열증. 이후 그들 부부는 그 ’정신의 암’과의 길고도 긴 투쟁에 들어간다. 1994년, “국제 무역협상과 국제 노동문제 해결에는 물론 진화 생물학에도 기여했다”는 ’내시 균형’의 업적을 공인 받아 노벨경제상을 안는 기적을 이루어낼 때까지.
’뷰티플 마인드’(론 하워드 감독)는 이렇듯 현존하는 인물의 지극히 드라마틱한 삶을 담은 인간승리의 휴먼 드라마다. 실비아 네이사가 98년에 쓴 동명의 원작 소설에서 출발했으나 그로부터 아주 자유로운 픽션이다. 단순한 전기물이 아닌 것이다. 올 제5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드라마 부문 작품상 등 4관왕을 차지한 영화가 각색상이 아닌 각본상(아키바 골즈먼)으로 수상한 건 그래서일 터.
가족, 개인과 체제와의 갈등, 그로 인한 개인의 역경, 그 역경을 극복케 해주는 진실한 사랑 등 아카데미가 좋아하는 거의 모든 요소를 겸비한, 때문에 작품상 수상이 유력시되는 영화는 사실 근 50년에 걸친 내시의 파란만장한 삶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주체하기 힘든 감동을 자아낸다. 특히 영화의 주제를 함축하고 있는, 노벨상 시상식 장면은 압권. 그 눈물은 예의 최루성 눈물이 아니라 오직 ’아름다운 마음’만이 흘리게 할 수 있는 진짜 눈물이다. 물론 뉴스위크의 데이비드 앤슨처럼 “확실히 감상적”(dependably sentimental)이라고 일축할 수도 있지만, 감상성이 과한 건 아니다. 다분히 작위적·통속적이라 투덜댈 수도 있겠으나, 그 역시 흠이 될 정도는 아니다. 오히려 극히 인간적으로 다가선다.
플롯은 최고 수준이다. 130여분 동안 한 시도 지루함을 느끼지 못할 만큼 유려하다. 워낙 극의 완급 조절이 빼어나기 때문. ’파 앤 어웨이’ ’아폴로 13’ 등 범작을 연출해온 감독의 호흡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다. 영화의 최고 미덕은 그러나 이루 말로 다 형용할 수 없는 출연진들의 열연이다. ’글래디에이터’로 지난해 오스카 남우주연상을 거머쥔 러셀 크로우는 내쉬를 한마디로 완벽하게 소화한다. 그가 곧 내시라는 착각이 들만큼. 실은 그의 연기를 바라보는 것이 감동 그 자체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의 어린 데보라로 각인되어 있는, 알리샤 역의 제니퍼 코넬리 또한 생애 최고의 열연을 선사한다. 두 사람의 연기 앙상블만으로도 영화가 수작이라는 평가가 부족함이 없다.
전찬일 영화 평론가 chanilj@hananet.net
냉전의 1950년대, MIT 교수로 승승장구하던 그는 비밀리에 미국 정부의 암호해독 프로젝트에 투입된다. 아울러 일생 일대의 행운을 맞는다. 평생의 동반자가 될 여인을 만나 결혼에 이르는 것. 그러나 행운도 잠시, 전혀 예상치 못한 불청객이 내시를 방문한다. 다름 아닌 정신분열증. 이후 그들 부부는 그 ’정신의 암’과의 길고도 긴 투쟁에 들어간다. 1994년, “국제 무역협상과 국제 노동문제 해결에는 물론 진화 생물학에도 기여했다”는 ’내시 균형’의 업적을 공인 받아 노벨경제상을 안는 기적을 이루어낼 때까지.
’뷰티플 마인드’(론 하워드 감독)는 이렇듯 현존하는 인물의 지극히 드라마틱한 삶을 담은 인간승리의 휴먼 드라마다. 실비아 네이사가 98년에 쓴 동명의 원작 소설에서 출발했으나 그로부터 아주 자유로운 픽션이다. 단순한 전기물이 아닌 것이다. 올 제5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드라마 부문 작품상 등 4관왕을 차지한 영화가 각색상이 아닌 각본상(아키바 골즈먼)으로 수상한 건 그래서일 터.
가족, 개인과 체제와의 갈등, 그로 인한 개인의 역경, 그 역경을 극복케 해주는 진실한 사랑 등 아카데미가 좋아하는 거의 모든 요소를 겸비한, 때문에 작품상 수상이 유력시되는 영화는 사실 근 50년에 걸친 내시의 파란만장한 삶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주체하기 힘든 감동을 자아낸다. 특히 영화의 주제를 함축하고 있는, 노벨상 시상식 장면은 압권. 그 눈물은 예의 최루성 눈물이 아니라 오직 ’아름다운 마음’만이 흘리게 할 수 있는 진짜 눈물이다. 물론 뉴스위크의 데이비드 앤슨처럼 “확실히 감상적”(dependably sentimental)이라고 일축할 수도 있지만, 감상성이 과한 건 아니다. 다분히 작위적·통속적이라 투덜댈 수도 있겠으나, 그 역시 흠이 될 정도는 아니다. 오히려 극히 인간적으로 다가선다.
플롯은 최고 수준이다. 130여분 동안 한 시도 지루함을 느끼지 못할 만큼 유려하다. 워낙 극의 완급 조절이 빼어나기 때문. ’파 앤 어웨이’ ’아폴로 13’ 등 범작을 연출해온 감독의 호흡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다. 영화의 최고 미덕은 그러나 이루 말로 다 형용할 수 없는 출연진들의 열연이다. ’글래디에이터’로 지난해 오스카 남우주연상을 거머쥔 러셀 크로우는 내쉬를 한마디로 완벽하게 소화한다. 그가 곧 내시라는 착각이 들만큼. 실은 그의 연기를 바라보는 것이 감동 그 자체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의 어린 데보라로 각인되어 있는, 알리샤 역의 제니퍼 코넬리 또한 생애 최고의 열연을 선사한다. 두 사람의 연기 앙상블만으로도 영화가 수작이라는 평가가 부족함이 없다.
전찬일 영화 평론가 chanilj@hanane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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