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마이크론, 내일은 인피니온.’

하이닉스반도체가 마이크론과의 매각협상을 진행하는 한편으로 인피니온과의 제휴협상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줄타기 광대는 긴 막대로 몸의 균형을 유지한다. 하늘 높이 걸린 줄 위에서 막대에 의지해 아슬아슬한 묘기를 펼치는 광대를 보는 관객은 손에 땀을 쥐게 된다. 자칫 균형을 잃으면 모든 게 끝장이다.

하이닉스의 최근 매각협상을 지켜보노라면 외줄타기 광대의 묘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까지 하이닉스가 의지할 곳이라곤 ‘마이크론’이 유일한 듯했다. 이제 하이닉스는 인피니온에도 마음을 열어놓은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마이크론의 예상되는 비난을 감수하겠다는 계산인 지 모른다.

신국환씨가 산업자원부 장관에 재기용되면서 하이닉스 ‘독자생존론’과 함께 인피니온 제휴추진설이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다.

D램 가격이 오르고 있으니 채권단이 조금만 더 지원해준다면 생존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는 논리다. 꼭 독자 생존을 하지 못한다 해도 협상 상대방인 마이크론을 충분히 압박할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있을 지 모른다. 현단계에서 인피니온과의 제휴추진은 마이크론과의 협상 또는 경우에 따른 독자 생존을 위한 다목적 카드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하이닉스 협상을 지켜보는 이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하이닉스가 독자 생존의 길을 걷게 된다면 메모리 가격은 어떻게 되는 지, 또한 공적자금을 지원받은 채권은행들이 얼마나 추가지원을 해야 하는 지도 궁금하다.

광대는 온갖 묘기를 자랑하면서 외줄을 무사히 건너면 관객의 뜨거운 박수를 받을 수 있다.

하이닉스측은 지금까지 중국에 생산설비를 매각하는 방안에서 시작해 마이크론과의 매각 협상을 거쳐 이제는 인피니온 제휴추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전술을 구사하고 있는 지 모른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협상한다”는 하이닉스가 취할 수 있는 당연한 수순으로 볼 수도 있다.

하이닉스가 아슬아슬한 협상의 줄을 슬기롭게 건너 경제불안 요인을 신속히 해소하기를 기대해본다.

<함종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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