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나노기술(NT)에 대한 연구개발의 주도권을 결정할 ‘국가 나노 종합 팹(fab)’ 유치를 놓고 국내 굴지의 연구중심대학과 출연연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국가 나노 종합 팹 유치위원회나 유치단을 구성하며 유치경쟁을 선언하고 나선 곳은 현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포항공대 등 3곳.

포항공대는 1일 국가 나노 종합 팹 유치를 위한 추진단 발대식을 갖고 향후 9년간 총 2000억원을 투자하는 나노기술 연구개발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KAIST도 이날 나노팹 유치 실무위원장인 이희철 교수 명의로 ‘나노 종합 팹 센터를 위한 대덕연구단지 제안서’를 배포, 대덕연구단지를 등에 업은 바람몰이에 나섰다. KIST는 이보다 한발 앞선 1월 중순 2010년까지 2500여억원을 투자하는 나노 연구기술 기본 계획을 수립하고 내부적으로 나노 종합 팹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왜 유치 경쟁에 사활을 거나= 국가 나노 종합 팹 프로젝트는 2010년까지 1945억원(정부 1171억원·민간 774억원)이 투자되는 대규모 연구개발 지원 사업이다. 이중 1180억원이 2004년까지 향후 3년간 집중 투자된다. 따라서 이를 유치하는 곳은 단기간에 고가의 첨단 인프라를 갖춤으로써, 국내는 물론 세계적인 나노기술 연구개발의 중심지로 부상할 수 있다.

또한 정부가 향후 10년간 1조5000억원을 투자하는 국가 나노기술 종합발전계획에 따라 매년 1000억원 이상이 투여될 국책 연구개발 과제를 손쉽게 따내는 프리미엄 효과도 기대된다.

이는 연구개발 중심 대학(원)을 표방하는 KAIST나 포항공대, 종합연구원인 KIST 모두에게 양보할 수 없는 중요한 프로젝트인 것이다.

◈유치경쟁= KIST와 KAIST, 포항공대는 모두 이번 국가 나노 종합 팹 프로젝트의 유치를 위해 자신들의 연구개발 인프라의 적합성과 연구인력의 우수성, 입지 등을 내세우며 향후 10년간 수천억원을 나노기술 분야에 투자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KIST는 나노기술 개발을 위해 올해부터 2004년까지 연 150억원,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연 300억원, 2010년 500억원 등 2010년까지 2500여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또한 우수 연구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신규 충원 인력의 50% 이상을 NT 분야에 배정하고 기존 인력의 기술 연수를 실시, 현재 90여명인 전문 연구인력을 2005년까지 250여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KIST는 이와 함께 400평 규모의 청정시설과 일관 팹을 갖춘 자체 시설을 구축해 수도권 지역의 산·학·연 공동 나노팹으로 발전시키고, 현재 운영 중인 150평 규모의 청정연구실에 전자소자 등을 연구하는 특화팹 장비를 도입할 계획이다.

KAIST도 NT 분야의 인프라 투자를 본격화하기 위해 이미 확보된 113억원을 들여 캠퍼스 내에 ‘나노 SoC 공학센터’ 건물을 신축하고, 이곳에 1600여평의 자체적인 나노 팹 센터를 구축키로 했다.

KAIST는 NT관련 교수 80여명과 나노과학기술연구소 산하 13개 연구실 등의 우수한 연구인력과, 대덕연구단지 내의 연구소들의 나노 시설 인프라와 연구 역량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대전시로부터 나노벤처산업단지용으로 확보한 3만평의 부지에 관련 벤처기업단지를 조성할 수 있다는 이점을 들고 있다.

포항공대는 향후 9년간 2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기본계획 아래 우선 1단계로 이미 확보한 민간부담금 397억원을 포함한 총 790억원을 2000평 규모의 나노 팹센터 건물을 건립할 계획이다. 또한 첨단 학술정보관도 나노팹센터와 같은 부지에 500억원을 들여 금년 말 완공할 예정이다. 포항공대는 나노기술의 핵심인프라인 포항가속기연구소가 인근에 있고 경상북도·포항시와 함께 벤처산업단지를 조성해 나갈 계획이어서 최적의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가 나노 팹 프로젝트의 주관 부처인 과학기술부는 이달 중순 사업설명회를 갖고 3월초 신청서를 받을 계획이다. 이후 산·학·연 전문가로 구성된 선정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최종 사업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서낙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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