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지구의 온난화로 인한 환경재해를 걱정하고 있다.

산업혁명 이후 급격히 늘어난 화석연료의 연소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과다 배출은 그 온실효과로 인해 지표면과 대기 하부층의 온도를 상승하게 하고, 급기야 극지방에 존재하는 빙산을 녹여 해수면 상승을 초래할 것이라는 과학자들의 경고가 인류의 미래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 실제로 기후변화에 대한 정부간 회의 (IPCC)에 보고된 자료에 따르면 2100년 지구 기온은 현재보다 평균 약 1~3.5도 정도 상승하고, 이로 인해 해수면은 평균 약 15~90cm 정도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 정도라면 육지면적의 상당한 부분이 물에 잠기게 되고 인류의 생존 자체에 심각한 위협을 주게 될 것이란 예측이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육지 생명체가 번성할 수 있었던 원인은 역설적으로 극지방의 빙산(얼음)이 존재했기 때문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얼음은 물의 고체상이다. 물은 생명체에게 없어서는 안될 가장 중요한 물질이기에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 있으며 그 미시적인 구조도 잘 알려져 있다. 물은 한 개의 산소원자 (O)의 양쪽으로 수소 원자 (H)가 결합된 형태로 존재하며 산소와 수소간의 결합거리는 약 10-��m이고 H-O-H가 이루는 결합각도는 약 105도이다. 물분자를 이루는 산소와 수소간의 결합은 화학적으로 매우 단단한 결합이며, 따라서 물분자는 매우 안정한 상태를 유지한다. 물이나 얼음이 갖는 신비의 근원은 수소결합이라고 불리는 이웃한 물분자들간의 비교적 약한 정전기적 상호작용에 기인한다.

이 상호작용은 물을 구성하는 분자들이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도록 하는 원동력이 되며, 얼음에서는 이러한 경향이 극대화돼 물보다 부피를 크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결국 물이 얼음으로 변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피증가로 인해 그 밀도가 감소되고 이로 인해 얼음은 물에 뜨게 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어떤 물질이 액체상에서 고체로 변하면 그 밀도는 증가하게 된다. 그러나 다행히도 얼음은 수소결합으로 인하여 물보다 밀도가 감소하게 된다. 만일 물에 수소결합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지구상의 물은 모두 바다에 가라앉았을 것이고, 결국 지구상의 생명체는 지금처럼 번성하지 않았을 것이다.

호수의 얼음이 표면부터 어는 것은 단순한 이유가 아니며 얼음의 미시적 특징으로 생긴 과학적인 현상이다. 정말 신비스러운 것은 혹한기에 얼어붙은 호수표면의 얼음 밑에는 얼음보다 무거운 물이 존재하게 되고 이 물은 얼음보다 따뜻하기에 호수의 물고기를 비롯한 생물들이 얼어죽지 않고 생명을 유지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과학자들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얼음은 압력변화에 따라 그 구조가 다른 여러 종류가 존재한다고 한다. 실제로 매우 높은 압력 하에서는 수소결합이 달라진 얼음이 존재하며 이런 얼음은 빙산의 바닥부분 혹은 다른 행성에 존재하는 물에서 생성된 얼음과 같은 것들이라고 알려져 있다.

정규성 (건양대 화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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