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한 방송프로그램 배급업체가 중국 방송국과의 저작권료 청구소송에서 승리함으로써 그동안 중국내 불법 모방 프로그램의 범람에 골머리를 앓아온 해외 방송사들의 저작권 주장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4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법원은 국영 셴젠(Shenzhen) 케이블TV에 대해 최소 20만달러의 프로그램 저작권료를 영국의 ECM에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셴젠 케이블TV는 지난 1998년 ECM으로부터 인기 TV쇼 ’행운의 숫자’(Lucky Number)의 포맷을 사들여 ’고 빙고’(Go Bingo)라는 이름으로 제작하고 있으나, 그동안 사용료 지급을 거부해 ECM과 마찰을 빚어왔다.

ECM의 빌 윌슨 CEO는 “판결에 따라 당시의 계약금에 이자를 포함한 금액이 법원의 은행계좌로 입금됐다”며 “이제 우리가 이를 수령하는 절차만 남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셴젠 케이블 측은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은 무단도용을 당연시하던 중국 방송업계의 관례에 제동을 걸었다”며 “중국 방송업체들에 대한 해외 방송사들이 저작권 지급 소송이 봇물을 이룰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방송업계는 지난 1995년부터 서방국가들의 프로그램 포맷을 도입해 왔지만, 저작권 계약을 맺지 않은 무단사용이 상당수를 차지해 왔다.

현재 상하이 오리엔탈 TV가 인기리에 방송하고 있는 퀴즈쇼 ’행운의 테스트’(Fortune Test)는 영국 BBC 방송의 프로그램 ’가장 약한 고리’(The Weakest Link)와 거의 동일하다. 퀴즈 우승자에게 거액의 상금을 제공하는 ’백만장자가 되기를 원하는 사람은 누구인가?’(Who Wants To Be a Millionaire?)도 여러 모방 프로그램에 시달리고 있다.

<손정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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